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aste of Gangwon
천혜의 자연에서 얻은 풍부한 먹거리. 강원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12가지 식재료를 소개한다.
오징어
한류와 난류가 만나고 수심이 깊어 오징어가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강원도, 그중에서도 주문진의 오징어가 유명하다. 동해에서는 오징어가 많이 잡혀 오래전부터 오징어젓갈을 만드는 곳이 많다. 1년생인 오징어는 단 1회 산란을 하고 수명을 다한다. 6월부터 포획을 시작해 추석 무렵 가장 통통하고 맛 좋은 오징어를 맛볼 수 있다. 2020년 올해 유독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고 하니 동해 오징어를 꼭 맛보길 권한다.
더덕
3년 정도 자라면 속에 심이 생겨 상품성이 떨어지는 밭더덕에 비해 산더덕은 심이 없고 오래 자생할수록 약리 성분이 강해진다. 오염되지 않은 깊은 산속의 토양에서
자란 더덕은 품질이 더욱 우수한데 강원도에서도 기후에 따라 질과 향이 다르다. 더덕에서 나오는 흰 유액은 벌레에 물렸을 때 바르면 빠르게 진정되는 효과도 있다. 위아래 굵기가 비슷한 게 좋은 것이며 특히 중간 크기는 연하고 향이 진하다. 생채나 장아찌, 구이, 술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해 먹는다.
고리매
고리매는 바닷가 돌에 붙어 자라는 고리맷과의 바다나물이다. 양식이 어려워 자연에서만 수확이 가능하며 겨울철에 잘 자라고 이른 봄에 채취한다. 돌김이나 파래 등을 섞어 김처럼 대나무로 만든 발에 널어 말려 먹는데 강원도민들 사이에서는 ‘누덕나물’이라고도 부른다. 말린 고리매는 들기름을 발라 불에 살짝 구워 밥을 싸 먹기도 하고 생고리매는 된장찌개에 넣어 끓여 먹기도 한다. 김보다는 거칠지만 맛이 훨씬 좋고 바다 향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고랭지 배추
11~12월이 제철이다. 일교차가 큰 대관령 일대에서 자란 배추는 조직이 단단해 김치를 담그면 쉽게 무르지 않는다. 다른 곳보다 서늘한 온도 덕에 병충해가 적어 상품성 좋은 포기 배추를 수확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었다. 특히 고랭지 배추는 섬유질이 많고 질기지 않으면서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겉잎은 짙은 녹색을 띠고 속잎은 선명한 노란색을 띠는 게 좋은 것이다. 신문지에 싸서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한다.
송어
1급수 깨끗한 물에서 자라는 냉수성 어종이다 보니 자연스레 추운 기후와 맑은 물이 있는 강원도가 송어가 살기에 자연스러운 곳이 되었다. 실제로 강원도에서는 양식하는 곳이 많을 정도로 송어를 많이 먹는다. 특유의 강한 흙내가 있어 각별한 손질 과정이 필요하다. 신선한 송어의 속살은 선명한 주황색을 띠며 지방 함량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데다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을 지녔다.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지만, 살이 단단하면서 고소한 맛이 가장 강한 시기는 겨울이다.
메밀
척박하고 비탈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데다 생육 기간이 60일 정도로 짧다. 평창 일대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며 삼각형으로 각이 진 메밀은 모서리가 뾰족하고 낟알이 잘 여문 것,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물에 여러 번 씻어 이물질을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되어 있어 영양 가치가 높고 국수, 냉면, 묵, 만두, 전병, 차 등 다양한 음식에 사용된다. 어린순은 나물로도 먹는다.
곤드레
“잎이 크고 무성해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휘청휘청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서 곤드레만드레의 곤드레라는 이름이 붙었죠. 산에 갔다가 야생 벌레나 뱀에 물렸을 때 곤드레 잎을 찧어 바르면 바로 진정될 정도로 소염 효과가 좋아요. 산간 지역에서 자생하는 곤드레 씨를 채취해 지금은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먹기 전엔 반드시 잎에 붙은 이물질을 충분히 씻어내고 먹어야 합니다.” 고은숙 원장은 곤드레의 약성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감자
평창 대관령 왕산면 대기리에서 많이 재배된다. 봄에 파종하여 하지에 수확하는 게 보통이지만 대관령에서는 가을에 수확한다. 땅속에서 수분이 빠진 상태로 숙성되기 때문에 잘 여물어 상품성이 좋다. 전분 함량에 따라 점질 감자와 분질 감자로 나뉘는데 대관령에서는 주로 분질 감자가 많이 나온다. 껍질이 두껍고 보슬보슬한 식감을 지녔다. 감자를 찌면 표면이 팡팡 터지는 것이 특징. 분질 감자는 굽거나 삶아서 먹으면 더 맛이 좋다. 강원도민들은 옥수수를 찔 때 그 위에 감자를 올려놓고 찌는데 옥수수의 단맛이 배어 맛이 더 좋다고 한다.
황태
깊은 산속 일교차가 큰 대관령은 명태를 말리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기후가 현저히 떨어졌을 때 꽁꽁 얼었다가 한낮에 잠시 녹았다가, 그렇게 수없이 반복하면서 서서히 자연 바람과 햇빛에 의해 건조되면 스펀지 같은 조직을 가진 부드러운 황태가 탄생한다. 그 과정에서 지방과 염분도 씻겨나가 담백한 맛은 덤이다. 살이 노란 것이 맛있는 황태다.
한우
드넓은 자연에서 방목하고 맑은 물을 마시게 해 스트레스 없이 사육함으로써 품질 좋은 고기를 얻기에 적합한 자연 조건을 갖췄다. 쌀쌀한 기후 덕에 체내 지방 축적률이 높아 육질이 부드럽고 향미가 뛰어나며 감칠맛과 씹는 맛이 풍부하다. 강원도에서는 한우협동조합을 운영해 혈통등록관리와 성장 단계별 사양 관리 시스템을 갖춰 우수한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횡성이 브랜드화를 잘해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강원도의 한우는 어느 지역 하나 빼놓을 수 없이 훌륭하다.
옥수수
여름에 수확하는 옥수수는 지금 제철을 맞아 가장 맛이 좋을 때다. 평지뿐 아니라 산간지대의 척박한 땅과 강원도의 기후가 옥수수를 재배하기에 잘 맞는다. 고은숙 원장은 강원도민들이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하모니카를 불듯이 먹는 방법을 소개했다. 옥수수는 색이 선명하고 단단한 것, 수염이 제거되지 않은 것을 고른다. 찰옥수수, 단옥수수, 초당 옥수수 등 종류가 다양하다.
송이
가을에 향과 영양 성분이 더 뛰어난 송이는 양양에서 많이 생산된다. 주로 20~30년 된 소나무와 참나무가 함께 있는 곳에서 송이가 많이 발견된다. 향과 식감이 뛰어나 생으로 먹거나 구이로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선별 기준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데 갓이 피지 않고 줄기가 곧으면서 길이가 8cm 정도인 것을 1등급으로 친다.
edit 박솔비
llustrate 서지연
reference 고은숙원장(강원식문화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