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아닌취향을소비하는시대.
오감을 채우는 커피의 깊은 맛과 풍부한 향은 원두로부터 시작된다.
Story
원두의 맛과 영양
“커피를 즐기는 데 정답은 없어요. 기호 식품이니까요. 특정한 요소가 맛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단정 지어 말하긴 어렵죠. 따라서 홈 브루잉 중 ‘카페에서 마시던 그 맛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브루잉 환경과 도구에 맞는 적당한 추출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원두의 양을 늘리거나 물 양을 조절해가면서 변수를 두고 다양하게 브루잉을 시도해보는 걸 추천해요. 그 과정 자체가 커피가 주는 즐거움일 거고요.”
칼렙 WJ 장Caleb WJ Jang
모멘토 브루어스Momento Brewers 대표
History
커피는 인류가 가장 오랜 시간 즐겨온 음료 중 하나다. 그 기원과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6~7세기의 에티오피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원에서 양을 몰던 목동인 칼디Kaldi는 붉은 열매를 먹고서 지치지 않고 뛰어노는 염소들을 발견했다. 신기한 나머지 염소들처럼 열매를 따 먹어보았더니 정신이 또렷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칼디에 의해 발견된 붉은 열매는 신비한 열매로 일컬어지며 이슬람 사원으로 퍼져나갔다. 그래서 13세기 이전까지 커피는 성직자만 마실 수 있었다. 재배도 아라비아 지역에 한정됐다. 이슬람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걸 철저히 막았기 때문이다. 12~13세기에 걸쳐 십자군 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을 기점으로 일반인들도 조금씩 커피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열매 자체를 씹어 먹었다. 끓여서 물로 마시거나 즙을 내 발효시켜 음료로 만들어 먹었다. 열매, 즉 가공하지 않은 생두(Coffee Bean)를 편한 방식으로 ‘섭취’했던 셈이다. 풍부한 맛과 향을 내는 오늘날의 커피는 생두에 복잡한 화학적 변화와 수천 가지 성분의 형성 및 분해를 일으키는 로스팅Roasting 과정을 거쳐야만 맛볼 수 있다. 로스팅을 거치면 생두의 조직이 분열되면서 지방, 당, 카페인 등 다양한 성분이 맛과 향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16세기에 접어들며 시리아와 터키에서 로스팅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17세기 로스팅을 거친 원두(Whole Bean)를 즐기는 커피가 유럽 전역에 뿌리내릴 수 있었다. 커피하우스가 영국과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 퍼져나갔다. 커피하우스는 우리가 지금 ‘카페’ 혹은 ‘커피숍’이라 부르는 공간이다. 근대의 사회적, 정치적, 과학적 견해를 나누는 일의 매개를 커피가 담당했다. 로스팅이 있었기에 기호 식품 혹은 문화로서의 커피, 산업으로서의 커피가 탄생할 수 있었다. 19세기 초부터 20세기 초까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로스팅 방식에도 큰 발전이 일었다. 유럽과 미국에 대형 로스팅 공장들이 생겨났다. 커피는 인류가 시간을 보내는 데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가 커피를 소비하는 방식에는 에스프레소가 기여한 바가 크다. 증기압을 이용한 에스프레소 추출법은 프랑스에서 탄생해 이탈리아 사람들에 의해 발전했고, 1901년 밀라노에서 최초의 에스프레소 기계가 등장했다. 세계 최강의 패권 국가인 미국에도 에스프레소 추출법이 상륙했다. 1971년 로스팅한 원두를 유통하던 매장이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바에 착안했다. 미국이란 배경을 업고 세계화의 흐름에 올라탔다. 바야흐로 스타벅스는 커피의 ‘판매’를 경험의 ‘제공’으로 탈바꿈시켰다.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모습이 하나의 장면으로 떠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rocess of Making Whole Bean
생두를 선별한다. 로스터Roaster는 생두의 품종, 재배지역, 수확 시기, 정제 방법은 물론 수확 후 세척하고 선별해 포장하는 과정까지 전부 고려한다. 선별한 생두의 신맛, 아로마, 바디, 풍미 등을 계산해 적합한 로스팅 방법을 선택하고 로스팅 기계에 넣어 볶는다. 볶는 과정 내내 섬세한 온도와 시간 관리로 생두가 가진 고유의 맛을 극대화한다. 같은 생두를 이용해도 로스팅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의 커피가 만들어질 수 있다. 생두는 녹색에서 노란색으로 점점 색깔이 변하며 수분이 빠져 나간다. 계속 열을 가해 볶으면 두 차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크랙’이 생기고 최종적으로 약 15%의 무게가 줄며 은은한 갈색빛을 띠는 원두가 탄생한다. 원두의 색깔은 로스팅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쓴맛과 진한 맛이 강할수록 원두의 색깔 또한 짙다.
