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DiningExplore

[2019년 3월]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19년 3월 4일 — 0

꽃샘추위에 몸은 움츠려도 미각만큼은 곤두세운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에서 선정한 3월의 신규 레스토랑.

장인정신을 담은 후토마키 전문점

대막

갖가지 횟감과 튀김, 채소를 밥과 김 위에 올린 뒤 말아 한입에 먹는 후토마키는 스시야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메뉴였다. 스시가 한바탕 훑고 지나간 자리에 오색찬란한 자태로 놓이는 한 점이 늘 그렇게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달래줄 후토마키 전문점이 도산공원에 문을 열었다. 스시야를 연상시키는 카운터 좌석과 테이블 좌석을 모두 갖춰 고급스러우면서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캐주얼한 분위기를 지향한다. ‘크게 말아주다’는 의미처럼 대막의 후토마키는 아나고, 참치, 교쿠, 날치 알, 새우튀김, 박고지, 시소, 아보카도, 오이, 단무지, 와사비가 풍성하게 들어간다. 특히 후토마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교쿠(다시마키)는 달걀에 새우 살과 마를 갈아 넣어 카스텔라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난다. 김 또한 서천에서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급 스시 김만을 사용한다. 많은 재료 때문에 프렙은 물론, 한 줄을 마는 데도 일반 김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다. 후토마키와 곁들여 먹기 좋은 소바도 특별하다. 소바에 직접 만든 바질 페스토와 수란을 넣어 비벼 먹는 바질소바는 대막의 주방을 이끄는 강석현 셰프가 직접 개발한 메뉴로 파스타를 연상시킨다.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아부라소바는 닭 껍질을 장시간 끓여 만든 기름에 다레 장과 가쓰오부시, 사바부시, 수란 등을 넣고 비벼 먹는다. 이외에도 오늘의 사시미와 오키나와 생맥주, 하이볼 등을 갖춰 퇴근길 한잔을 걸치기에도 좋을 듯하다.

· 후토마키 한 줄(10pcs) 3만원, 후토마키 ½ 1만6000원, 바질소바·아부라소바 8000원씩
·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6길 75
· 정오~오후 3시, 오후 5시 30분~9시
· 02-516-5056

일본 정통 튀김의 새로운 발견

텐푸라 후루야

광화문의 갓포 후루야가 일본식 튀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청담동의 텐푸라 후루야로 재탄생했다. 후루야라는 상호는 이곳의 셰프 이름을 딴 것이다. 도쿄와 오사카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38년 근무한 경력의 후루야 셰프는 특히 하얏트 리젠시 오사카에서 근무할 당시 해외에 일본 요리를 알리고자 마음먹었다. 한국에는 갓포 후루야가 오픈한 2013년에 처음 들어왔다. 지난 6년 사이 한국인 손님들의 일본 요리에 대한 지식 수준이나 관심이 늘었다며 기뻐하는 후루야 셰프는 일본 정통 튀김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저녁 오마카세 코스에는 총 19가지의 요리가 나온다. 입맛을 돋우는 전식인 사키즈케로 시작해 튀김과 사시미, 튀김과 오늘의 요리, 또다시 튀김과 식사가 번갈아가며 서브되고 디저트로 마무리된다. 우니를 일본의 깻잎인 시소로 감싸 튀긴 것이나 홋카이도산 가리비에 이탈리아 움브리아 지역의 트러플을 곁들인 튀김, 갑오징어튀김에 캐비아를 올린 것, 유부 안에 명란젓을 넣어 튀긴 것 등 재료 간의 조화를 고려하면서도 새로운 종류의 다양한 튀김 요리를 시도하고자 노력했다. 일본의 정통 튀김 요리를 선보이고자 하면서도 카망베르 치즈를 하몽으로 감싸 튀기는 등의 도전도 서슴없다. 그러니 튀김을 코스 요리로 먹으면 질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접어도 된다. 점심 특선 메뉴인 장어덮밥은 갓포 후루야 시절부터 후루야의 시그너처 메뉴로 추천할 만하다.


