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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자우마 비아르네즈 인터뷰

2019년 3월 20일 — 0

나물 요리와 쌈장을 즐기는 셰프 자우마 비아르네즈는 한국의 전통 장에서 미래의 푸드 트렌드를 찾는다.

13년간 스페인 알리시아 연구소의 수석 셰프로 여러 연구들을 진행했다고 들었다.
알리시아 연구소는 셰프 및 과학자들이 협업하는 비영리 단체로 주요 목적은 사회 기여다. 사람들이 올바른 식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식품 업체와 함께 어떤 제품이 사회에 도움될 수 있는지 논의하고, 병원에서 특이식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환자식 연구도 진행했다.

페란 아드리아의 엘 불리에서도 5년을 지냈는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세계 곳곳으로 출장 다닐 기회가 많았다. 대부분 유명한 파인다이닝에서 식사 대접을 받았는데 페란 아드리아는 현지 고유의 음식을 찾아 맛보는 것을 더 좋아했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면 엘 불리 팀끼리 모여 로컬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그래서 저녁은 늘 두 번씩 먹었다.(웃음)

한국에서도 로컬 레스토랑을 많이 찾아다녔나.
물론이다. 이번이 여덟 번째 한국 방문인데 나물을 정말 좋아해 산 주위에 자리한 식당을 많이 다녔다. 채소의 뿌리, 잎을 사용해 이토록 다양한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한식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밥상에 깔린 수많은 반찬 접시들을 보고 놀랐다. 밥상에 앉은 사람이 젓가락을 이용해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조합할지를 결정한다. 같은 상에 함께 앉아 있지만 각자 먹는 음식이 다른 것이다. 먹으면서도 요리를 하는 것 같았다.

한식진흥원 한식문화관에서 주한 외국 인사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한식진흥원 한식문화관에서 주한 외국 인사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의 장은 맛이 풍부하고 복합적이며 깊은 맛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장이 채소와 어우러졌을 때 내는 맛을 좋아한다. 주변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도 콩 발효 문화가 있지만 한국만의 특별함이 있다. 한국인은 익숙해서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확연히 다른 향을 띤다. 또한 콩 발효 소스는 특히 채소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한식에 콩을 발효한 간장, 된장 등 콩 발효 소스를 더해 만든 채소 요리인 나물, 장아찌, 김치 등 다양한 요리가 발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한식의 깊은 맛은 서양의 깊은 맛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한식의 깊은 맛은 콩 발효, 즉 채소에서 유래한 순식물성이지만 서양은 동물성 요소인 스톡을 사용한다. 서양의 깊은 맛 요소에는 식물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채식 트렌드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최근 스페인에서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들었다. 지금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클래스와 세미나를 진행하며 한국의 콩 발효를 알리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또한 콩 발효 소스인 연두가 그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특히 편식하는 아이들이 콩 발효 소스로 볶은 브로콜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았을 때 감회가 남달랐다.

이번에 여러 국가의 대사관과 주재원 등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 콩 발효에 대한 특강을 열었는데, 반응이 어땠나.
한국 콩 발효는 글로벌 채식 트렌드의 솔루션이다. 채식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콩 발효 소스이기 때문이다. 연두를 사용한 후무스, 버섯 웰링턴 파이 등을 만들었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앞으로의 식문화는 어떻게 변모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바로 지속 가능성이다. 과학 저널에서도 육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환경 오염과 비용 등으로 인한 지구의 자원 구조 때문이다. 대체육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지만 무엇보다 채소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세계 곳곳에서 채식을 주목하고 있다. 20년 뒤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먹거리가 우리의 식탁 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삶은 병아리콩과 레몬즙, 다진 마늘, 올리브유에 연두를 넣고 곱게 갈아 만든 후무스.
삶은 병아리콩과 레몬즙, 다진 마늘, 올리브유에 연두를 넣고 곱게 갈아 만든 후무스.
마늘과 올리브유 베이스의 연두 올리오.
마늘과 올리브유 베이스의 연두 올리오.
삶은 가지와 마늘, 연두를 넣고 갈아 만든 바바 가누쉬.
삶은 가지와 마늘, 연두를 넣고 갈아 만든 바바 가누쉬.

edit 김민지 — photograph 최준호(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