Type of Whole Bean
대표적인 커피나무는 아라비카와 카네포라 두 종이 있다. 아라비카 품종으로는 ‘티피카’와 ‘부르봉’이 있고 카네포라 품종으로는 ‘로부스타’가 있다. 아라비카 품종을 이용한 커피는 양질의 커피, 카네포라의 로부스타 품종을 이용한 커피는 인스턴트커피와 같이 값싼 커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원두는 크게 보면 품종이 아닌 단일 생두를 사용했느냐, 여러 생두를 섞었느냐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같은 원산지에서 재배된 생두만을 이용하면 싱글 오리진, 여러 원산지에서 재배된 생두를 섞으면 블렌딩 원두라 부른다. 싱글 오리진으로는 산미가 강하고 향이 좋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풍부한 바디감의 콜롬비아 수프리모, 스모크 커피의 대명사 과테말라 안티과가 대표적이다. 싱글 오리진이 독특한 개성이 매력적이라면 블렌딩은 여러 조건을 조합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맛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How to Eat
커피로 내려 마시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가장 오래된 커피 추출법은 분쇄한 원두를 물에 넣고 끓여 마시는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다. 에스프레소 추출법은 현재 가장 대중적인 추출법이다. ‘압력을 가해(Pressione) 빠르게(Express) 추출한다’는 어원처럼 가장 곱게 분쇄한 원두를 9기압 정도의 증기압을 이용해 약 25초만 있으면 진한 풍미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만들어진다. 모카포트Moka Pot 역시 증기압을 이용한 대중적인 에스프레소 추출법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널리 보급된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 화려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진공식 추출법으로 섬세한 아로마가 매력적인 사이펀Siphon, 간편하게 뜨거운 물을 부어 중력의 원리를 이용한 푸어오버Pour Over, 하리오Hario V60 핸드드립Handdrip 등 다양한 커피 추출법이 활용되고 있다. 편의성 혹은 취향에 따라 추출법을 선택하면 된다. 원두는 추출 방식에 따라 분쇄 굵기를 달리해야 한다. 에스프레소 기계로 추출할 땐 굵기가 고와야 한다. 이어서 모카포트, 에어로프레스, 핸드드립, 사이펀, 더치커피, 프렌치 프레스 순으로 분쇄 정도가 굵어져야 하며 프렌치 프레스와 콜드브루 방식으로 추출할 때는 입자가 가장 굵어야 한다. 다만 변수가 많다. 품종, 로스팅 정도, 보관 기간, 추출하고 싶은 커피의 양, 습도 등에 따라 분쇄 굵기는 얼마든 달리할 수 있다.
“저희 쇼룸에서 원두를 구입하시는 분들께 알려드리는 기본 추출 레시피는 원두 15g, 96℃의 물 250g입니다. 하리오 V60콘을 이용해 총 추출 시간을 2분 30초 정도로 생각하고 내려보세요. 의외로 어떻게 보관했는지, 로스팅 이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에 따라서 향이나 맛에 영향을 끼칠 확률이 높아집니다.” <칼렙 WJ 장>
Nutrition
생두는 당류, 지질, 유기 아미노산, 단백질 그리고 카페인 등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으론 당류 37~55%, 지질 11~13%, 유기 아미노산 11~16%, 단백질 4~5%, 무기질 3~5%, 지방산 2% 내외, 클로로겐산과 트리고넬린, 카페인 등이 각 1%씩 함유돼 있다. 또 쓴맛을 담당하는 타닌도 3~5% 정도 함유돼 있다. 오래 볶은 원두일수록 타닌이 많아지는데, 다크 로스팅Dark Roasting 원두에서 쓴맛이 나는 이유다.
Storage
로스팅을 거친 원두는 맛과 향이 나빠질 뿐 쉽게 상하지 않는다. 고온, 산소, 습도, 빛에 노출되면 될수록 나빠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분쇄한 상태라면 말할 것도없다. 커피를 제대로 즐기려면 그라인더부터 구매해야한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어쩔 수 없을 경우에만 냉동고나 서늘하고 그늘지며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Product
시판 원두
1.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로스트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의 시그니처 원두 중 하나. 아메리카노 원두로 알려져 있다. 짙고 달콤한 캐러멜 향을 품었다. 200g 1만900원.
2. 폴 바셋 시그니처 블렌드
풍미가 인상적인 폴 바셋의 블렌드 원두다. 진하고 달콤한 맛에 상큼한 산미가 돋보인다. 매일유업에서 운영하는 폴 바셋인만큼 라테로 즐겼을 때도 맛이 좋다. 200g 1만4000원.
3 . 모모스커피 에스쇼콜라
부산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간 모모스커피의 시그니처 블렌딩 원두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3가지 원두를 조합했다. 부드러운 단맛과 촉감, 헤이즐넛의 여운이 매력적이다. 200g 1만2000원.
4. 이코복스 첼로 블렌드
바우하우스 시대의 영감으로 탄생한 이코복스의 원두 중 가장 진한 맛의 원두다. 진하지만 부드러운 맛도 자랑하며 에스프레소로 즐겼을 때 가장 좋다. 300g 2만8400원.
