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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9월의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20년 9월 4일 — 0

유난히도 지긋지긋했던 여름 장마.
꿋꿋이 해 뜰 날을 기다린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신상 레스토랑과 바.

TAKA

갤러리를 떠올리게 하는 타카의 실내 인테리어.

타카
관동식 스키야키의 진수

갓포 요리 선두 주자, 갓포아키의 배재훈 셰프 가 이번엔 스키야키에 주목했다. 몬드리안 서 울 이태원에 스키야키 전문점 타카를 오픈한 것. 기존 인기 메뉴인 스키야키와 제철 식재료 를 활용한 요리를 함께 선보인다. 호텔 로비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갤러리에 온 듯 세련된 분위기가 풍긴다. 흔히 연상되는 일식집의 목 재 인테리어와는 다른 느낌이다. 모임을 위한 프라이빗 룸이나 조리 과정을 바로 볼 수 있는 카운터석, 다양한 사이즈의 테이블 등 어느 자리에 앉아도 만족스럽다. 스키야키는 고기 를 먼저 구운 뒤 양념을 붓는 관서식과 우리에 게 익숙한 전골 형태의 관동식으로 나뉘는데, 타카는 후자를 선택했다. 달거나 자극적이기 보다는 한우 본연의 맛을 추구하기 때문. 등심 이 아닌 채끝 부위를 사용하는 이유도 지방과 풍미, 식감의 균형이 알맞은 조화를 이뤄서라 고. 익은 고기와 채소, 면을 날달걀에 적신 후 생강 솥밥과 함께 먹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함 이 퍼진다. 런치는 일본의 정식 문화를 반영한 반상으로, 디너는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주류 와 함께 즐기기 좋은 코스로 준비돼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런치와 주말의 디너는 연일 만석이니, 원하는 시간이 있다면 3~5일 전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농어 씻음 회, 갈치, 단새우로 구성된 모둠회. 농어 씻음 회는 바질을 넣은 초된장에 찍어 먹는다.
타카의 관동식 스키야키.
스키야키에는 1++등급 한우 채끝 부위가 제공 된다.
제철 식재료인 갯장어와 가지를 이용해 맑은 국물을 낸 국은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일본어로 매를 뜻하는 타카. 로고 역시 매의 깃털을 형상화 해 만들었다.

런치 세트 6만8000원, 디너 코스 15만원
서울시 용산구 장문로 23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1층
런치 낮 12시~오후 2시 30분, 디너 오후 6시~9시 30분
02-794-7661

NM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는 나무 의자와 화이트,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엔엠
골목 안의 아늑한 아지트 바

김기환 대표의 어바웃블랭크앤코가 TBD, 에이커Acre, AWK에 이어 네 번째 공간을 오픈했다. 위치는 용산 전쟁기념관 근처 주택 가 골목 안.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아지 트 같은 곳이다. 엔엠은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의미를 담은 ‘No Message’ 와 ‘Never Mind’의 약자로, 연령대와 성별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방문하기 좋은 편안한 분위기를 갖췄다. 매장 입구 앞에 서면 간판 없 이 탁 트인 통유리창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심플하다.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공간으로 연출해 오롯이 와인과 음식 맛에만 집중할 수 있다. 가오픈 기간 동안 독특한 메뉴로 이름을 알린 엔엠의 음식들은 김명호 셰프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이탈리아에서 경력을 쌓고 정식당, 제로컴플렉스를 거친 김명호 셰프는 타이거 밀크, 파르메산 오일, 트러플 파테와 뵈르블랑 소스, 한련화 잎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재료로 독창적인 디시를 만든다. 곁들일 와인은 고민하지 말고 물어 볼 것. 최찬 매니저가 메뉴에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추천해준다. 내추럴 와인뿐만 아니라 시카고에서 온 내추럴 위스키까지 준비돼 있으니 재미있고 흥미로운 저녁을 기다려온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곳이다.

당근양배추주스에 허브와 고수를 섞고 새우 껍질을 인퓨징해 만든 타이거 밀크와, 양배 추로 만든 상큼한 샐러드. 부드러운 오렌지 산미가 돋보이는 내추럴 와인 그라우 비앙코와 잘 어울린다.
리가토니 면에 진한 버섯 크림으로 깊고 진득한 풍미를 더한 파스타. 수제 감자칩과 펜넬 꽃을 올려 푸짐한 모양새를 자랑한다.
김명호 셰프가 직접 앙글레즈해 만든 코코넛 아이스크림. 속을 판 오렌지에 아이스크림이 담겨 있다.
시카고에서 온 코발 위스키. 까다로운 인증 체계를 거친 독특한 풍미의 위스키다.
엔엠은 전현지 도예가의 이악 크래프트에서 제작한 도자 플레이트를 사용한다.
오픈 키친 구조로 요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엔엠의 주방.
내추럴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상큼하게 마실 수 있는 ‘포도와 천사’라는 뜻의 와이너 리 르 레쟁 에 랑주. 그곳의 와인 중, 브랑은 엔엠의 베스트셀러다.

버섯크림파스타 2만2000원, 양배추스파게티 1만8000원, 오렌지 9000원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62나길 20-32
화~토요일 오후 6시~밤 12시, 일·월요일 휴무
02-6407-4949

SIP.AROMA

서서 즐기는 술과 음식이 한국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까다롭게 선별한 와인과 위스키 리스트, 임형일 셰프의 타파스 음식들은 이내 친숙함을 선사한다.

