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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타이완 2박 3일 미식 여행

2015년 5월 7일 — 0

타이완으로 2박 3일 미식여행을 다녀왔다. 아리산, 르웨탄, 타이중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중서부 지역의 매력을 함께 경험해보자.

에디터: 이진주 / 사진: 심윤석 / cooperation: 타이완관광청(www.tourtaiwan.or.kr)

1st Day
아리산, 시간이 멈춘 자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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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고산 열차 중 하나인 아리산 삼림열차

타이중 공항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아리산阿里山(www.alinsa.net)은 해발고도 2000m가 넘는 18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지역 일대를 일컫는다. 숙소가 있는 아리산역 부근으로 가는 길,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펀치후(奮起湖)에 들렀다. 펀치후는 해발 2100m 지점에 위치한 오래된 산간마을로 과거에는 고산을 오르는 증기기관차에 물과 석탄을 보급하고, 인부들이 도시락을 먹기 위해 머무는 기지 역할을 했다. 지금은 도시락을 별미로 판매하며 여행객들에게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펀치후 입구로 들어서면 곳곳에서 도시락 가게들의 대형 간판을 볼 수 있다. 도시락은 식당마다 사용하는 용기나 재료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밥 위에 다양한 반찬을 올려주는 덮밥 형태로 나온다. 그중에서도 전통 방식으로 도시락을 판매한다는 아랑테즈루삐엔땅(阿鐵支路便當, rice.okgo.tw)으로 향했다. 이곳은 과거 인부들에게 제공했던 나무 그릇과 같은 그릇을 사용하며, 밥과 삶은 완두콩, 기름에 볶은 죽순, 우롱차와 간장에 조린 삶은 달걀 등이 기본으로 나온다. 여기에 주문에 따라 달콤하고 짭조름하게 간장 양념해 석쇠에 구운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얹어준다. 먼저 선명한 연두색 완두콩을 먹으니 입안 가득 달큼한 즙이 배어나와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별다른 조미 없이 불에 볶은 각종 채소의 식감도 좋다. 향신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소금으로 적당하게 간해 여행객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120뉴타이완달러(NTD)로 가격도 저렴하다.

식사 후에는 펀치후 전통시장과 펀치후역을 둘러봤다. 달걀을 간장에 오래 익혀 표면을 딱딱하게 만든 티에딴(鐵蛋), 뼈 없는 닭발을 양념한 펑쭈아(鳳爪)등 다채로운 먹거리를 판매하는데 시식도 가능하다. 음료를 판매하는 가게도 눈에 띄는데 즉석에서 갈아주는 토마토주스의 맛이 궁금해 주문했다. 고산지대에서만 자란다는 나무 토마토는 주먹보다 작은 동그란 모양으로 과즙이 많고 시지 않아 걸어다니며 시원하게 마시기 좋았다.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아리산역 부근에 조성된 아리산국가삼림유락구 거목군잔도(阿里山國家森林遊樂區-巨木群棧道)를 둘러보기로 했다. 하늘을 향해 끝없이 뻗은 울창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숲속으로 600m 정도의 산책로가 펼쳐진다. 폭 6m 이상, 수령 800년 이상 된 거목 36그루가 특별 관리 중에 있으며 나무마다 번호가 붙어 있어 산책 중 쉽게 찾을 수 있다. 습기가 많아 나무며 돌에 푸른 이끼가 잔뜩 낀 숲은 마치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신비로운 숲속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말이 필요 없이 자연과 교감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신목역이 보인다. 30분 정도의 산책을 마치고 신목역에서 기차를 타면 출발지인 아리산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아리산은 일출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일출 시간에 맞춰 아리산역에서 출발하는 주산 일출 열차를 타고 주산 전망대로 가보자. 해발 2484m 높이에 있는 주산 전망대에서 장엄한 일출과 함께 멋진 운해를 감상할 수 있다. 울창한 숲을 빠져나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아리산역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러예(樂野)촌 아짱의 집(阿將的家, www.ajong.com.tw)을 찾아갔다. 아짱의 집은 아리산 지역 추족(鄒族) 원주민인 아짱이 20년간 손수 추족의 전통 가옥 형태로 재건한 민박집이다. 이곳에서는 투숙객에게 추족이 일상적으로 먹는 식사를 제공하는데, 특별히 초대를 받아 방문했다. 이 지역 특산물인 고구마를 넣고 지은 흰 쌀밥이 가마솥 안에서 모락모락 김을 뿜으며 손님을 맞았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식당에 앉으니 금방 만든 음식들이 하나둘 식탁에 올랐다. 산돼지 껍질을 간장에 양념해 불에서 빠르게 볶은 돼지껍데기볶음과 이 지역 토종닭으로 만든 삶은 닭 요리, 삼겹살숯불구이, 달걀 요리 등이 푸짐했다. 생각보다 향신료의 향이 강하지 않고 간도 약한 편이라 원주민 음식에 대한 편견이 일순간 사라졌다. 요리는 모두 아짱의 아내인 매화씨가 맡아 하는데, 특별한 조리법이 있는 건 아니고 이곳에서 자란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맛을 살려 요리한다고 했다. 아짱의 집에서는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운영하는데 숙박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아짱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요요바스 추족문화원(優遊斯鄒族 文化園, www.yuyupas.com)이 조성되어 있다. 예로부터 아리산 일대에 거주해온 추족 원주민들의 문화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공연이 열리며 이들이 만든 차와 커피 등의 상품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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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짱의 집에서 맛본 추족의 전통 요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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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릇에 담긴 펀치후 도시락

2nd Day
르웨탄, 반짝이는 호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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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을 타고 호수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르웨탄

