메뉴 열기

main

Trend

제인 램프리의 술 여행

2015년 7월 28일 — 0

<스리시츠ThreeSheets>의 제인 램프리는 전 세계의 술을 모두 마셔본 남자다. 해장도 전 세계적으로 한다.

edit 문은정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어디라도 좋다. 단, 그 여행에 콘셉트가 있으면 더 좋겠다. 코미디언 제인 램프리의 콘셉트는 술이다. 전세계의 술을 모두 맛보고 그 나라 식으로 해장까지 한다. 미국 스파이크 채널에서 방영한 <쓰리시츠(만취하다라는 뜻)>는 술을 맛보는 미식 여행 프로그램이다. 진행자도 취하고 심지어 프로그램 이름도 취했다. 그렇다고 단순히 술만 주야장천 마셨으면 재미없었을 거다. 프로그램은 한 단계 깊이 있는 이야기를 진부하지 않게 다룬다. 술의 유래와 지역, 문화와 역사를 이야기하고, 전통적인 숙취 해소법에 대한 정보도 준다. 어려운 이야기는 ‘교수’라는 인물이 등장해 설명한다. 거기에 비트감 있고 펑키한 음악과 자유로운 편집, 다채로운 표정을 지닌 제인의 입담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첫 회는 맥주로 유명한 벨기에에서 시작한다. 수도인 브뤼셀의 모어 모르 쉬비트(More Subite), 델리리움 카페(Delirium Cafe) 등의 유명 맥줏집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맥주를 맛본다. 바텐더가 전용 잔에 맥주를 따라준 뒤 넘쳐나는 거품을 나이프로 잘라내기도 하고, 숙취 해소로 유명 쇼콜라티에의 초콜릿을 먹기도 한다. 특히 맥주 거품을 자르면 탄산 거품과 잡내를 제거하고, 거품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나중에 꼭 한 번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은 델리리움 카페. 맥주 애호가의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곳으로 세계적인 기록을 보유한 맥주를 한곳에 모아놓았다. 바텐더가 내주는 메뉴판 두께가 국어사전을 육 박한다. “Good, heaven! That is like a… beer syrup(아아, 이거 천국이네. 이 맛은 마치… 맥주 시럽 같아).” 무려 11.3%의 도수를 지닌 맥주를 맛본 제인이 소리지르며 말한다. 진행할수록 점점 혀가 꼬이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옆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처음 보는 사람도 함께 술을 마시고(물론 취해서 제인의 술을 훔쳐먹기는 했지만), 심지어 중간중간 트림까지 한다. 보고만 있어도 취하는 기분이다.

일본의 사케, 하와이의 푸푸 칵테일, 푸에르토리코의 피나콜라다뿐 아니라 한국의 소주도 맛보았다. 한국편에서 그와 함께 술을 마신 어떤 한국 남자는, 한국의 술 문화를 “People drink a lot. This is korean culture(한국인은 술을 죽어라 마셔요. 그게 한국의 술 문화죠)”라고 설명했는데, 어쩔 수 없이 공감하고 말았다. 한국의 소주는 본래 쌀로 만들었지만, 한국전쟁이 있던 시기에 쌀이 귀해지면서 고구마, 타피오카 등의 재료로 만들기도 했다고 말한다. 프로그램을 보면 이렇게 역사도 공부할 수 있다. 한신포차 같은 술집에서 ‘부어라 마셔라’ 밤새 술을 마시고, 청진옥에서 속을 풀었다. 그런데 잘 풀었는지는 모르겠다. 소의 피로 만든 선지와 천엽을 넣어 만든 해장국에 식겁했으니까. 하지만 그게 한국이다. 제대로 잘 체험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폭탄주를 마셔가며 고생하던 그는, 스코틀랜드에 가서는 좋은 술을 마신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치마를 입고 글렌피딕 공장에 가서 싱글 몰트위스키를 마신다. 싱글 몰트위스키와 블렌디드 몰트,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의 차이를 듣다가, 글렌피딕 50년산을 맛본다. 순간 숨을 멈췄다. 15년산도 21년산도 아닌, 자그마치 50년산이다. 대체 저건 어떤 맛이려나. 군침 흘리는 에디터를 향해(물론 화면을 바라본 것이겠지만) 그가 한마디 한다. “That is…. That is just WOW.”

<시즌2의 9번째 대한민국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