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지긋지긋했던 여름 장마.
꿋꿋이 해 뜰 날을 기다린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신상 레스토랑과 바.
TAKA

타카
관동식 스키야키의 진수
갓포 요리 선두 주자, 갓포아키의 배재훈 셰프 가 이번엔 스키야키에 주목했다. 몬드리안 서 울 이태원에 스키야키 전문점 타카를 오픈한 것. 기존 인기 메뉴인 스키야키와 제철 식재료 를 활용한 요리를 함께 선보인다. 호텔 로비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갤러리에 온 듯 세련된 분위기가 풍긴다. 흔히 연상되는 일식집의 목 재 인테리어와는 다른 느낌이다. 모임을 위한 프라이빗 룸이나 조리 과정을 바로 볼 수 있는 카운터석, 다양한 사이즈의 테이블 등 어느 자리에 앉아도 만족스럽다. 스키야키는 고기 를 먼저 구운 뒤 양념을 붓는 관서식과 우리에 게 익숙한 전골 형태의 관동식으로 나뉘는데, 타카는 후자를 선택했다. 달거나 자극적이기 보다는 한우 본연의 맛을 추구하기 때문. 등심 이 아닌 채끝 부위를 사용하는 이유도 지방과 풍미, 식감의 균형이 알맞은 조화를 이뤄서라 고. 익은 고기와 채소, 면을 날달걀에 적신 후 생강 솥밥과 함께 먹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함 이 퍼진다. 런치는 일본의 정식 문화를 반영한 반상으로, 디너는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주류 와 함께 즐기기 좋은 코스로 준비돼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런치와 주말의 디너는 연일 만석이니, 원하는 시간이 있다면 3~5일 전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런치 세트 6만8000원, 디너 코스 15만원
서울시 용산구 장문로 23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1층
런치 낮 12시~오후 2시 30분, 디너 오후 6시~9시 30분
02-794-7661
NM

엔엠
골목 안의 아늑한 아지트 바
김기환 대표의 어바웃블랭크앤코가 TBD, 에이커Acre, AWK에 이어 네 번째 공간을 오픈했다. 위치는 용산 전쟁기념관 근처 주택 가 골목 안.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아지 트 같은 곳이다. 엔엠은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의미를 담은 ‘No Message’ 와 ‘Never Mind’의 약자로, 연령대와 성별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방문하기 좋은 편안한 분위기를 갖췄다. 매장 입구 앞에 서면 간판 없 이 탁 트인 통유리창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심플하다.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공간으로 연출해 오롯이 와인과 음식 맛에만 집중할 수 있다. 가오픈 기간 동안 독특한 메뉴로 이름을 알린 엔엠의 음식들은 김명호 셰프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이탈리아에서 경력을 쌓고 정식당, 제로컴플렉스를 거친 김명호 셰프는 타이거 밀크, 파르메산 오일, 트러플 파테와 뵈르블랑 소스, 한련화 잎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재료로 독창적인 디시를 만든다. 곁들일 와인은 고민하지 말고 물어 볼 것. 최찬 매니저가 메뉴에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추천해준다. 내추럴 와인뿐만 아니라 시카고에서 온 내추럴 위스키까지 준비돼 있으니 재미있고 흥미로운 저녁을 기다려온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곳이다.







버섯크림파스타 2만2000원, 양배추스파게티 1만8000원, 오렌지 9000원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62나길 20-32
화~토요일 오후 6시~밤 12시, 일·월요일 휴무
02-6407-4949
SIP.AROMA

앂.아로마
내추럴한 스탠딩 타파스 바
옛 모습이 남은 서울의 동네는 전부 사라진 듯 하지만 금호동은 이제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중심에는 금호동을 터전으로 살아온 임형일 셰프가 있다. 임형일 셰프는 귀국 후 아내와 함께 원 테이블 와인 바 ‘앂.비스트로’를 금남 시장에 열었다. 꼭꼭 숨겨진 공간을 찾는 재미와 정성 어린 샤르퀴트리와 사워도우 빵으로 금호동을 찾을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한 모금의 아로마 향기를 선사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앂.방’에 이은 ‘앂.아로마’를 오픈했다. 앂.아로마도 금남시장에 있다. 역시 소규모로 즐기는 내추럴 와인 바. 다만 의자가 아예 없는 스탠딩 타파스 바 형태로, 10명 이 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아담하다. 이탈리아 전통 돼지고기 요리인 포르케타를 메인으로 긴디야, 잠봉, 양송이, 고트 치즈 등 빵과 여러 재료를 꼬치에 끼워 먹는 핀초스와 같이 간단한 스페인 타파스 요리는 짭조름한 식감으로 내추럴 와인과 위스키를 끌어당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스탠딩 바지만 ‘아주 적은 양의 한 모금’을 뜻하는 앂Sip의 의미에는 더없이 들어맞는 곳. 편의점에 들르듯 입 안에 술 한 잔을 털어놓기 좋다. 그래서 앂.아로 마는 예약도 받지 않지만, 다행인 건 앂.비스트로와 달리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해야할까? 참고로 가오픈 기간이라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으니 발걸음을 서두르자.





수제 소시지&꽈리고추 5000원, 포르케타&살사 1만5000원, 와인&위스키 각 1만원(글라스)
서울시 성동구 금호산2길 21-1, 1층
화~목요일 오후 7시~오전 1시, 토요일 오후 3~9시, 월·일요일 휴무
@sip.aroma
國賓館

국빈관
운치 있는 한옥에서 즐기는 소고기 연탄구이
차별화된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끄는 고깃집들 이 있다. 삼각지의 ‘몽탄’, 남영동의 ‘남영돈’처럼. 국빈관도 그런 고깃집 중 하나다. 경복궁과 청와대 사이 인적 드문 자리에 문을 연 국빈관에는 소고기 연탄구이 하나로 ‘맛집’을 만들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항공사 기내식 메뉴 개발을 담당했던 김윤곤 대표와 개성 있는 셰프들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 국빈관의 시그니처 메뉴는 연탄불에 구운 소고기 양념 갈비. 국빈관의 갈비는 미국 콜로라도주의 단일 공 장에서 생산돼 일정한 품질을 갖춘 품종에만 부여되는 ‘CAB’ 등급의 블랙 앵거스 비프만을 사용한다. 갈비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6, 7, 8번대의 진갈빗살 부위를 3cm 두께로 두툼하게 썰고, 비법 양념에 3일 동안 숙성해 연탄불에 초벌한 뒤 손님상에 올린다. 연탄불은 센 화력으로 육즙을 잘 가두고 육향을 최대로 끌어올려 소고기 본연의 맛을 배가시킨다. 마라와 고수를 넣은 중화풍 스지 무침과 쫄깃한 구포 국수에 특제 소스로 맛을 낸 골뱅이 비 빔면 등 개성 있는 메뉴들도 준비돼 있으니 소고기와 함께 곁들여보길 추천한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소고기 연탄구이의 맛이 궁금하다면 서둘러 방문해볼 것. 손님 한 분 한 분 국빈처럼 모시겠다는 의미를 담은 국빈관의 진심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연탄 양념 소갈비 2만9000원, 한우 짝갈비 모둠 3만8000원, 중화풍 스지 무침 1만5000원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길 17-4
매일 오후 4~11시
02-722-3833
edit 곽봉석, 박솔비, 김지현, 전혜라
photograph 박다빈, 김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