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의 명품 사과를 찾아서.
edit 김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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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奉化郡
봉화군은 경상북도 최북단에 있는 군이다. 면적 1201km²로 서울의 두 배에 이르지만 인구는 3만2300명(2019년 10월 기준)으로 인구 밀도 전국 최하위이다. 1km²당 27명이 거주하고 있어 같은 면적에 1만6200명이 살고 있는 서울과 비교하면 1/600 수준이다. 대부분 지역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에 속한 산지로 수도권에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단점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경관 또한 수려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신라 시대에 창건된 청량사와 청량산도립공원이다. 봉화 닭실마을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조선 최고 길지吉地로 언급하면서 인문지리를 공부하는 건축학도들이 힘들게 찾아가는 곳이다. 봉화 특산물로는 자연송이와 한약우, 산지에서 키운 사과, 고추, 수박, 표고버섯, 잡곡 등의 청정 농산물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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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사과 농원
귀농 10년 차 박규리, 노광호 부부가 운영하는 사과 농장. TV 방송을 보고 찾아와 우연히 만난 곳이 봉화군 명호면 만리산 중턱 해발 700m 고지의 관창리 땅이다. 눈앞에 청량산이 바라보이는 매력에 흠뻑 빠진 부부는 2000평 땅을 구입하고 무작정 이곳으로 이주했다. 남의 집 문간방에 살면서 이 땅에 사과나무를 심고, 자신들이 살 집 또한 지었다. 700m 청정한 고지대에 위치한 민들레 농원은 새벽 일출부터 저녁 일몰 때까지 하루 종일 햇볕을 받는 축복의 땅이다. 이곳에서 농사와 사과나무에 대한 지식 없이 시작한 사과 농장은 모든 것을 이웃들에게 묻고 배우는 일이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노광호 씨가 가장 잘한 일은 사과 농사를 시작한 후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화학비료를 주지 않은 일이다. 10년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품질의 사과를 키워낼 수 있을까 여러 방안들을 궁리해보니, 결국 땅이 건강해야 사과나무가 건강하고, 좋은 품질의 사과가 열린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잘 몰랐지만 자연 상태에 가깝도록 우직하게 키운 사과나무들은 이웃 농장 사과보다 훨씬 뛰어난 맛과 품질의 사과를 맺는다. 초보 농부였던 그를 가르쳤던 이웃의 선배 농부들은 민들레 농원의 사과를 품평하며 어떻게 하면 이런 좋은 사과를 키워낼 수 있는지 거꾸로 묻는다. 그러나 화학비료와 농약을 주며 손쉽게 키워온 자연의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민들레 사과 농원이라는 이름도 사과나무들 사이에 자라는 풀들을 그냥 내버려두었더니 봄철에 민들레가 많이 피어나 붙인 이름이다. 풀을 제거하지 않는 자연 농법은 이름 모를 풀들이 사과나무들 사이에서 자라며 질소에 민감한 사과나무들의 땅속 질소 함량을 적당히 조절해준다.
사과 원산지로 알려진 캅카스 지방 조지아 여행에서의 경험. 당시 우리를 안내했던 나티아Natia라는 젊은 여성은 한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말이 유창한 재원이었다. 그녀가 한국에서 겪었던 경험담은 ‘슈퍼마켓에 과일을 사러 갔는데 사과의 모양, 색깔, 크기가 모두 똑같아 놀랐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조지아에서 필자가 경험한 것은 ‘수북이 쌓아놓은 사과의 모양, 색깔, 크기가 모두 제각각이었다’. 원산지에서 맛본 사과는 당도가 낮고, 신맛과 향이 강해 자연이 빚은 상태 그대로였다. 민들레 농원의 사과는 자연이 가꾸는 특성들과 이에 최적화된 당도를 지닌 명품 사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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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농부의 합작품
태백산맥 남쪽 고랭지에 자리 잡은 민들레 사과 농원은 공기가 맑고 신선한 기후 덕에 병해충 발생이 적다. 이곳에서 약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퇴비를 많이 주는 친환경 농법으로 사과나무를 건강하게 가꾼다. 햇빛을 많이 받는 고지대의 특성상 밤과 낮의 기온 차가 커 사과의 당도가 높다. 또한 색택이 선명하고 고우며 육질이 단단하고 치밀해 저장성 또한 높다.
농부는 매년 7월이 되면 사과 열매에 봉지를 씌운다. 2중으로 된 봉지 숫자는 10만 개. 8월 중순에 겉봉지를 벗기고, 일주일 후 속봉지도 벗기는데 모든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한다. 이처럼 자연의 혜택과 농부의 정성으로 키운 민들레 농원 사과는 맛, 향, 식감이 뛰어난 명품일 수밖에 없다. 흔히 하는 말로 먹어본 사람과 경험해보지 못한 소비자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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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일 사과
사과는 전 세계에서 토마토, 바나나, 수박 다음 네 번째로 소비량이 많은 과일(2018년 기준 8463만 톤)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수확량 1위인 품목(2019년 추정 50만7000톤)이다. 2018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일 선호도에서 국민 네 사람 중 한 명인 25.3%가 사과를 1위로 꼽아 사과는 명실상부한 국민과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과 재배의 역사는 길다. 서양에서는 4000년 이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캅카스 지역이 원산지로 생각된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전파된 과실은 능금(중국)이 되고, 서쪽으로 가져간 과실은 사과(유럽)로 지역 풍토에 적응해 재배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시대 중기 청나라를 방문했던 사신들이 능금을 가져와 키우기 시작했고, 사과는 구한말 서양 선교사와 일본의 농업 이민자들이 들여오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에 대구 근방에 사과나무들을 집중적으로 심어 ‘대구 사과’의 명성이 시작되었다. 이후 대구 사과는 기후 온난화로 인한 사과 재배지의 북상北上과 도시 개발로 급격히 줄어들고, 현재는 경상북도 북쪽 지방인 안동, 영주, 청송, 봉화가 국내 최대의 사과 재배지가 되었다.
“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 away!(하루 한 개 사과를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서양 속담처럼 사과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칼로리가 적고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관에 쌓인 유해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내보내고 유익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또한 칼륨은 몸 안의 염분을 배출시켜 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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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농원 명품 사과
자연과 농부의 합작품인 민들레 농원 사과는 매년 자연조건에 따라 사과의 품질이 조금씩 달라진다. 노광호 대표는 올 한 해 동안 잦은 비와 태풍 탓에 사과 맛이 예년만 못하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거칠었던 한 해의 자연조건, 기후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것이 2019년 늦가을에 수확하는 사과다. 대부분을 수출하고 남은 수량이 많지 않은 민들레 농원 자연주의 명품 사과는 시기가 지나면 더 이상 맛볼 수 없는 것이 매력이다.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가 선정한 12월 지역 명품 식재료
껍질째 먹는 봉화 명품 사과를 12월 한 달 특별 테이스팅 기회를 드립니다.
특상품 10kg 60,000원/5kg 35,000원(배송비 포함)
생 사과즙 50포 30,000원/100포 50,000원(배송비 포함)
주문방법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 제철 명품 푸드마이스터(kks@ag.co.kr, 010-8699-8065,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에게 문의하시면 상담해드립니다.
봉화 자연주의 명품 사과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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