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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봄날, 김풍, 그리고 선술집

2015년 5월 20일 — 0

그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몇 달간 수차례의 통화 끝에 마침내 이른 봄날 오후, 그와 함께 맥주와 요리를 맛보았다.

에디터: 김옥현 / 사진: 심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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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실력은 아마추어를 훌쩍 뛰어넘은 듯한 김풍 © 심윤석

그를 인터뷰한다면 열 일을 제쳐놓고 어시스트를 해준다던 후배부터 그가 파티에 참석한다는 얘길 귀띔하면 30명의 여성은 거뜬히 부를 수 있다는 동료도 있었다. 이처럼 여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김풍 작가는 현재 웹툰 ‘찌질의역사’연재, 방송 출연, 미디어 인터뷰 등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런 이유로 홍대 인근에 사는 그는 여간해서 강을 건너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에서 진행한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의 창간 파티에 와주어 무척 감사했다는 말을 먼저 전한다. 그렇다면 그의 어떤 면이 여심을 사로잡는 원천일까. <냉장고를 부탁해> 속 허풍 이미지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여자들은 요리하는 남자들, 나쁜 남자들에 대한 동경이 있으니 말이다.

김풍은 7년 전 혼자 살게 되면서 요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그의 실력은 정형돈이 “6성급 호텔을 갖고 있다면 셰프로 고용하고 싶다”고 말했듯 아마추어를 훌쩍 뛰어넘은 듯하다. 하지만 아직 겸손하다. “굳이 따지자면 자취 요리 연구가 정도 되겠네요.” 그의 요리는 방송용이고 게다가 요즘은 끼니를 때우기 위한 요리를 하며 외식하는 날이 더 많다. 그는 주로 주변의 추천을 통해 외식 장소를 물색한다. 평생 먹을 끼니는 정해져 있으니 직접 찾다 실패한 끼니가 못내 아쉬울 수 있다는 합리적인 생각에서 출발했다. 주로 가는 곳은 집 근처로, 그의 행동반경에서 오래 살았던 김작가 등의 추천을 받는다. ‘몽로’는 지인 박준우를 통해 알게 된 이후 종종 찾는다.

“이곳은 사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어요. 확실히 맛있지 않으면 셰프가 내놓지 않는 것 같아요. 홍대 부근에서 가장 맛있는 이탈리아 선술집이죠.”

인터뷰 도중 그가 즐겨 먹는 닭튀김과 흑돼지등심이 준비되었다. 박찬일 셰프가 요리를 내며 한마디 건넸다. “김풍은 진짜 단골이죠. 그런데 진상 단골이라고 해야하나.” 그 말을 들은 김풍이 얼른 거들었다. “제가 취해서 찾아올 때가 많아서 그래요. 하하.” 최근에는 아쉽게도 연재 때문에 술을 멀리하고 있단다. 마지막으로 여심을 사로잡을 만한 비장의 메뉴가 있냐고 물었다.
“요리보다는 술이죠. 칵테일은 특히 퍼포먼스가 있으니 효과가 더 좋은데 그런 술을 몇 가지 만들 줄 알아요. 특히 B-52와 같은 술은 한 방에 훅 보낼 수 있죠. 하하.”

그가 여심을 사로잡은 비결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Small Talk

몽로의 베스트 디시는 무엇인가?
1. 닭튀김. 가라아게 느낌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육질이 부드러우며 겉에 입힌 라이스페이퍼도 바삭해 식감을 업그레이드시켜준다.
2. 스지랑 함께 익혀서 나오는 곱창스지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냉장고 속엔 무엇이 들어 있나?
달걀, 우유, 치즈, 케첩과 같은 일반적인 것들이다. 마스카르포네 치즈로 티라미수를 만들거나 파르메지아노 레지아노나 고다, 체다 치즈 등을 빵 속에 넣고 녹여 먹는다.

그 외 추천 맛집은?
최근에는 연희동과 연남동을 자주 가는데 중식을 좋아해 진진, 목란을 자주 찾는다.

로칸다 몽로(Locanda 夢路)
박찬일 셰프가 이끄는 선술집. 이탈리아 요리를 기반으로 한 안주와 술을 아늑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7길 18 
› 오후 6시~오전 1시
› 02-3144-8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