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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쿠킹을 즐기는 사람들

2015년 7월 20일 — 0

숲과 공원, 옥상으로 나가보자. 음식 맛이 달라진다. 노상이 좋은 계절, 아웃도어 쿠킹을 즐기는 4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한다.

edit 문은정, 권민지, 박경화 / photograph 심윤석, 박재현, 양성모/ cooperation 양평수목원, 폭스바겐코리아

나들이를 즐기는 김지혜 – 샌드위치와 파스타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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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갈 때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음식을 담을 적당한 용기 선택부터 잘 상하지 않는 메뉴를 구성하는 일까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도시락을 즐겨 싸지 않는 사람이라면 정말이지 엄두가 안 난다.

인스타그램에서 #요일알려주는여자를 검색하면 푸드 블로거‘마지’로 이미 세 권의 요리책을 낸 김지혜 씨의 나들이 풍경을 엿볼 수 있다.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자면 참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현재 푸드와는 거리가 먼 분야의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임에도 요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특히 도시락을 만들어 소풍가는 일은 그녀의 중요한 취미 생활 중 하나. “6년 전 봄날 올림픽공원에서 직접 만든 파스타를 친구들과 먹은 적이 있어요. 선선한 바람과 햇살,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가장 맛있는 파스타였던 것 같아요.” 그 후 주말의 날씨를 확인하며 도시락 메뉴를 구성하는 등 다가올 주말 소풍을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곤 한다. 소풍을 갈 때면 은근 챙겨갈 짐이 많다 보니 훌륭한 짐꾼인 남자 친구와 주로 함께한다. “연인끼리는 사진 찍으며 쉬기 좋은 월드컵공원이나 양재 시민의 숲을 자주 가요. 난지 캠핑장이나 노을 캠핑장은 여럿이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 좋아 친구들과 가곤해요.” 가장 좋아하는 도시락 메뉴는 콜드 파스타.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되고 다양한 모양의 면과 재료, 소스 등을 이용해 만들 수 있어 절대 질리지 않죠.” 또한 베이컨, 새우, 올리브 등을 듬뿍 넣은 콥샐러드는 드레싱을 따로 담아가서 바로 버무려 먹으면 맛있다고. 아이스 박스에 시원한 맥주를 준비하거나 과일청과 탄산수를 가져가 섞어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쓰디쓴 실패의 경험도 있다. 한여름 바닷가에 칠리새우볶음과 스팸무스비로 만든 도시락을 챙겨 갔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새우의 튀김옷과 스팸무스비의 김이 모두 눅눅해져버렸다. 그 일을 계기로 계절에 따라 도시락의 재료와 조리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많이 익혀 수분이 생기거나 색이 변하는 재료는 피하고 육류나 해산물은 꼭 익혀서 활용하는 편이죠.” 또한 도시락을 보다 맛있게 즐기려면 맛은 물론이고 보기에도 예뻐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 그래서 알록달록 예쁜 색과 모양의 채소와 과일을 즐겨 이용한다. 여기에 나무 도마나 종이 빨대 같은 소품과 피크닉 매트를 더하면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멋스럽다. 작은 사이즈의 치즈 그레이터를 챙겨 가면 샐러드나 파스타에 치즈를 바로 갈아낼 수 있어 유용하다. 플라스틱 와인잔이나 밀폐유리병도 필수 아이템이다. 또 공원이나 바다를 갈 때는 스트라이프 형태의 방수 원단 매트를 사용하고 바비큐 파티를 할 때에는 체크 무늬의 캐주얼한 매트를, 간단하게 와인과 빵 등을 즐길 때는 깔끔한 리넨 소재 매트를 챙긴다. 그녀의 도시락처럼 음식을 예쁘게 담을 수 있는 노하우를 물었다. “도시락의 메인이 되는 음식을 먼저 담고 데친 브로콜리나 구운 감자, 채소 스틱 등을 이용해 남은 빈 공간을 채우면 음식이 잘 흐트러지지 않아 예뻐 보여요”라고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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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페스토파스타
차갑게 먹는 콜드 파스타로 전날 밤에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두었다가 다음 날 꺼내 가면 편하다.
HowToMake – 잣은 팬에 기름 없이 살짝 볶는다. 믹서에 바질 1줌과 잣 볶은 것, 마늘 다진 것, 파르메산 치즈 가루, 올리브유를 넣고 갈아 바질 페스토를 만든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은 뒤 푸실리 면을 10분간 삶고, 브로콜리는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 준비한 재료를 모두 볼에 담고 방울토마토를 넣어 섞는다. 마지막으로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를 갈아 뿌린다.

