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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호]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19년 7월 31일 — 0

무수히 많은 레스토랑 사이에서 길 잃은 미식 여행자에게 오아시스가 되어줄 8월 신상 레스토랑.

다락방 속 비밀 양식 레스토랑

을지다락

어릴 적 다락방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것이다. 작은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면 포근하고 아늑한 새로운 공간이 나타나는 다락방. 마치 나만의 비밀을 간직한 아지트 같은 곳 말이다. 요즘 힙스터들의 성지, 을지로에도 아지트 같은 양식 레스토랑이 살며시 문을 열었다. 바로 을지다락이다.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웨이팅을 할 만큼 인기가 남다르다. 건물 4층에 위치한 을지다락은 3층의 작은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면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다. 매장 자체가 옛날 주택의 다락방과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레스토랑 이름도 을지다락인 것이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로 친숙하지만 새로운 모습과 맛을 가진 디시들을 제공하는 이곳은 클래식한 메뉴에 새로운 시도로 을지다락만의 재해석을 끊임없이 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크리미하고 묵직한 크림소스를 베이스로 하는 크림파스타에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부분을 붉은 파프리카 파우더를 듬뿍 뿌려 매콤한 맛을 더해 맛의 균형을 맞췄다. 또한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이 대다수인 이곳에서 와인 대신 소주와의 페어링을 권하고 있다. 소주라는 말에 대부분의 손님은 약간의 거부감과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한 번 맛을 보면 묘한 궁합에 빠져든다. 옛 모습과 현대적인 모습이 공존하는 을지로의 을지다락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일상의 낭만을 환기해보자.

· 다락오무라이스·샥슈카 1만4000원씩, 매콤크림스파게티 1만5000원
· 서울시 중구 수표로10길 19 4층
· 매일 오전 11시~오후 3시, 오후 5시~10시
· 070-8844-4484

완벽하게 정제된 한식 파인다이닝

주옥

신창호 셰프의 지휘 아래 움직이는 주옥이 청담동에서 소공동 더플라자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주옥珠玉은 ‘구슬과 옥과 같이 매우 아름답고 귀한 음식을 담아낸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좋은 음식은 좋은 식재료와 그것을 대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신창호 셰프는 제철 맞은 신선한 식재료를 찾아 정성을 들여 조리하고 완벽한 것만 손님에게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요리한다. 주옥은 600년 고도의 서울 한가운데에서 한국 음식의 굵은 뼈대가 되는 장醬과 식초를 활용하여 한국의 사계절을 고스란히 음식에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신창호 셰프의 사계절은 항상 바쁘다. 전국 각지를 발품 팔아 찾아낸 최고의 식재료로 최상의 맛을 노련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진주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들깨로 짠 들기름, 주옥만의 발효 기법으로 만들어낸 30여 가지의 식초는 주옥의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연이다. 음식의 주재료뿐만 아니라 음식을 완성시켜주는 다양한 요소까지 일일이 손수 만들고 통제하는 완성도 높은 플레이트는 신창호 셰프의 완벽함을 보여준다. 특히 전복소라에 직접 짠 생들기름을 함께 곁들여 먹는 ‘들기름’은 감히 주연이 생들기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신창호 셰프의 손에서 고도로 정제된 한국의 여름을 눈과 입에 한가득 담아보길 바란다.

· 런치 코스 7만원, 디너 코스 14만원
· 서울시 중구 소공로 119 더플라자호텔 3층
· 매일 정오~오후 3시, 오후 6시 30분~10시 30분
· 02-518-9393

다채로운 딤섬의 향연

홍롱롱

홍콩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하면 바로 딤섬이다. 한국에서는 만날 수 있는 딤섬 종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최대한 다양한 딤섬을 경험하고 온다. 하지만 여행 끝엔 항상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고 더 많은 딤섬을 맛보지 못한 후회가 밀려온다. 이런 미련을 해결해줄 곳이 서울 익선동에 생겼다. ‘딤섬의 여왕’이라 불리는 정지선 셰프가 운영하는 딤섬 전문 레스토랑이 오픈한 것. 익선동답게 한옥의 골격을 그대로 살린 채 통유리를 통해 딤섬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홍롱롱은 누가 봐도 딤섬 전문점이다. 딤섬 피를 반죽하는 모습, 딤섬을 빚고,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맛있게 쪄지는 딤섬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홍롱롱의 문턱을 넘고 싶을 것이다. 일반적인 샤오룽바오, 쇼마이, 교자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채로운 딤섬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이곳을 방문할 때에는 위장의 크기를 최대한 키우고 가야 한다. 많은 딤섬 중 무얼 먹을까를 고민하기보다 그 메뉴들을 하나씩 다 맛보는 편이 현명하기 때문. 중국, 홍콩 등 현지를 여행하면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기반으로 메뉴를 구성하는 정지선 셰프는 3000여 종이 넘는 딤섬을 기간별로 바꾸어 선보일 예정이다. 단 한 입만으로 모든 설명을 대신하는 정지선 셰프의 딤섬을 홍롱롱에서 만나보자.

· 토마토탕면 8000원, 왕눈이 포자·마라 찜교자 7000원씩
·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33-7
· 매일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9시 30분
· 02-741-1339

진정한 제주 돼지고기의 맛

크라운돼지

예전부터 이상할 만큼 제주도에서 먹는 돼지고기의 맛은 더 고소하고 풍미가 깊었다. 그 맛이 육지의 돼지와는 달랐다. 그런데 요즘에는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도 돼지의 맛을 육지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맛도 상향 평준화된 듯하다. 이에 제주 돼지라고 다 같은 맛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셰프가 있다. 바로 송훈 셰프다. 최상의 고기를 찾기 위해 제주도를 수없이 방문한 송훈 셰프는 ‘난축맛돈’이라는 돼지를 찾았고, 신사동 크라운돼지에서 그 맛을 선보이고 있다. 난축맛돈은 천연기념물 제550호인 제주 흑돼지와 개량종인 랜드레이스를 교배해 탄생시킨 종으로 근내지방 함량이 일반 돼지에 비해 5배 정도 높다. 그래서 고소함과 감칠맛이 뛰어나다. 크라운돼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난축맛돈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셰프가 직접 초벌하고 손님 앞에 도착할 때까지 훈연할 수 있는 특별한 서빙박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맛과 향이 가득한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으며, 다른 곳에선 접할 수 없는 새로운 맛의 영역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기본 메뉴로는 제주 전통 음식인 몸국이 제공되는데, 돼지 뼈로 장시간 끓여 깊고 진한 맛이 제주 현지에 못지않다. 고기와 함께 먹어도, 술 한잔과 함께해도 궁합이 그만이다. 송훈 셰프의 야심작 크라운돼지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전혀 다른 제주 돼지고기의 맛을 선사한다.

· 셰프의 선택 A(480g) 4만원, 크라운 볶음밥 4000원
·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17-1
· 매일 오후 5시~자정, 일요일 오후 5~10시
· 02-512-5700

edit 김원정(프리랜서) — photograph 류현준, 강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