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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

For Drinking Alone

2020년 12월 16일 — 0

시끌벅적한 연말에도 홀로 집에 있는 당신을 위해.
번거롭지 않게 잘 차려 먹을 수 있는 ‘혼맥’ 주안상 레시피를 소개한다.

Honey Cheese Fries
허니치즈프라이즈

맥주의 맛과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홉의 향이 진한 맥주부터 물처럼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맥주, 과일 맛을 더해 디저트같이 마시는 맥주까지. 맥주는 와인만큼이나 페어링 이 중요한 술로 자리 잡았다. 맥주와 음식을 페어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 이 룰은 술집 밖에서도 적용된다.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실 때도 안주는 빠져서는 안 될 또 하나의 묘미다. 하지만 혼술의 기본 조건은 최대한 쉽고, 빠르고,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것. 그럴 땐 밀키트가 답이다. 간단한 조 리만 거치면 근사한 주안상이 완성된다. 특히 뒷정리와 기름 처리가 어려운 튀김 요리의 경우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면 시간과 노력에 비해 만족스러운 맛과 모양새로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예를 들면 감자튀김 같은 음식 말이다. 맥주와 감자튀김이 잘 어울리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 바삭한 감자튀김과 맥주는 영혼의 단짝이다. 허니 치즈 프라이즈는 그냥 먹어도 맛있는 감자튀김에 치즈와 꿀, 트러플 마요 소스까지 더해 ‘단짠’의 조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밀키트를 완성한 뒤 볶은 베이컨과 할라페뇨를 토핑으로 추가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HOW TO COOK

재료
허니 치즈 프라이 1팩(감자튀김, 올리브 오일, 허니 소스, 트러플 마요 소스, 파르메산 치즈 가루, 파슬리), 할라페뇨 20g, 베이컨 2장, 칠리 파우더 적당량

만드는 법
1 감자튀김은 동봉된 올리브 오일을 골고루 묻혀 프라이팬에 굽거나 200°C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12분 튀긴다.
2 베이컨은 잘게 다져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볶는다.
3 조리한 감자튀김을 허니 소스에 버무려 접시에 담고 트러플 마요 소스, 파르메산 치즈, 파슬리를 얹은 다음 할라페뇨와 베이컨 칩을 올리고 칠리 파우더를 뿌린다.


BEERTAIL TIP

SNAKE BITE
스네이크바이트

맥주와 사과주로 만드는 비어테일 ‘스네이크바이트’를 풀이하면 ‘뱀에게 물린 상처’를 뜻한다. 이름의 의미만큼 독한 술은 아니지만 새콤달콤한 맛에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뱀에게 물린 것처럼 쓰러진다고 해서 붙여졌다. 스네이크바이트의 특이점은 정확한 용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원하는 비율에 맞춰 제조하면 되는데, 술이 약한 사람은 맥주와 사과주의 비율을 2:1로 달콤하게 즐기는 걸 추천한다.

재료 ——— 2잔 분량
맥주 200ml, 애플사이다 100ml

만드는 법
1 차가운 맥주와 애플사이다를 2:1 비율로 잔에 담는다.


PAIRING WITH BEER

허니 치즈 프라이즈와 페일 에일
페일 에일은 에일의 한 종류로, 풍부한 열대 과일 향과 쓴맛이 특징이다. 맥아와 홉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밸런스로 여러 잔 마셔도 입안이 깔끔하다. 페일 에일은 무겁고 기름진 음식에 곁들이기 좋은데, 특히 갖은 토핑이 올라간 허니 치즈 프라이즈와는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페일 에일의 가벼운 바디감과 열대 과일의 향미, 향긋한 아로마가 감자튀김의 무겁고 기름진 느낌을 상쇄한다.


Beer Board
비어보드

과자는 두 말이 필요 없다.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미국의 감자칩, 옥수수가 박힌 중국의 소시지, 바삭하고 짭조름한 태국의 김 과자, 코끝까지 알싸한 일본의 고추냉이 맛 과자까지. 과자는 전 세계 사람이 인정하는 최고의 안주다. 편의점으로 가자. 냉장고에서 맥주를 고르고, 좋아하는 과자와 안주를 품에 안고, 집으로 와서 곧장 마시는 거다. 가열하거나 손질하는 과정이 없어 음식이라고 부르기 조금 애매하지만, 와인 바에서 판매하는 치즈보드를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맥주 그 자체를 온전히 즐기고 싶은 사람은 굳이 ‘페어링’의 틀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 술은 좋아하는 안주와 마실 때 가장 맛있는 법이니까.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편의점에서 소포장한 제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다면 눈여겨보자. 구관이 명관, 육포나 오징어포 처럼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제품을 선택해도 좋지만 직접 조합하거나 독특한 협업으로 출시된 제품도 한번 시도해보길. 물론 보드에 올릴 안주 구성에 대해 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딱딱한 건어물이나 마른안주 등 비슷한 종류로 구성하면 물릴 수 있으니 다양한 식감과 맛의 스낵도 함께 준비하자.


