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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Trend

여름의 맛, 그린 와인

2020년 7월 24일 — 0

그린그린한 여름의 맛

1808 Vinho Verde

생산 지역 포르투갈 미뉴Minho
당도 Dry ●○○○○ Sweet
바디 Light ○●○○○ Full
권장소비자 가격 2만8000원 ——— 수입사 카스카와인코리아(02-885-1686)

이런, 코로나19 때문에 봄 소풍도 한번 못 가봤는데 여름 이왔다.더위가기승을부리기전에한강에와인피크닉 이라도 한번 다녀와야겠다 싶어 마음이 급해졌다. 먼저 온 라인으로 요즘 한창 맛있는 멜론과 컬러토마토, 이탤리언 부라타 치즈를 주문해놓고 귀여운 돗자리와 라탄 가방도 챙겼다.그리고제일중요한과제,어떤와인을가져갈것 인가. 여름과 잘 어울리는 청량한 와인이라면 포르투갈 그 린 와인을 빼놓을 수 없지.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포르투 갈 아줄레주가 라벨에 그려진 ‘1808 비뉴 베르드Vinho Verde’로 정했다.

새벽배송으로 받은 멜론을 먹기 좋게 자르고 부라타 치즈 토마토샐러드도예쁘게만들어담았다.이런날을위해6 개월 전부터 준비해둔 와인 칠링용 아이스백에 얼음까지 넉넉히 채워 양손 무겁게 한강공원에 도착. 해가 기울기 시작해기온도딱좋았고살랑살랑기분좋은바람도불 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제 와인 피크닉을 즐길 일만 남았는데, 이럴 수가. 와인 오프너를 챙기 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 리 두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빌려달 라고 하기도 껄끄럽고, 편의점에선 “저기, 와인…”까지만 말했는데 “와인 오프너 없어 요!”라고 딱 잘라버린다. 야심 차게 준비한 올해 첫 피크닉은 그렇게 실패로 끝났다. 한강공원까지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동안 계속 아이스백에서 얼음찜질 중이었던 와인은 집에 도착하니 마시기 딱 좋은 온도로 시원하게 칠링되어 있었다. 식 탁 위에 피크닉 도시락을 펼쳐놓고 (드디 어!) 와인을 오픈했다. 잔에 따르자 잔잔한 기포들이 몽글몽글 올라왔다. 한강을 바라 보며 잔디밭 위에서 마셨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린 와인이 있으니 괜찮 다고 위로하며 ‘집콕 와인 피크닉’을 즐겼다.

Taste
1808 비뉴 베르드는 로레이루Loureiro 45%, 아린투Arinto 35%, 아베수Avesso 20% 등 3가지 포르투갈 청포도 품종을 블렌딩해 만든 다. 특히 아린투는 산도가 매우 높은 포도여서 라임, 레몬 등시트러스향을내는것이특징.그린와인은특유의상 큼함과 경쾌함을 살리기 위해 약간 덜 익은 포도를 수확 해 오래 숙성하지 않고 3~6개월 내에 병입하여 판매한다. 1808비뉴베르드역시깊이있는맛과향은없었지만풋 과일, 초록 사과처럼 가볍고 싱그러운 느낌이 무척 매력적 이었다.바질향올리브오일을뿌린부라타치즈를곁들여 마시니 그야말로 여름의 맛. 알코올 도수도 10.5%로 낮은 편이어서 부담스럽지 않아 쭉쭉 마시다 보니 금세 바닥이 보였다. 그게 이 와인의 단점이다. 너무 빨리 다 비워버리게 된다는 거.

Story
사실 1808 비뉴 베르드는 병에 담겨 있을땐 연한 초록빛을 띠지만, 잔에 따르면 연한 레몬빛이 나는 화이트 와인이다. 그 비밀은 와인병 색깔에 있 다. 병에 푸른색을 입혀서 노란빛의 와인을 담 았을 때 초록색으로 보이게 만든 것이다. ‘그 린 와인’이라는 이름의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일 테다. 실제로 예뻐서 사진 찍기엔 좋 지만와인을다마신뒤파란색병을보면 약간 속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화이트 와인을 왜 그린 와인이라고 부르냐 하면 이 와인이 생산되는 포르투갈 북서부 해안 지역의 DOC(와인 원산지 규정) 명 칭이 ‘그린 와인’이라는 뜻의 ‘비뉴 베르드’ 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 산되는 와인만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 듯,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만 비뉴 베르드라고 부를 수 있다. 색깔 때문이 아니라 덜 익은 포도로 만드는 어린 와인이라는 뜻에서 그린 와인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니, 와인 색이 초록색이 아니라고 너무 당황하진 마시길.

edit 고서령
photograph 박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