햄치즈샌드위치
샌드위치는 색색의 재료를 넣으면 보기에도 예쁘고 기호에 따라 빵부터 드레싱까지 변화를 줄 수 있어 피크닉 메뉴로 인기다.
How To Make – 빵 안쪽에 마요네즈와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바른다. 토마토는 슬라이스하고 달걀은 프라이한다. 빵 위에 순서대로 로메인, 토마토 슬라이스 한 것, 달걀프라이, 햄, 치즈를 올리고 빵으로 덮으면 완성.

콥샐러드&렌치드레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넣어 즐기는 샐러드. 작은 큐브 형태로 썰어 소스와 함께 즉석에서 버무려 먹는다.
How To Make – 아보카도, 로메인, 삶은 달걀 등은 먹기 좋게 썰고, 새우는 청주와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 뒤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볶는다. 드레싱은 마요네즈와 플레인 요구르트, 생크림, 다진 양파, 꿀, 레몬즙 등을 기호에 따라 넣고 잘 섞은 뒤 먹기 직전 샐러드에 뿌린다.


옥상 파티를 즐기는 강하라 – 바비큐와인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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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라 씨는 한남동 작업실에서 쿠킹 클래스와 책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화장품 브랜드 부사장으로 근무했으나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었다. 작년부터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 작한 뒤 지인들과 함께 ‘노매드코 어반 아지트’라는 공간을 오픈했다. 이름처럼 도심 속 아지트를 꿈꾸는 곳으로 한남동의 트리플 빌딩에 위치해 있다. 그들이 이곳으로 모이게 된 것은 작년 말부터다. 빌딩 5층에 친구 데이비드가 사무실을 오픈 했고 4층에는 그의 친구인 리오와 제이슨이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강하라 씨는 올해 2월 플로리스트인 세리나와 함께 1층 작업실로 합류했다. “데이비드가 꼭대기 층을 쓰다 보니 옥상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탁 트인 전망에 조용한 위치까지, 그냥 두기엔 너무나 아까운 공간이었죠.”

