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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는 남자

2015년 7월 3일 — 0

먹는 모습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세상이 되었다. 기왕 볼거라면 정말 잘 먹는 남자를 보자. 의 애덤 리치먼은 음식과 싸우듯이 먹는다.

edit 문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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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된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자연 속에서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이 어떻게 생존하는지를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이다. 워낙 어감이 비슷한지라 역시 비슷한 맥락의 내용인줄 알았다. 그런데 진행자가 처한 상황이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그는 자연이 아닌 음식과 싸운다.

2008년 트래블 채널에서 시즌 4까지 방영한 . 푸드 파이터인 진행자가 미국 전역을 다니며 다양한 형태의 음식과 대결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말하는 다양한 형태란 ‘많이 먹기’ ‘빨리 먹기’ ‘매운 것 먹기’ 등 예측하는 그것이 맞다. 진행자는 애덤 리치먼(Adam Richman)이라는 영화배우 겸 영화 제작 프로듀서로 말발도 좋고 유쾌하며 정말 잘 먹는다. 프로그램은 항상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매회 주제를 정해 두 곳의 맛집을 소개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또 다른 한 곳의 맛집에도 전장을 낸다. 맛집은 주로 역사가 오래된 곳으로 선정한다. 이 때문에 시청자는 그의 푸드 파이팅뿐 아니라 역사가 오래된 맛집의 주방을 엿보는 기회도 얻게 된다.

첫 타자로 1회에 소개한 곳은 텍사스 주 애머릴로에 있는 햄버거 가게 ‘코요테 블러프 카페(Koyote Bluff Cafe)’였다. 1994년에 영업을 시작한 이 레스토랑은 햄버거와 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뉴를 팔며 지역 주민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의 특이 메뉴는 할라페뇨와 핫소스를 듬뿍 넣어 만든 지옥에서 온 버거(The Burger From Hell)다. 만드는 과정만 봐도 침샘이 폭발할 듯 괴롭다. 두 번째로 소개한 맛집은 스톡야드 카페(Stockyard Cafe)로 치킨프라이드스테이크라는 별미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찾은 빅 텍산(Big Texan)은 첫 번째 푸드 파이팅을 도전하는 레스토랑이다. 그는 이곳의 스테이크를 보고는 “Half of cow(이거 완전 소 반 마리야!)”라고 외쳤는데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무려 2kg짜리 스테이크를 1시간 내에 먹어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부여받기 때문이다. 한 덩이의 스테이크도 느끼해서 먹기 힘든데 2kg이라니. 그런데 그는 참 꾸역꾸역 잘도 먹는다.

2회에서는 1948년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구스프라 이드치킨(Gus’s Fried Chicken)을 소개한다. 각종 바비큐 음식을 내놓는 찰스 베르고스(Charles Vergos)도 다룬다. 이 가게의 인기 메뉴는 당연히 폭립이다. 가게의 특제 소스를 듬뿍 바른 뒤 향신료를 얹은 폭립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찰스 베르고스를 찾는다. 마지막으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찾은 곳은 햄버거 레스토랑인 빅풋(Big Foot).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사스콰치(Sasquatch)라는 햄버거다. 빵도 패티도 채소도 엄청난 양이 들어가는 초대형 버거. 한때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내장파괴버거를 떠올렸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거다. 하나에 무려 3.4kg이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햄버거를 1시간 안에 먹어치워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시즌이 회를 거듭할수록 그의 몸무게 변화가 느껴진다는 것. 이렇게 많은 양을 먹고도 몸무게 변화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겠지만.

그런데 이쯤에서 갑자기 궁금해진다. 사람들은 왜 많이 먹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본능인지도 모른다. 함께 밥을 먹을 때 느끼는 친근감을 TV속 인물을 통해 느끼려는 것일지도. 1인 가족이 증가하는 외로운 세상에서 TV를 보며 누군가가 나와 함께 밥을 먹고 있다는 편안함을 찾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도 8인분짜리 아이스크림은 좀 심하지 않은가. 속이 미식거리는 것 같지만 시선을 뗄 수 없는 건 그가 정말로 맛있게 먹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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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지날수록 체중이 불는 애덤 리치먼. 매회 햄버거, 팬케이크 등 미국 내 유명 맛집의 음식을 도전한다.

Man v Food S01 E01 – Amari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