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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마시는 건지 먹는 건지

2020년 12월 4일 — 0

DRINK or EAT

‘마신다’는 행위가 주는 간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액체는 씹지 않아도 된다. 수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건 당연하며 섭취 후 포만감을 느끼는 데 걸리는 시간도 확연히 짧다. 바쁜 아침 우유 한 잔 마시고 집을 나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간편하지만 적당한 든든함을 잠시 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물에 타서 음료처럼 마시는 분말 형태의 제품이 인기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직장인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비타민과 다이어트 보조제는 물론 식사 대용 시리얼, 수분 보충 음료 등을 쉽게 챙기기 위한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라디오와 유튜브에선 ‘마시면 안다’며 수분 충전에 도움을 준다는 제품 광고가 끊이지 않으며, 쿠팡에선 ‘물에 타 먹는 음료’, ‘타 먹는 음료’로 검색했을 때 등장하는 결과가 수천 개에 달한다. 10년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발포 비타민을 물에 타서 마시는 장면이 방영된 후 물에 타 먹는 영양보조제의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이제는 콜라겐, 마그네슘, 폴리페놀, 타우린도 물에 타서 마시며 식혜, 두유, 뱅쇼 등 기호음료까지. 또 단백질을넘어단호 박, 팥, 히비스커스, 새싹보리 등도 분말 제품으로 간편하게 마심으로 써 공복을 달래고 다이어트에 도움을 얻는다. 학교에서 우유에 코코아 분말제품을 타서 먹었던 건 단순히 맛 때문이었다. 이젠 건강을 위해서다. 취향을 위해서다. 모든 경계가 지워지는 시대에 맞춰 음식과 음료의 경계 또한 흩어지고 있다.

edit 곽봉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