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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오늘’의 박정석 셰프

2015년 5월 27일 — 0

The Chef of O’neul, 박정석이라는 사람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는 한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는 셰프를 만난다. 그 두 번째 여정은 동빙고동 ‘오늘’의 박정석 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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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오늘’ 스태프 © 심윤석

한식을 고집하며 28년간 한길을 걸어온 박정석 셰프는 정통 한식을 선보이는 동빙고동 ‘오늘’의 총괄 셰프다. 어릴 적부터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으며 장이며 김치, 장아찌 등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보광 휘닉스파크와 신라호텔 등 유수의 대기업에서 셰프로 근무한 14년간 물텀벙김치, 털냉이김치, 멍게김치, 된장김치, 허브김치 등 수많은 김치를 연구했을 정도다.

주변 친구들이 중식, 양식 등 소위 폼나는 요리를 할 때도 그는 오로지 한식만 파고들었다. 중간에 분야를 바꿀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건조하게 답했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둘을 해요? 한 식은 최소 10년, 15년은 해야 맛을 낼 수 있어요. 겉핥기로 배워서는 절대로 할 수 없어요.” 정말 한식은 어렵다. 음식 스타일이 팔도로 나뉘어 있는 데다 지방색도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동네 식당, 한정식집, 호텔, 리조트 등 공간마다 음식을 내는 스타일이 모두 달라 이해가 쉽지 않다. “옛날 선배들은 레시피도 잘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양식처럼 체계화된 레시피도 없어 팔도 곳곳을 발로 뛰며 배울 수밖에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파면 팔수록 새로운 것이 나왔다. “일단 소스만 해도 그래요. 한식에도 양식 못지않게 많은 소스가 있어요. 저희 레스토랑에서는 매운탕에 넣는 다진 양념을 1년, 2년, 3년으로 구분해놓고 씁니다. 일반적으로 매운탕 끓일 때 고춧가루를 넣는데, 그런 것과는 맛이 확연히 달라요. 소스를 숙성시키면 그만큼 꽉찬 맛이 납니다.” 그는 한국식 소스의 핵심은 ‘숙성’이라고 덧붙였다. 레스토랑에서 내는 장류 역시 모두 그가 직접 만든다.“ 쇠고기 고추장의 경우 쇠고기를 말린 뒤 조선간장을 넣고 졸인 것인데, 이 자체로 훌륭한 조미료가 되지요.” 이 정통 레시피에 변형을 준 것은 딱 한가지. 바로 ‘물’첨가다. 짠것을 좋아하지 않는 현대인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사실 물 조금 첨가한 것이야 변화라고 할 수도 없다. 그가 얼마나 정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얼마 전 ‘2015 스페인 마드리드 퓨전’에 참가해 한입 요리를 선보이고 왔다. 하지만 생각보다 한식을 낯설게 생각하는 외국인이 많았다. “외국인들이 와서는 ‘이것이 정통 한식이냐’고 묻더군요. 요즘 한식을 퓨전으로 풀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것이 좀 안타까워요. 한식의 세계화를 생각한다면 정체성을 확실히 가지고 가야죠. 소프트웨어가 흔들리면 그것을 한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정통을 추구하는 그가 한식에서 변화를 주는 것은 모양과 그릇 정도다.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불 조절부터 조리시간, 용량까지 체계화된 수치로 만들어 놓았다. “맛을 위해서는 재료 선택도 굉장히 중요해요. 고춧가루는 영양의 것만 고집하는데 다 이유가 있어요. 팔도 전역의 고춧가루가 다 맛이 다른데, 이곳저곳에서 들여온 것으로 김치를 담그면 맛이 달라지지 않겠어요? 소금도 마찬가지예요. 정확히 똑같은 곳에서 받아서 쓰죠. 이 때문에 ‘오늘’의 김치는 항상 맛이 같아요. 원물이 같아야 레시피도 적용되는 거예요.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모든 음식이 다 그렇죠.” 이렇게 최계화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SK그룹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박정석 셰프의 노하우와 열정이 더해져 지금의 ‘오늘’이 만들어졌다.

정통 한식을 선보이는 데 어려움은 있다. 파스타 한 접시는 비싼 돈을 지불하더라도, 된장찌개가 비싼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에 대비한 ‘오늘’의 전략이 새롭다. “수원식 육개장은 고사리, 고기, 대파를 모두 넣고 푹 끓인 것이죠.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내지 않아요. 24시간 약불로 진한 육수를 뽑은 뒤 말간 국물 그대로 그릇에 담고, 접시에 양념한 쪽파와 쪽쪽찢은 양지를 따로 플레이팅하죠.” 수원식 육개장을 살짝 엿보았다. 육개장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사뭇 감탄하게 만드는 비주얼이었다. “손님이 음식을 맛보는 순간 돈이 아깝지 않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의 전략입니다.”

그가 요즘 푹 빠져 있는 것은 지방마다 내려오는 향토 음식이다. 가문에 내려오는 고유 레시피를 연구하며, 한 달에 두 번씩 식재료를 사기위해 전국을 헤맨다. 이렇게 구매한 식재료로 계절마다 두 번의 메뉴 변화를준다. 생선의 경우 특히 그 지역에서밖에 구할 수 없는 것이 많기 때문에 지방에 다니며 직거래를 하거나, 택배로 생물을 받기도 한다. 이색 식재료를 찾아 헤매고, 장을 담그고,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 하루를 쏟는 그의 삶이 녹록지 않을 듯했다.“ 이렇게 살다보면 미칠 수 밖에 없지 않겠어요? 보시다시피 개인 시간이 없잖아요. 그런데 보세요. 미치지 않고는 자신의 음식을 끌고 갈 수가 없어요. 결국 평범한 사람 밖에 될 수 없는거죠.” 그의 음식 철학은 “음식은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는 것. 철마다 팔도를 헤매며 정통 한식을 연구하는 그의 노력 덕에 우리는 여전히 ‘진짜 한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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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오늘’의 봄 메뉴와 보양식 8가지로 구성된 계절 특선 만찬 © 심윤석

오늘
SK그룹 행복나눔재단에서 운영하는 한식 레스토랑. 북유럽풍의 모던한 분위기에서 박정석 셰프가 선보이는 정통 한식을 맛볼 수 있다. 철마다 두 번씩 달라지는 ‘오늘’의 메뉴는 그가 전국을 돌며 구한 이색 식재료로 만든다.
› 런치 – 연두 4만8000원, 새늘 5만8000원 / 디너 – 달빛의 만찬 15만원, 오늘의 만찬 12만원
› 서울시 용산구 장문로60 
› 02-792-1054

*올리브 매거진에서 고스란히 담은 레스토랑 ‘오늘’의 하루 일과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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