멀리 나가지 않아도 아웃도어의 쾌적함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모두가 애용하는 공간이 되었다. 10평 남짓한 옥상은 목공을 취미로 하는 데이비드와 리오, 제이슨이 함께 만들었다. “옥상의 안전과 조경을 위해 수출입 화물 운반 시 사용하는 파레트 나무를 재활용했어요. 버려지다시피 한 나무라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았고요.” 공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나무를 구하는 것부터 공사, 마감까지 열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옥상은 멤버들이 시간을 보내거나 지인들을 불러 음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옥상 파티를 할 땐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요리를 하는 강하라 씨와 셰프 김기석 씨는 메뉴 구성과 식재료 구입, 조리 등을 담당한다. 데이비드와 제이슨은 파티 공간을 준비하고 힘든 뒷정리까지 도맡아 한다. 리오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고, 플로리스트인 세리나는 옥상에 플라워 데커레이션을 한다. 그외의 멤버들도 질 좋은 와인이나 식재료를 가져오는 등 파티 준비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옥상에서 음식을 즐길 땐 테마를 정하는 편이에요. 지난번에는 신선한 회를 사서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을 곁들였어요. 그날의 메인을 한 가지 정하고 파스타, 샐러드 등 다양한 서양 요리를 함께 구성하곤 해요. 멤버 중 요리학교 출신이 세 명이나 있다 보니 식탁이 늘 화려하고 퀄리티도 높은 편이죠. 식사가 될 만한 파스타와 면 요리, 상큼한 샐러드는 항상 빠지지 않는 메뉴랍니다.” 심지어 지난번 모임에서는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다고. 좁은 공간에 모여 앉아 술과 음악, 남산 자락의 바람을 즐기다 보면 묘한 감정이 싹틀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옥상 파티 시 유용한 도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녀는 넓은 플라스틱 바트를 추천했다. “멀리 나가는 것이 아니니 평소 주방에서 쓰던 도자기, 유리 식기와 도구를 써요. 플라스틱 바트는 예민한 식기를 옮기기에 적당한 도구죠.” 생활용품점에서 구매한 플라스틱 통에 샴페인과 와인을 칠링하고, 크리스마스트리에 쓰는 알전구 조명을 옥상에 설치하면 훌륭한 파티 장소가 된다. “옥상 파티의 좋은 점이요? 탁 트인 야외의 공기를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어 좋아요. 음식 조리와 운반, 뒷정리가 모두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니 시간도 절약되고 음식 준비에 제한도 없어요. 무엇이든 만든 뒤 몇 계단 올라가 옥상에서 먹으면 되니까요. 다음에는 소맥 파티를 계획 중인데, 그때도 함께 하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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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페타치즈샐러드
달콤한 수박에 페타치즈의 짭조름함을 곁들인 지중해식 여름 샐러드.
How To Make – 수박은 삼각형 모양으로 자르고, 샬롯 혹은 양파는 링 모양으로 잘라 얇게 슬라이스한다. 손질한 수박과 양파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보관한다. 넓은 접시에 수박을 깔고 약간 소금간을 한 뒤 페타 치즈를 손으로 풀 듯이 뿌린다. 양파, 바질을 올리고 올리브유, 통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모시조개화이트와인찜
모시조개의 깊은 감칠맛과 와인의 향긋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초간단 메뉴.
How To Make – 모시조개는 하루 전 물에 담가 해감한다. 양파와 마늘은 슬라이스하고, 모시조개와 페페로치니 적당량, 후춧가루, 올리브유, 화이트 와인을 냄비에 넣는다. 뚜껑을 닫고 센불로 끓이다가 모시조개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바질 잎과 방울토마토를 넣는다. 다시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그릇에 담는다.

페스토펜네
향긋한 바질 페스토를 넣어 시원하게 즐기는 냉파스타.
How To Make – 바질 60g과 잣·그라나파다노 치즈 가루 40g씩, 생마늘 1⁄2쪽, 올리브유 180ml, 소금 1⁄2큰술, 후춧가루 적당량을 블렌더에 넣어 곱게간다. 펜네 면을 삶아 물기를 뺀 뒤 페스토소스에 잘 섞는다. 치즈와 바질 잎, 잣 등을 가니시로 장식한다.


캠핑을 즐기는 김현성 – 숯불에 구운 고기와 해물로 차린 캠핑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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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의 위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판매하는 편집숍 맨케이브 대표 김현성 씨. 4년 전 친구와 함께 우연히 시작한 캠핑에 재미를 붙여 이제는 주말만 되면 인근 산으로 떠날 정도로 마니아가 되었다. 캠핑을 시작하면서 맨케이브에도 자연스럽게 그가 매의 눈으로 고른 감도 높은 캠핑 아이템을 판매하는데 캠퍼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힌다. 그런 그의 첫 캠핑은 어땠을까? 당연히 서툴고 모자란 것투성이였다. “첫 캠핑은 아무것도 모르고 침낭 하나만 챙겨 무작정 따라갔어요. 음식도 대충 저녁에는 찌개에 고기나 구워 먹고 아침에는 라면 끓여 먹고. 그게 전부였는데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의 캠핑 단짝은 원용삼 씨. 7월 오픈 예정인 레스토랑 펜아웃의 오너 셰프이자 김현성 씨에게 캠핑을 처음으로 알려준 친구다. 두 사람에게 캠핑의 매력을 묻자 망설임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하지만 점점 캠핑에 익숙해지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나보니 음식만은 제대로 해 먹자는 의지가 생겼다. “처음에는 캠핑장에서 이렇게 요리하는 것이 너무 과한 건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런데 새로운 요리를 할 때마다 함께 온 사람들이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죠. 요즘엔 캠핑 날짜가 잡히면 용삼이와 함께 ‘무슨 요리를 할까’부터 고민해요.”