HOW TO COOK

재료
핀크리스프 오리지널 4개, 의성마늘육포 30g, 오징어몸통스틱 20g, 맥스봉 1개, 에그 포테이토 샐러드 1개, 카라멜 솔티드 아몬드 앤 프레첼 1⁄3컵

만드는 법
1 크래커와 준비한 스낵을 보드에 담는다.
2 에그 포테이토 샐러드는 작은 볼에 담아 1의 보드에 함께 얹어 낸다.


BEERTAIL TIP

GRAPEFRUIT SHANDY
자몽 섄디
‘섄디’는 시트러스 계열의 음료와 맥주를 섞어 만든다.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에서는 섄디 제품만 진열하는 코너가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비어테일이다. 맛은 시원하고 상큼해 갈증 해소에 좋다. 일부 국가에서는 주류 판매 관련 법률에서 면제할 만큼 알코올 함량이 낮은데, 독일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마시던 음료’라는 뜻의 ‘라들러Radl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재료 ——— 2잔 분량
자몽 2개, 맥주 330ml, 탄산수 200ml, 자몽 주스 100ml, 설탕 2큰술, 얼음 적당량

만드는 법
1 즙을 낸 자몽에 자몽 주스와 설탕을 넣고 섞은 뒤 탄산수, 맥주, 얼음과 함께 잔에 붓는다.


PAIRING WITH BEER

비어보드와 라거
가볍고 청량한 맛이 특징인 라거. 라거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탄산이 풍부해 차갑게 마셔야 제맛이다. 다른 맥주에 비해 맛의 특색이 비교적 강하지 않아 다양한 페어링을 시도하기 좋다. 감자칩이나 팝콘 같은 간단하고 가벼운 과자와도 잘 어울리지만 달콤하거나 담백한 맛의 스낵과도 잘 어울리는 만능 맥주다. 시중에 판매되는 맥주의 80% 이상이 라거인 만큼 구하기도 쉽다.


Fried Shrimp Toast
멘보샤

요즘 핫한 중식 레스토랑에는 꼭 있는 메뉴가 있는데 바로 멘보샤다. 중국어로 빵을 뜻하는 ‘몐바오(面包, Mianbao)’에 새우를 뜻하는 ‘샤(虾, Xia)’가 더해진 이름처럼 빵 사이에 잘게 다진 새우 살을 넣어 튀긴 음식이다. 멘보샤는 100여 년 전부터 중국 광둥성에서 즐겨 먹던 딤섬의 종류였으나 지금은 식사보다는 식전 애피타이저로 즐긴다. 아편전쟁 이후 화교들이 태국, 베트남, 일본을 넘어 호주, 아일랜드, 미국까지 진 출했고, 그 뒤 멘보샤는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됐다. 국내에서 멘보샤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 역시 이연복, 왕육성 등 화교 출신 셰프들의 시그니처 메뉴가 유명해지면서부터다. 보기엔 간단해 보여도 새우를 손질하고, 다지고, 양념한 뒤 튀기는 등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집에서 해 먹기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젠 걱정 없다. 최근 많은 브랜드에서 냉동 식품으로 판매하기 때문. 에어프라이어에 넣으면 바삭하게 튀겨져 나오는 멘보샤는 맥주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멘보샤의 무거운 맛이 부담스럽다면 레몬즙을 살짝 뿌린 뒤 산뜻한 고수를 곁들여 먹는 걸 추천한다. 조리시간이 짧아 느지막한 저녁에도 맥주 한 잔과 함께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 좋다.


HOW TO COOK

재료
테이스티 멘보샤 1팩, 레몬 1⁄4개, 고수 약간

만드는 법
1 멘보샤를 170°C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옆면이 바닥에 닿도록 세워 넣고 20분 굽는다.
2 구워진 멘보샤에 2cm 길이로 썬 고수와 웨지 모양으로 자른 레몬을 곁들인다.


BEERTAIL TIP

BEERGARITA
비어가리타
‘마가리타’라는 술은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비어가리타’는 마가리타에 맥주를 넣은 칵테일이다. 마가리타를 만들 때 들어가는 테킬라가 워낙 강한 존재감을 갖고 있어 의문이 들겠지만, 의외로 맥주의 홉과 톡 쏘는 마가리타가 잘 어우러진다. 너무 달지도 담백하지도 않은 상큼한 맛으로 어떤 음식과도 곁들이기 좋고 식전주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재료 ——— 2잔 분량
맥주 200ml, 테킬라 60ml, 라임 2개, 설탕 2작은술, 얼음·소금·설탕 적당량씩

만드는 법
1 맥주와 테킬라, 라임즙, 설탕, 얼음을 섞어 소금과 설탕을 묻힌 잔에 담는다.


PAIRING WITH BEER

멘보샤와 밀맥주
밀맥주는 보리로 만드는 맥주들과 달리 밀 맥아를 섞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거품도 오랫동안 유지된다. 맥주는 단백질이 많을수록 부드러워지는데, 밀은 보리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밀맥주는 발효 과정에서 배출된 발효 부산물로 인해 바나나와 정향의 풍미가 만들어지는데, 이 풍미에 맥주의 쓴맛이 가려진다. 밀맥주의 묵직함을 돋보이게 하는 담백한 해산물을 곁들이면 은은한 향이 배가 된다.


edit 김지현
photograph 류현준
cook & styling 김보선, 전윤정(스튜디오 로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