앂.아로마
내추럴한 스탠딩 타파스 바

옛 모습이 남은 서울의 동네는 전부 사라진 듯 하지만 금호동은 이제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중심에는 금호동을 터전으로 살아온 임형일 셰프가 있다. 임형일 셰프는 귀국 후 아내와 함께 원 테이블 와인 바 ‘앂.비스트로’를 금남 시장에 열었다. 꼭꼭 숨겨진 공간을 찾는 재미와 정성 어린 샤르퀴트리와 사워도우 빵으로 금호동을 찾을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한 모금의 아로마 향기를 선사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앂.방’에 이은 ‘앂.아로마’를 오픈했다. 앂.아로마도 금남시장에 있다. 역시 소규모로 즐기는 내추럴 와인 바. 다만 의자가 아예 없는 스탠딩 타파스 바 형태로, 10명 이 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아담하다. 이탈리아 전통 돼지고기 요리인 포르케타를 메인으로 긴디야, 잠봉, 양송이, 고트 치즈 등 빵과 여러 재료를 꼬치에 끼워 먹는 핀초스와 같이 간단한 스페인 타파스 요리는 짭조름한 식감으로 내추럴 와인과 위스키를 끌어당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스탠딩 바지만 ‘아주 적은 양의 한 모금’을 뜻하는 앂Sip의 의미에는 더없이 들어맞는 곳. 편의점에 들르듯 입 안에 술 한 잔을 털어놓기 좋다. 그래서 앂.아로 마는 예약도 받지 않지만, 다행인 건 앂.비스트로와 달리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해야할까? 참고로 가오픈 기간이라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으니 발걸음을 서두르자.

왼쪽부터 차례대로 수제 소시지&꽈리고 추, 잠봉·루콜라·감자·양송이·가지·파프리카 핀초스. 술 한 모금에 한 입씩 안주로 즐기기 더할 나위 없는 메뉴들이다.
껍데기가 크리스피한 포르케타는 앂.아로마의 유일한 식사 메뉴. 살사 소스까지 곁들여져 짙은 풍미가 가득 하다.
가오픈 3개월 동안은 메뉴의 양이 넉넉하지 않다. 준비된 음식과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이 종료되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 하는 게 좋다.
앂.비스트로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앂.아로마로도 이어져 차분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앂.아로마에는 내추럴 와인뿐 아니라 위스키도 준비돼 있다. 좀 더 빨리 취하고 싶다면 위스키도 좋은 선택.

수제 소시지&꽈리고추 5000원, 포르케타&살사 1만5000원, 와인&위스키 각 1만원(글라스)
서울시 성동구 금호산2길 21-1, 1층
화~목요일 오후 7시~오전 1시, 토요일 오후 3~9시, 월·일요일 휴무
@sip.aroma

國賓館

국빈관 내부는 고즈넉한 한옥에 소나무로 조경해 중후하다.

국빈관
운치 있는 한옥에서 즐기는 소고기 연탄구이

차별화된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끄는 고깃집들 이 있다. 삼각지의 ‘몽탄’, 남영동의 ‘남영돈’처럼. 국빈관도 그런 고깃집 중 하나다. 경복궁과 청와대 사이 인적 드문 자리에 문을 연 국빈관에는 소고기 연탄구이 하나로 ‘맛집’을 만들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항공사 기내식 메뉴 개발을 담당했던 김윤곤 대표와 개성 있는 셰프들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 국빈관의 시그니처 메뉴는 연탄불에 구운 소고기 양념 갈비. 국빈관의 갈비는 미국 콜로라도주의 단일 공 장에서 생산돼 일정한 품질을 갖춘 품종에만 부여되는 ‘CAB’ 등급의 블랙 앵거스 비프만을 사용한다. 갈비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6, 7, 8번대의 진갈빗살 부위를 3cm 두께로 두툼하게 썰고, 비법 양념에 3일 동안 숙성해 연탄불에 초벌한 뒤 손님상에 올린다. 연탄불은 센 화력으로 육즙을 잘 가두고 육향을 최대로 끌어올려 소고기 본연의 맛을 배가시킨다. 마라와 고수를 넣은 중화풍 스지 무침과 쫄깃한 구포 국수에 특제 소스로 맛을 낸 골뱅이 비 빔면 등 개성 있는 메뉴들도 준비돼 있으니 소고기와 함께 곁들여보길 추천한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소고기 연탄구이의 맛이 궁금하다면 서둘러 방문해볼 것. 손님 한 분 한 분 국빈처럼 모시겠다는 의미를 담은 국빈관의 진심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마라와 고수를 듬뿍 넣은 중화풍 스지 무침.
일식 베이스의 간장 소스에 수란과 매콤한 고추가 더해진 곁들임 소스. 잘 구워진 고기와 고소한 수란, 달달한 간장 소스가 조화를 이룬다.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하는 한우 짝갈비 모둠. 국빈관은 충북 음성에서 공수한 ‘투플러스(1++)’ 등급의 한우를 고집한다. 갈비 한 짝에서 나오는 본갈빗살, 안창살, 늑간살, 양짓살 네 가지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메인 공간과 별도로 분리된 룸 공간과 긴 테이블도 마련 돼 있어 모임 장소로도 손색없다.
중정에 자리한 초벌기에서 셰프가 직접 연탄불에 초벌한다. 매장 내부에서 고기를 굽 는 셰프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탄 양념 소갈비 2만9000원, 한우 짝갈비 모둠 3만8000원, 중화풍 스지 무침 1만5000원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길 17-4
매일 오후 4~11시
02-722-3833

edit 곽봉석, 박솔비, 김지현, 전혜라
photograph 박다빈, 김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