5. 빈브라더스 블랙수트 블렌드
다크 초콜릿의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이 길게 이어지는 빈브라더스의 원두. 고소하고 묵직한 매력이 블랙수트라는 이름에 잘 어울린다. 온라인 주문 시 3일 이내에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를 받아볼 수 있다. 200g 1만6000원.
6.블루보틀 쓰리 아프리카스
아프리카에서 재배된 3가지 원두를 조합한 블루보틀의 블렌드 원두. 에티오피아 원두의 과일 풍미와 우간다 원두의 밸런스가 조화를 이룬다. 블루보틀에선 푸어오버 방식의 추출을 추천한다. 300g 2만5000원.
7.헬카페 에스프레소 블렌드
산미와 단맛, 쓴맛이 어우러진 블렌딩 원두로 커피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헬카페의 시그니처다. 추출 방식에 상관없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브라질, 콜롬비아, 콰테말라 3가지 원두를 조합했다. 200g 1만2000원.
8.카페 뎀셀브즈 엘 클라시코
콜롬비아, 온두라스, 에티오피아의 원두를 조합했다. 마셨을 때 입 안이 가벼운 느낌이 나 마시기 편안하다. 용량 대비 싼 가격이지만 맛은 싸지 않다. 150g 8000원.
9. 앤트러사이트 파블로 네루다
앤트러사이트의 원두 중 라이트 블렌딩 원두에 속한다. 향미의 개성과 질감을 극대화해 베리류, 헤이즐넛, 브라운 슈거의 조화가 매력적이고 화려한 맛에 균형 잡힌 단맛이 따라온다. 200g 1만4000원.
Basic
원두로 만든 소스
에스프레소 발사믹
재료
에스프레소 2샷, 발사믹 4큰술
how to cook
1. 골고루 섞는다.
에스프레소 크림
재료
에스프레소 8샷, 생크림·연유½컵씩, 소금 약간
how to cook
1. 골고루 섞는다.
에스프레소 캐러멜 소스
재료
에스프레소 4샷, 캐러멜 소스 4샷
how to cook
1. 골고루 섞는다.
에스프레소 오렌지 마요네즈
재료
에스프레소 2샷, 마요네즈 4큰술,오렌지 제스트 1개 분량
how to cook
1. 골고루 섞는다.
에스프레소 칠리 청크
재료
커피빈 2큰술, 에스프레소 1작은술, 토마토·홍고추·청고추 2개씩, 양파 ½개, 설탕 4큰술, 레몬즙·크러시드 레드 페퍼 2큰술씩, 고춧가루 1큰술
how to cook
1. 커피빈은 굵게 다진다.
2. 토마토, 양파, 고추도 모두 굵게 다진다.
3. 분량의 재료를 모두 골고루 섞는다.
Recipe
원두를 활용해 만든 메뉴
에스프레소 오렌지 마요네즈를 곁들인 채소 스틱
재료
셀러리 2대, 당근 1개, 비트 ½개, 알배추 ¼포기, 에스프레소 오렌지 마요네즈 4큰술
how to cook
1. 비트는 껍질을 벗기고 웨지 모양으로 썬다.
2. 셀러리와 당근은 스틱 모양으로 썰고, 알배추는 길쭉하게 썬다.
3. 그릇에 1과 2의 채소를 담고 마요네즈를 곁들여 먹는다.
에스프레소 칠리 청크를 넣어 만든 나초 플래터
재료
아보카도 2개, 고수 잎 4줄기, 나초칩 2컵, 에스프레소 칠리 청크·치즈소스·칠리소스·사워크림 ½컵씩, 옥수수콘 2큰술
how to cook
1. 아보카도는 껍질을 벗기고 씨를 제거한 뒤 굵게 썰어 옥수수콘, 고수와 함께 그릇에 담는다.
2.에스프레소 칠리 청크, 치즈소스, 칠리소스, 사워크림을 각각 그릇에 담고 나초칩을 곁들여 낸다.
에스프레소를 넣은 프렌치토스트
재료
식빵 3cm 4장, 달걀 2개, 에스프레소 8샷, 생크림·연유 ½컵씩, 커피빈·에스프레소 크림 2큰술씩, 소금·버터 약간씩
how to cook
1. 달걀과 에스프레소, 생크림, 연유, 소금을 골고루 섞은 뒤 식빵을 앞뒤로 골고루 30분 적셔준다.
2. 커피빈은 칼로 굵게 다진다.
3. 버터를 두른 팬에 1을 넣고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4. 3을 그릇에 담고 에스프레소 크림을 부은 뒤 굵게 다진 커피빈을 뿌린다.
에스프레소 캐러멜 소스를 올린 아이스크림
재료
에스프레소 캐러멜 소스 2큰술, 아이스크림 3스쿱
how to cook
1 ——— 그릇에 아이스크림을 담고 에스프레소 캐러멜 소스를 부어준다.
edit 곽봉석 ——— photograph 류현준 ——— cook&styling 문인영(101 recipe) assist 김가영 ——— reference <Le Cafe, C’est Pas Sorcier>, <All About Espre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