산과 운해를 충분히 감상했다면 맑은 물이 시원하게 펼쳐진 호수 마을 르웨탄(日月潭)으로 가보자. 아리산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인 르웨탄은 호수의 북쪽은 둥근 해, 남쪽은 초승달을 닮은 지형이라 해서 해와 달의 호수로 불린다. 아름다운 호수 주변으로 현장사, 문무묘, 자은탑 등 문화유적지가 많아 타이완에서도 으뜸가는 관광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한눈에 르웨탄 호수를 보고 싶다면 케이블카를 추천한다. 르웨탄 케이블카(www.ropeway.com.tw/en/en_menu.php)는 구족 문화촌 테마파크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길이 187km, 최고 높이 해발 1044m로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이동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 아름다운 르웨탄 호수와 산등성이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구족 문화촌 테마파크를 감상하지 않을 경우 반대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돌아오면 된다.(케이블카 왕복 티켓 청소년·성인 300NTD, 유아 250NTD.) 르웨탄 케이블카에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이다사오 마을은 르웨탄에 거주하는 원주민인 사오족(邵族)이 사는 마을로 음식점, 기념품 상점, 특산품 등을 파는 상가를 만나볼 수 있다. 홍차에 재운 소시지, 대나무 숯으로 구운 땅콩 등이 이곳의 대표 명물로 구입이 망설여진다면 시식 코너를 이용해보자. 이곳에 과일로 만든 이색 요리로 소문난 펜션 겸 레스토랑 푸하오췬(富豪群, www.fhsml.idv.tw/fac)이 있어 점심식사를 할 겸 방문했다. 여러 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의 대표메뉴 과일 정식 코스를 주문했다. 첫 번째로 나온 버섯 볶음은 이 지역에서 나는 표고버섯을 타이완에서 즐겨 사용하는 소스인 사차장(沙茶醬)에 볶아 스자터우(釋迦頭), 망고 등 계절 과일을 곁들여 먹는 요리다. 부처님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인 스자터우는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수분이 많은 과일로 짭조름하게 볶은 버섯과 조화를 이뤘다. 여주의 속을 파내 짭조름하게 삶은 달걀과 함께 볶은 여주볶음도 별미였다. 여주의 쓴맛을 줄이기 위해 달콤한 과자를 위에 뿌리고 사과와 비슷하게 생긴 과일인 리엔우(蓮霧)를 곁들여 아삭한 맛을 더했다. 껍질을 벗긴 오렌지에 반숙한 달걀을 넣은 오렌지소스를 뿌린 요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지만 과일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과일 요리 외에도 대만 초대 총통 장제스(蔣介石)가 즐겼다고 해서 이름붙인 민물고기 총통어로 만든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소흥주를 넣고 찐 생선 요리로 비린내가 전혀 없고 살이 부드럽다.(과일정식 10인 기준 6,380NTD.)

르웨탄을 좀 더 둘러보기 위해 푸하오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다사오 부두로 갔다.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면 맞은편 쉐이서 부두까지 약 30분 소요되며, 여유롭게 호수 주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쉐이서 부두에 내려 상점가를 지나면 자전거길이 보인다. 르웨탄의 자전거길은 2012년 CNN이 선정한 세계 10대 아름다운 자전거길 중 하나다. 자전거길 초입을 비롯해 분기점마다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자전거를 타고 자유롭게 르웨탄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보다 여유롭게 르웨탄의 호수를 감상하고 싶다면 쉐이서 부두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호텔&리조트 더 랄루(www.thelalu.com.tw)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것도 좋다. 호수가 보이는 아시안 브라세리 에서 르웨탄의 품질 좋은 홍차와 전문 파티셰가 만든 다채로운 티 푸드를 곁들이며 호수를 감상할 수 있다.(애프터눈 티는 오후 3~5시 사이에만 운영한다. 680NTD. 세금 10% 별도.)

여유가 있다면 르웨탄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인 푸리지역을 방문해보기 바란다. 푸리는 타이완 전통 술인 소흥주 공장과 맥주 공장이 있을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선물상자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의 푸리 종이 공장(造紙龍手創館, www.pulipaper.com/diy)은 각양각색의 종이와 포장지를 생산해 65개 국에 수출하는 곳이다. 특허 받은 골판지로 만든 인형과 각종 생활용품을 전시 판매하는 것은 물론 직접 종이 인형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요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아이들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입장료 50NTD)

푸리 종이 공장을 둘러본 뒤 저녁 식사를 위해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진두 레스토랑(金都餐廳, www.jindu1994.com)으로 향했다. 이곳은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다채로운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주인장 내외가 직접 요리를 테이블 위에 올려주고 먹는 방법도 상세히 설명해줄 만큼 친절하다. 첫 번째로 나온 요리는 예쁜 여자의 다리를 닮았다 하여 ‘미인 다리’라고 불리는 채소 교백순(白荀)이다. 이 지역에서 만나는 채소로 언뜻 죽순처럼 보이지만 죽순보다 가늘고 길며, 부드럽고 수분이 많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 뒤 마요네즈를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밥도 예사롭지 않다. 해발 2000m에서 재배한 쌀에 돼지고기와 수제 햄을 넣고 지은 밥은 간장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데 찹쌀로 지은 것처럼 찰기가 있고 고소하다. 여주 요리도 별미다. 여주 속을 파내고 바삭하게 튀긴 뒤 삭힌 오리알의 노른자만 으깨 여주와 함께 볶는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하면서 짭 조름한 맛이 어우러져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절로 들었다.(향토 음식 코스 1인당 456N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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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티푸드를 즐길 수 있는 호텔&리조트 더 랄루의 애프터눈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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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다리’라고 불리는 채소 교백순으로 만든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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