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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홍콩에서의 2박 3일 – 1st Day

2015년 7월 14일 — 0

홍콩은 쉽사리 잠들지 않았다. 길거리 곳곳은 채도 빠진 네온사인으로 물들었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이 뒤엉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한편에서 늦은 밤까지 입을 쉬지 않았다. 무언가를 씹거나 삼키거나 쉬지 않고 들이켰다.

edit 문은정 | photograph 김재욱 | Cooperation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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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CH

서울에서 3시간 30분 걸려 홍콩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서자 습기가 온몸을 뜨겁게 휘감았다. 형형색색의 빨래가 휘날리는 낡은 고층 빌딩, 거리 곳곳에 놓인 새빨간 택시까지. 모두 홍콩을 홍콩답게 보이게 하는 것들이었다. 코즈웨이 베이에 있는 부티크 호텔에 짐을 푼 뒤 리펄스 베이로 향했다. 매일 밤 상류층의 사교 파티가 열리던 곳이자 현재 홍콩 최고의 부촌이기도 한 곳이다. 선탠을 하는 외국인들 사이로 살살 해변을 걸어 다니다 눈에 띄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민&라이스(Meen & Rice)라고 하는 퓨전 차찬텡(중국식 차와 밥을 파는 곳으로 콘지, 딤섬, 누들 등의 광둥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집이었다. “여기 메뉴 가짓수 좀 봐. 100가지도 더 되겠는데? 홍콩판 김밥 천국이네.” 일행 중 한 명이 호들갑을 떨며 외쳤다. 갑자기 첫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닐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메뉴의 가짓수가 많은 레스토랑 치고 맛있는 곳을 본 적이 드물었다. 허기진 마음에 새우완탕면, 홍콩식 짜장면, 새우누들롤, 양저우 스타일 볶음밥 등 여러 메뉴를 고루 시켰다. 그리고 여기에 중국식 발효차를 곁들였다. 그런데 세상에, 너무 맛있었다. 음식을 맛보자마자 ‘오 마이 갓’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홍콩 여행 후, 함께한 지인들에게 가장 맛있었던 곳을 물었더니 너도나도 민&라이스를 꼽을 정도였다. “완탕면에 식초를 뿌려 먹어보세요. 샥스핀 맛이 날 거예요.” 가이드가 설명했다. 현지인들이 먹는 방식이라 했다. 로스트한 돼지 뱃살은 중국식 데친 채소인 초이삼을 곁들였고, 새우완탕면은 가이드의 조언대로 식초를 뿌려 먹었다. 샥스핀은 먹어본 적이 없기에, 아마 이 맛이겠구나 지레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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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차찬탱레스토랑민& 라이스의 메뉴

배는 불렀지만 해변 풍경을 좀 더 오래 담고 싶었다. 옆쪽에 위치한 클래시파이드(Classified)에서 치즈에 와인을 먹기로 했다. 열 번째로 리펄스 베이 지점을 오픈한 곳이지만 주변 환경에 맞춰 인테리어를 달리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다. 해변가에 걸맞게 그물망과 나무 등을 이용해 빈티지한 분위기로 장식해놓았다. 이곳을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만드는 것은 해변 방향으로 놓인 그네 의자였다. 리펄스 베이의 바람을 맞으며 그네 의자에 앉아 와인과 치즈를 먹었다. “클래시파이드의 치즈는 프랑스, 영국, 지중해에서 들여와요. 가벼운 맛부터 진한 맛 순으로 와인과 함께 드셔보세요.” 클래시파이드의 주인장이 친절히 안내해줬다. 면세가 적용되는 곳이라 그런지 질 좋은 와인의 가격도 매우 훈훈했다. 올 데이 다이닝도 가능한 곳이라 노을을 바라보며 밥을 먹어도 근사할 것 같았다. 여행의 피곤함은 온데간데 없었고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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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펄스 베이의 바람을 맞으며 와인과 치즈를 먹을 수 있는 클래시파이드.

DINNER

적당히 취기가 오른 채 센트럴로 향했다. 광둥 요리 레스토랑인 더델스(Duddell’s)를 예약해두었기 때문이다. 더델스는 외식업계의 큰손인 옌웡(Yenn Wong), 알 렌 로(Alan Lo), 파울로 퐁(Paulo Pong)이 함께 만든 곳이다. 오픈한 지 8개월 만에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자리에 앉자 장어와 새우볼, 훈제 돼지 껍질로 구성된 애피타이저가 나왔다. 일행 중 한 명이 새우볼을 먹지 않고 남기자 홀 스태프가 다가와 메뉴를 바꿔주겠다고 제안했다. 매달 레스토랑의 24시간을 취재하고 있는 터라 미슐랭 레스토랑의 서비스를 흥미롭게 지켜 보았다. 두 번째 나온 코스는 머시룸수프. “홍콩은 날씨가 습하고 더워요. 그래서 약재를 넣어 만든 보양 수프를 많이 먹습니다.” 동행은 가이드가 설명했다. 수프에 들어간 메인 재료는 다름 아닌 죽심이었다. 대나무 한 가운데를 말려 끓인 것으로 홍콩에서는 자주 쓰는 식재료라고 했다. 한 그릇 먹으니 쌓인 피로가 단번에 풀리는 듯했다. 볶음밥, 새우튀김 등 몇가지 메뉴를 더 맛본 뒤 자리에서 계산을 했다. 홍콩에서는 자리에 앉아 계산하는 것이 예의다. 식사를 마쳤다면 “마이딴”이라고 외치면 된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소호의 밤거리로 향했다.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들이 노천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벅적대고 있었다. 3년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바 릴리&블룸(Lily & Bloom)에 가서 칵테일을 한 잔 마시기로 했다. 몇 달 전 폴란드에서 온 훈남 믹솔로 지스트가 영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런던의 유명한 바인 덕앤 와플(Duck And Waffle)에서 실험적인 칵테일을 선보인 바 있다. “누텔라, 블루치즈 등의 식재료를 진공팩에 넣은 뒤 65°C의 온도에서 수비드로 조리해요. 그것을 칵테일 재료로 쓰는 세이버 리 칵테일(Savoury Cocktail)을 만들었죠.” 그가 만든 콜드브루 티앤드커피 칵테일을 맛보았다. 커피를 찬물로 내려 쓴맛이 없고, 부드러우면서도 초콜릿 같은 맛이 났다. “찬물로 커피를 내리는 데는 20~25시간 정도 필요해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맛도 더 좋아요.” 릴리&블룸에서 나와 소호의 밤거리를 헤매다 호텔로 돌아왔다. 샤워를 한 뒤 방에 놓인 와인을 한 잔 따랐다. 20층 창가에서 차분해진 홍콩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눈을 감고 노래를 흥얼댔다. 갑자기 여행의 피로가 몰려왔다. 나도 모르게 하루의 끈을 놓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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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릴리&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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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요리 레스토랑 더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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