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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수제 맥주 바

2015년 7월 6일 — 0

매년 5월의 마지막 주는 파리 맥주의 주간이다. 와인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지만 수제 맥주를 취급하는 파리의 브라스리가 잠정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맥주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바를 소개한다.

text, photograoh 오윤경

라 핀 무스(La Fine Mou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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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맥주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것은 2000년부터지만 파리는 그중에서도 4~5년 정도 된 초년생 수준이다. 부드러운 거품이란 뜻의 ‘라 핀 무스’는 로망, 로랑과 시릴이 동업하는 수제 맥주 바로, 오픈한 지 2년 만에 파리의 맥주 열풍을 이끄는 대표 바로 이름난 곳이다. 바는 리퍼블릭 광장과 멀지 않은 구역의 소도로에 위치하고 있지만, 개장을 기다리는 파리지앵들의 모습은 퇴근 시간인 오후 5시부터 눈에 띈다. 뜨내기손님과 관광객보다 진짜 수제 맥주 마니아를 위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운영자들의 철학이 제대로 홈런을 친 셈이다. 바 내부는 데커레이션이랄 것이 없다. 콘크리트 카운터 하나가 중심을 잡고, 천장 위로 빼곡히 걸린 맥주잔과 군데군데 오래된 가죽 스툴이 분위기를 조율한다. 최고의 수제 맥주 맛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잔가지는 일부러 쳐낸 느낌이다. 바 정문 왼쪽에는 2014년에 오픈한 동명의 레스토랑이 저녁에만 서비스하는데 역시 높은 스툴과 원목 위주의 가구로 거추장스런 장식은 절제했다. 특이한 점이라면 맥주와 으레 함께하는 간단식보다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 현대식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특히 투박한 시골 빵에 올려 맥주와 먹는 프로마주는 고급 와인이 부럽지 않다. 두 곳 모두 병보다 생맥주 위주이며, 바에선 18~20가지, 레스토랑에선 최대 10가지 수제 맥주 중 선택할 수 있다. 맥주는 소믈리에라는 개념이 희박한 음료계지만, 최근 와인 소믈리에 주니어들의 맥주에 대한 전반적인 수업까지 담당하게 된 로망은 이곳에서 한 달에 한 번 수제 맥주의 기본 지식을 배우고 시음하는 아틀리에를 연다.

메뉴 5€부터/잔
주소 6 Avenue Jean Aicard 75011 Paris
Tel  09 80 45 94 64
www.lafinemousse.fr


드모리 바(Demory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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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활기가 빼곡한 샤틀레 구역, 유명한 캉컹푸아 거리에 자리 잡은 드모리 바는 맥주 바 오픈이 꿈이었던 독일인 카이와 호텔 업무를 전공한 프랑스인 조나단이 공동 운영하는 수제 맥줏집이다. 1827년에 파리에 있던 한 맥주 바의 이름을 간판에 차용한 운영자 카이는 2010년부터 이미 동명의 수제 맥주를 제조하고 이를 상표등록하면서 바 오픈을 위한 밑거름을 다지기 시작했다. 드모리란 옛 이름을 사용한 데서 엿보이듯, 바는 철저히 맥주와 파리란 정체성을 중심으로 창작된 공간이다. 육각형의 나무판으로 만든 메뉴판에는 12가지 생맥주 메뉴가 올라 있는데, 이 중 6개는 기본이며 나머지는 주마다 변경된다. 모두 수제 맥주 전문 제조인과 상의해 브랜드화된 드모리 맥주다. 마니아들은 6가지 기본 맥주를 패키지로 주문할 수도 있다. 정제된 아스트로블롱드(일반 맥주에 가까움)로 시작해 거르지 않은 코스모블롱드, 곡류 맛이 느껴지는 로케트블랑쉬, 후반의 캐러멜 맛이 인상적인 아토미크, 그리고 카페 맛이 진한 노바 누아르로 왼쪽에서부터 시음한다. 여섯 번째는 우블롱을 첨가해 색다른 과일 맛이 나쁘지 않은 앵테르피드로 6월 첫째 주부터 등극한 신제품. 몽환적인 인테리어의 드모리 바에서 맥주와 함께 선별된 북유럽과 아일랜드 쪽 인디 밴드 음악에 몸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메뉴 3,50€/15cl, 12€/5가지 패키지, 6.50~8.50€/잔
주소 62 Rue Quincampoix 75004 Paris
Tel 09 81 12 53 06
demoryparis.com


브루베리(Brew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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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과 브누아 커플이 운영하는 브루베리는 로아얄 대로에서 유명한 아카데미 맥주 바에서 5년간 일하던 세실이 2009년 창업한 곳이다. 브루베리에서 직거래하는 전 세계 수제 맥주 도가의 수는 150~200군데, 취급 맥주는 파리에서 최대인 450여 개이며 여성이 운영하는 맥주 저장고로는 프랑스 최초이기도 하다. 이런 ‘최초’, ‘최다’의 수식어와 전문가들의 입소문을 통해 오픈 초기부터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저장고에서는 병맥주와 프로마주, 훈제 소시지 안주만으로 만족해야 했다면 바에서는 조금 다른 메뉴와 분위기를 기대할 수 있다. 밝은 머스터드 컬러로 도색한 벽에 빼곡히 장식한 맥주 관련 액자가 인상적인 바는 저장고의 입소문을 타고 2014년 10월 저장고 맞은편에 브루베리식 브라스리를 개업했다. 이곳에서는 24가지 생맥주를 샐러드, 수제 버거 등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브루베리에서는 매년 동명의 에티켓이 붙은 수제 병맥주를 판매하는 것이 이례적인데, 거래처 중 한 곳에서 바 분위기에 맞는 맥주를 한정 생산해준다. 브루베리 No.3는 2014년판 아이콘으로, 오렌지 우블롱을 섞어 과일 향이 향긋하다.

메뉴 4.50~8€/병, 2.40€/12, 5cl
주소 11/18 Rue Du Pot De Fer 75005 Paris
Tel 01 43 36 53 92
www.brewberry.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