· 점심 장어 히츠마부시 세트 5만원, 저녁 오마카세 코스 18만원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75길 5 1층 101호
· 화~일요일 정오~오후 9시 30분 (Break Time 오후 2~6시)
· 010-8640-5826

타파스와 와인의 랑데부

치차로

런던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벨기에 인 드 불프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셰프 제이든은 한국에 들어와 스와니예, 마누테라스, 정식당에서 경력을 쌓았다. 치차로는 그동안의 경험을 축적해 차린 타파스 바다. 아내인 강혜미 매니저와 함께 운영 중이다. 스페인 타파스를 메인 요리로 선보이고 내추럴 와인 리스트를 갖춘 바지만 제이든 오너셰프는 치차로가 레스토랑도 바도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레스토랑과 바의 경계 사이에 존재하며 손님들이 친한 친구 집에 초대받아 놀러 오듯 가벼운 마음으로 치차로에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제이든 셰프는 스페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도 파인다이닝 요리를 배우러 스페인으로 건너갔다. 20대 때 추억을 쌓고 독립심을 키운 지역인 스페인 북부 바스크 산세바스티안에서의 기억을 살려 인테리어와 메뉴를 구성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은 프랑스 바스크 지방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받았으며 대구 턱살 요리인 코코차나 뼈등심 요리인 출레타 등이 유명한 지역으로 값싼 이미지의 타파스를 고급 요리화한 도시로도 알려졌다. 치차로도 소박하고 꾸밈없는 모습의 타파스를 세련되게 내는 것이 목표다. 특히 굴에 스페인산 초리소를 곁들인 타파스나 감칠맛 나는 파에야 스페인 새우밥에 내추럴 화이트 와인 벨로티 비앙코, 레드 와인 비니비티와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 스페인 새우밥 2만4000원, 굴과 초리소 1만5000원, 화이트 안초비와 메가 크런치 1만3000원
·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14길 22
· 월~토요일 오후 6시~자정, 일요일 휴무
· 02-462-0990

정제된 이탤리언의 맛

보이어

나이 들어서야만 깨칠 수 있는 진리가 있다. 무던한 것의 비상함이다. 독립을 해봐야만 제 집이 호텔 룸처럼 제때 치워지는 것이 아닌지를 알고, 밥 하나 국 하나의 단출한 밥상에 들어간 한 줌의 노고도 헤아릴 수 있다. 입맛도 마찬가지다. 미각에 내력이 쌓이고 무르익으면, 무던하고 간결하되 전하는 바가 뚜렷한 음식이 얼마나 특별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프렌치 비스트로 렁팡스의 오너셰프가 성수동 골목에 새로 오픈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이어는 그런 음식을 내놓는 곳이다. 김태민 오너셰프는 백발이 성성한 노장 셰프는 아니지만, 그만의 섬세함과 신중함으로 이곳의 메뉴를 몇 번이고 다시 썼다. 보이어에서 내세우는 메뉴는 파스타다. 성게 알과 어란이 들어간 파스타는 짭조름한 바다의 풍미가 골고루 배도록 얇은 스파게티니를 썼고, 은대구를 곁들인 파스타는 버터의 묵직함에 어울리는 파파르델레를 썼다. 생선과 잘 어울리는 펜넬은 은대구 파스타에 슬라이스해 올린다. 오픈 초기에는 펜넬을 함께 볶았지만 베이스가 되는 버터의 맛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따로 올리게 됐다. 몇 번을 지우고 다시 쓴 탈고의 문장처럼, 보이어의 음식은 군더더기는 쳐내고 미세한 뉘앙스라도 정밀하게 맞춰낸다. 이로써 이룩한 것은 모난 데 없이 둥그런, 정제된 맛이다. 국수 면발처럼 얇게 채 친 케일 샐러드는 묵직한 파스타에 청량한 악센트를 더하고 초리소 오일에 곁들인 아주 적당히 익은 총알 오징어는 와인과 어울리기 흠 잡을 데 없다. 보이어의 공간도 음식과 결을 같이한다. 모던한 내부, 미색의 테이블 위로 올려지는 것은 다분히 절제됐으며, 기어이 기대를 충족시키는 요리다.

· 은대구 파스타 2만2000원, 총알 오징어 1만3000원, 케일, 애플 샐러드 1만원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14-2 1층
· 화~토요일 정오~오후 3시, 오후 6시~10시 30분, 일·월요일 휴무
· 070-4369-5994

edit 김민지, 장은지, 오수현 — photograph 류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