캠핑에서 시도한 요리 중 실패한 메뉴를 묻자 ‘하나도 없었다’고 답했다. 비결은 바로 좋은 재료. 식재료에 돈을 아끼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해 고기든 채소든 무조건 좋은 재료를 산다. 양념이나 조리법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아웃도어 요리에서는 좋은 재료가 요리의 8할을 차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 요리를 하면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먹는 음식은 무조건 맛있을 수 밖에 없다. 그들과 함께한 디자인 스튜디오 Fnt 실장이자 TWL-Shop 대표인 길우경 씨는 감성적인 캠핑 아이템을 챙기는데 푹 빠져있다. “캠핑의 재미에 빠진 뒤 포르투갈의 패브릭 브랜드인 로나에서 캠핑 체어를 수입하고 있어요. 사람들과 둘러 앉아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편안한 의자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음식 역시 마찬가지예요. 예쁜 그릇에 예쁘게 담아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니까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겐 번거로워 보이는 과정도 저에게는 재미예요. 이번에는 이런 요리를 이렇게 담아볼까,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되니까요.” 그녀는 캠핑 테이블을 예쁘게 꾸미고 싶다면 작은 디테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갖추려고 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저의 팁이라면 캠핑 때 반드시 인센스를 챙기는 거예요. 편안하고 따뜻한 향의 인센스를 준비해 가 저녁 식사 후 피워 놓으면 공간이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죠. 여기에 그럴듯한 테이블 매트를 하나 챙기세요. 일회용 식기로 채워진 테이블이 순식간에 레스토랑처럼 근사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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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리치킨
닭고기의 담백함과 이국적인 향을 더한 치킨 요리. 맥주와 와인,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
How To Make – 닭봉을 우유에 재운 뒤 끓는 물에 70%정도 익힌다. 소금, 후춧가루, 생강, 마늘을 넣어 다시 밑간한
뒤 볼에 요구르트, 고춧가루, 커리 가루, 꿀을 넣고 잘 섞은 뒤 닭봉에 4시간 이상 재워둔다. 숯불에 재워둔 닭봉을 노릇하게 굽는다.

함박스테이크
캠핑 테이블의 품격을 높여주는 메뉴. 미리 집에서 준비해 가면 굽기만 하면 되므로 간편하다.
How To Make – 다진 쇠고기를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 뒤 다진 당근, 셀러리, 마늘, 양파를 넣고 고루 섞는다. 달걀푼 것, 으깬 참 크래커, 간장, 설탕을 고기 반죽에 넣고 잘 치대어 패티를 만든다. 달군 팬에 센 불로 한쪽 면을 익힌 뒤 뒤집어서 중불로 반대편을 익힌다.

레몬갈릭새우
레몬을 넣어 청량감이 느껴져서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로 먹기 좋다. 만들기 쉽고 채소와 해물이 어우러져 영양 만점인 메뉴.
How To Make –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다진 마늘, 베이컨, 양송이버섯, 시금치를 넣고 볶다가 소금으로 간한다. 여기에 버터, 페페로치노를 넣은 뒤 새우를 넣고 볶는다. 새우가 노릇해지면 그릇에 담아 레몬즙을 뿌린다.


