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People

덴마크 Vipp의 수석 디자이너 모르텐 보 옌센 인터뷰

2019년 5월 15일 — 0

덴마크 Vipp의 수석 디자이너 모르텐 보 옌센이 빕 키친의 국내 론칭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빕 키친의 한국 론칭을 축하한다. 한국 방문은 처음인가.
그렇다. 중국, 일본을 거쳐 한국에 왔다. 짧은 일정 때문에 여러 곳을 다니지 못해 아쉽지만 서울은 세련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빕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빕은 스칸디나비아에서 휴지통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다. 80년 전, 남편이 아내를 위해 만들어준 스테인리스 소재의 휴지통이 빕의 시작이다. 이후 대다수 병원에서 빕의 휴지통을 사용했다. 그래서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빕의 휴지통을 보면 자연스레 의사를 떠올린다.(웃음) 휴지통 브랜드라는 인식을 깨는 것이 쉽지 않았다.

빕에서는 어떤 제품들을 만드나.
욕실 액세서리부터 조명, 키친 용품, 테이블, 소파, 러그, 라운지 의자 등이 있다. 빕의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인 셸터도 선보이고 있다.

휴지통에서 시작했는데,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까지 확장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가.
아마 뛰어난 내구성으로 새 휴지통을 사러 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빕의 휴지통은 8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빕이 가진 디자인 철학을 다른 제품을 통해서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빕의 디자인 철학이 궁금하다.
Vipp takes pride in being untrendy. 유행을 따르지 않는 디자인이다. 유행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색깔이나 소재에서 유행을 좇지 않는다. 빕의 디자인은 다소 심심하고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막상 써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휴지통도 80년이 됐지만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았고, 바뀐 부분은 순전히 기능성 때문이다. 지금 유행하는 마블, 브라스 소재로 부엌을 꾸민다면 몇 년 뒤 당신은 아마 또다시 이곳을 리모델링해야 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인가.
스칸디나비아의 기능주의가 디자인적으로 잘 융합되는 것이다. 소재를 예로 들면 스테인리스 스틸, 파우더 코팅 마감, 섬세한 고무 디테일까지. 각각의 디테일은 모두 기능적인 요소에 맞춘 것이다. 빕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군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빕 키친은 디자인이 화려하지 않아 다소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막상 써보면 그 이상을 느낄 수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가장 중시한다.

빕 키친은 모듈화된 구성 때문인지 하나의 독립된 가구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렇다. 붙박이는 집의 구조에 맞게 견적을 내고 배전, 배수 등 계산해야 할 것이 많지만 빕 키친은 그런 수고가 필요 없다. 기성복 같은 주방 가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대신 싱크나 후드, 쿡탑 등은 원하는 구성에 맞게 주문이 가능하다. 모든 제품이 고객의 주문에 맞게 덴마크에서 완제품으로 조립되어 배송된다. 모듈화 구성 덕에 전세계로 배송하기에도 편리하다.

빕 키친은 어떤 브랜드가 되길 바라나.
우리는 사람들이 주방 전부를 빕의 제품으로 꾸미길 바라지 않는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들과 잘 어우러졌으면 한다. 한 예로 오래된 프랑스 대저택의 주방에 모던한 빕 키친이 설치됐는데 오래된 것들과도 무척 잘 어울렸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대를 이어 사용할 수 있는 주방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셸터를 꾸미면서 가구 카테고리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라운지 체어, 소파, 다이닝 체어 등 아직 카테고리에 없는 가구가 많아 향후 몇 년간은 가구 디자인에 집중할 예정이다.

원하는 쿡탑으로 빌트인이 가능한 빕 키친의 스테인리스 상판.
원하는 쿡탑으로 빌트인이 가능한 빕 키친의 스테인리스 상판.
빕의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빕 셸터의 모습.
빕의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빕 셸터의 모습.
빕 키친으로 꾸민 아름다운 주방.
빕 키친으로 꾸민 아름다운 주방.
브랜드의 모태가 된 빕의 휴지통.
브랜드의 모태가 된 빕의 휴지통.
각각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어 하나의 가구 같은 인상을 준다.
각각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어 하나의 가구 같은 인상을 준다.

edit 김민지 — photograph 양성모 — cooperate 이노메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