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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KERS 김형준 대표

2020년 11월 18일 — 0

지금 가장 핫한 베이커리에서 빵을 굽는 사람들을 만났다.

브로트아트

김형준 대표

국내에서 독일빵은 아직 생소하다. 독일빵은 어떤 빵인가?
국내에서 빵에 대한 인식은 디저트에 가깝다. 시중에 판매되는 빵도 달고 자극적이다. 그러나 본고장인 유럽에서 빵은 식사다. 우리에게 쌀밥이 그렇듯 단맛보다는 다른재료와 더 어우러질 수 있는 맛을 강조한다. 특히 독일 빵은 유네스코에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하나의 문화로, 3000가지가 넘는 종류를 자랑한다. 북부에는 ‘슈바르츠브로트’라는 호밀이 많이 들어 가는 빵이 유명하고, 동쪽 드레스덴은 슈톨렌, 그리고 남부는 브레첼이나 라우겐 등 반죽을 소다물에 담근 뒤 굽는 빵들이 대표적이다. 각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각기 다른 특징과 맛을 지니지만 공통점은 건강빵이라는 것. 독일빵은 소화가 잘되고 포만감이 높아 유럽에서도 최고의 빵으로 손꼽힌다.

다른 유럽의 식사 빵과는 다른 독일 빵만의 매력이 있다면?
화려한 제빵 기술이나 특별한 재료는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정직하다. 흰 밀가루 대신 호밀이나 딩켈 등을 사용해 거친 식감과 과하지 않은 맛이 특징이다. 빵을 만들 때 핵심은 발효다. 독일빵은 이스트 대신 사워종, 즉 천연 효모를 사용해 만든다. 곡물의 종류나 배합 비율에 따라 사용하는 효모도 조금씩 다른데, 독일 동네 빵집들은 저마다 직접 배양한 사워종을 쓴다. 빵집마다 모두 맛과 향이 다른 이유다. 브로트아트 역시 초기엔 독일에서 효모를 공수해 사용했지만 지금은 직접 배양해 사용하고 있다.

브로트아트의 대표 메뉴 브레첼을 만들기 위한 반죽. 브레첼은 천연효모로 발효한 반죽으로 모양을 내 데친 뒤, 소다 물에 담근 후 소금을 뿌려 굽는다.

흔한 재료가 아니니 공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독일에 있을 때부터 사용하던 재료를 쓰고 싶어서 독일 밀가루 회사에 무작정 연락을 했다. 직거래를 하기엔 양이 부담돼 수입사를 소개받았고 현재까지 그 회사의 밀가루와 호밀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 체류하는 독일인들이 소문만 듣고 브로트아트를 찾아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연 기획 일을 하다가 제빵 기술을 배우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갔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서른이 넘은 나이였다. 아우스빌둥 마이스터 과정은 3년 동안 학업과 직장 일을 병행하는데 일주일간 현장에서 4일, 학교 수업 하루, 그리고 나머지 이틀을 쉰다. 모든 수업이 독일어로 진행되는 바람에 처음엔 독일어를 몰라 고생이 많았다. 마이스터 자격증을 따고 난 뒤 현지 8곳의 베이커리에서 다양한 빵을 만들며 제빵 기술을 익혔다.

김형준 대표가 만드는 독일 식사 빵. 다양한 곡식으로 만들어 더욱 건강하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처음 맡은 일이 평창올림픽이다. 독일팀의 식사를 책임지며 ‘독일에서 먹은 빵보다 더 독일스러운 맛’이라는 찬사도 받았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은 평소 생활 습관이 흐트러지거나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걸 극도로 꺼린다. 당연히 식사도 마찬가지다. 보통 자국에서 셰프를 데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독일팀은 나를 선택했다. 고마운 마음에 맛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수요가 적어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딩켈은 발품 팔아 구하고, 흰 밀가루 대신 호밀 가루만 사용하는 등 최대한 독일 빵 맛을 재현했다. 그리고 올림픽 첫날, 독일팀 바이애슬론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내가 만든 빵을 먹고 힘내서 메달을 땄다고 말하는 선수의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독일어로 ‘빵(Brot)’과 ‘종류(Art)’를 뜻하는 이름처럼 브로트아트는 다양한 독일 빵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추천하는독일 빵은 무엇인가?
독일빵은 다른 재료와 어울릴 때 더 맛있는 빵이다. 너무 담백하지도 않고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은 빵 그 자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식감이나 맛이 익숙하지 않다면 브레첼 종류부터 먹어보길 추천한다. 긴 모양의 ‘브레첼 슈탕에’는 버터와 치즈만 곁들여 단순한 맛을 즐기기 좋고, 반으로 갈라 샌드위치를 만들기도 좋다.

왼쪽 위부터. 독일인들이 아침식사용으로 즐겨 먹는 브뢰첸. 호박씨, 귀리, 해바라기씨, 치아 시드, 깨, 검은깨 등 다양한 곡물을 얹어 구워내 더욱 고소하다. 농부 빵이라고도 불리며 가장 기본이 되는 독일 호밀빵 바우언브로트. 곡물 배합이나 토핑을 더해 변형된 레시피로 즐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먹는 ‘프레츨 스낵’의 유래가 되는 브레첼. 소금을 뿌려 짭짤한 맛이 난다. 겉은 짙은 갈색을 띠며 속은 하얗다.

브로트아트

슈투트가르트에서 마이스터 과정을 거치고 현지에서 경력을 쌓은 김형준 대표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호밀로 만든 다양한 식사 빵과 독일 정통의 빵을 선보인다.

버터브레첼 3500원, 오리지널호밀빵 5500원, 멀티그레인호밀빵 6000원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7길 3
매일 오전 8시~오후 10시
02-785-0466
@brot.art


edit 김지현
photograph 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