한강 피크닉을 즐기는 강석현 – 남자들을 위한 오븐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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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블루 셰프 강석현 씨와 그의 친구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한강을 찾는다. 강석현 씨와 함께 에이프런 브랜드 공에이프런을 론칭한 디자이너 공래 씨, 그리고 경리단길의 클럽에서 디제잉을 하는 DJ 노브(NOV)가 바로 그들. 캠핑을 좋아하지만 멀리 떠날 수 있는 여건이 안될 때는 한강을 찾는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음식을 시켜 먹을 때도 있고, 3명으로 모이기 시작해 10명으로 끝날 때도 있다. 함께 게임을 하거나 낮잠을 자기고 하고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어렸을 때 지방에서 살았는데 그때의 향수가 있는 것 같아요. 서울은 너무 복잡하잖아요. 하지만 한강에 오면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지러운 도시라는 것을 잊게 되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되는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한강 피크닉의 포인트는 바로 편안함이다. 과하게 테이블 세팅을 할 필요도 없고, 거창한 요리도 없다. 술은 맥주면 충분하다. 번거로운 요소를 배제하고 한강이 주는 여유로움을 오롯이 느끼는 것. 바이크에 텐트와 작게 접은 캠핑 의자, 그리고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요리를 싣고 그날그날 마음 내키는 한강 다리로 향한다. 공래 씨가 텐트를 치고 의자를 펴는 동안 그는 테이블 세팅을 하고 DJ 노브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튼다. 차가운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박스에 맥주를 채워 넣으면 준비 끝. 둘러앉아 준비한 요리를 먹기까지의 과정은 10분 남짓이다. 복잡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는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다.

“쉬는 날에도 요리하는 걸 좋아해요. 열여덟 살 때부터 요리책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그때 보던 책을 한 번씩 펼쳐보곤 하죠. 거기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친구들에게 맛보게 하는 것을 좋아해 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맛있다’ 한마디로 끝나버려 허무할 때도 있지만요. 하하.”

남자들의 피크닉에 그가 준비하는 메뉴는 특별하지 않다. 로스트치킨과 라자냐, 샐러드 정도. 단순하지만 누 구나 거부감 없이 좋아하고 무엇보다 조리법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피크닉 메뉴를 짤 때 유용한 한 가지 팁을 곁들이자면 여러 재료를 사용하라는 것. 피크닉에 가져오는 동안 망가지거나 맛이 변할 수 있는 메뉴를 배제하고 나면 조리법이 다양해질 수가 없다.“ 튀김은 금세 눅눅해지고, 국물 요리는 포장이 어렵고, 식어도 맛있는 메뉴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요. 오븐은 기름기 없이 담백하게 조리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어요.”

주 메뉴의 조리법은 오븐으로 통일하되 닭고기부터 쇠고기, 돼지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면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고. 한강에서 간편하게 ‘치맥’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가 굳이 음식을 준비하는 이유 는 아웃도어 요리의 매력 때문이다.

“친구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 순간이 참 좋아요. 특별 한 요리도 아니고, 사실 집에서 요리하는 것보다 음식 상태도 좋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이 음식 맛과 함께 추억으로 저장되니까요. 언젠가 오랜 시간이 지나 이 요리를 다시 먹게 된다면 오늘 함께한 친구들과의 추억이 떠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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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타르타르
야외에서 즐기기 좋은 간편한 메뉴. 신선한 연어를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
How To Make – 손질한 생연어를 먹기 좋게 잘게 썬 뒤 소금과 황설탕을 1:1로 섞어 재운다. 재운 연어에 레몬 제스트, 딜, 마스카르포네 치즈, 호스래디시, 한 입 크기로 자른 양상추를 넣고 섞는다.

라자냐
토마토소스와 쇠고기, 치즈가 어우러진 풍부한 맛의 파스타. 식어도 맛있어서 야외 메뉴로 좋다.
How To Make – 넓은 라자냐 면은 5분간 삶는다. 팬에 마늘, 양파를 볶다가 라자냐 면과 다진 쇠고기, 토마토 소스를 넣고 한 번 더 볶는다. 버터와 밀가루를 1:1로 섞어 화이트 루를 만든다. 오븐용 그릇에 라자냐 면-화이트 루-토마토소스 순으로 한 층씩 올리고 마지막에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뒤 200°C로 예열한 오븐에 10분간 굽는다.

로스트치킨
담백한 치킨의 풍미가 살아있는 닭 요리. 맥주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
How To Make – 손질한 닭에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오렌지, 토마토, 민트를 간 뒤 닭에 넣고 하루동안 재운다. 다음 날 180°C로 예열한 오븐에 40분 동안 익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