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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음식을 찾아서 @자연산 대하&주꾸미

2018년 10월 31일 — 0

자연산 대하와 주꾸미를 맛보기 위해 충청남도 보령시의 무창포항을 찾았다. 무창포 앞바다에서 끌어올린 진짜 가을 바다의 맛.

이제 막 포구에 도착한 대하잡이 배의 선장이 바다에서 잡은 대하를 들고 있다. 배에서 그물과 분리해 아직 살아 있는 자연산 대하다.
이제 막 포구에 도착한 대하잡이 배의 선장이 바다에서 잡은 대하를 들고 있다. 배에서 그물과 분리해 아직 살아 있는 자연산 대하다.

가을 해산물의 보고 무창포항

11월의 시린 바람은 언제고 푸를 줄만 알던 새파란 잎사귀의 허영심을 바짝 말려 바스라뜨리지만 땅속의 뿌리를 살찌우고 열매를 달고 야무지게 한다. 바닷속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온이 낮아지면 물고기들은 지방을 비축하고 살을 불린다. 기름기가 오르니 맛이 좋은 것은 물론 육질의 밀도도 높아져 탱탱한 탄성도 덩달아 붙는다. 미식의 계절인 가을, 수많은 식재료 중에서도 이맘때 특히 몸값이 치솟는 항목은 역시나 해산물이다. 충청남도 보령시 웅천읍에 위치한 포구 무창포에서는 가을이면 대하와 갑오징어, 주꾸미 천지다. 무창포가 위치한 보령은 전 세계인들의 축제로 거듭난 머드 축제로도 이름나 있는 곳이다. 보령의 진흙은 미네랄과 게르마늄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 탁월하다 알려져 있다. 이는 갯벌 속 생물들이 활발한 먹이 활동을 통해 다양한 미생물과 성분을 배양해내기 때문이다. 넘실대는 생명력을 품은 바닷속 모래를 베고 자고 파묻혀 쉬는 해산물의 질과 건너 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이 결코 같을 수 없다고 이곳 무창포의 어부들은 자부한다.

어시장 수족관을 구경하는 아이 손님들의 모습.
어시장 수족관을 구경하는 아이 손님들의 모습.
그물에 걸린 대하를 손으로 분리 작업하고 있는 어민의 모습.
그물에 걸린 대하를 손으로 분리 작업하고 있는 어민의 모습.
대하잡이 배와 주꾸미 배, 갑오징어 배가 오가는 무창포항의 풍경.
대하잡이 배와 주꾸미 배, 갑오징어 배가 오가는 무창포항의 풍경.

서해 바다의 터줏대감 대하

대하는 낙조만큼이나 서해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명물이다. 대하는 4~6월에 얕은 바다로 나와 산란하고 가을에 다 자랐다가,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에는 다시 깊은 바다로 돌아가버린다. 겨울이 되면 대하의 꽁무니도 쫓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몸집이 다 커지는 가을이 가장 통통하고 단맛과 감칠맛이 드는 시기다. 어시장 수족관에서 팔딱거리는 대하는 대부분이 양식이다. 어민의 설명에 따르면, 자연산 대하는 성질이 급해 배가 육지에 다다를 즈음엔 거의 죽어버린다고 한다. 살아 판매되는 활대하는 배에서 부지런히 그물과 분리시키는 작업을 동시에 했을 때다. 어민의 손이 달려 얼마 안 되는 경우다. 자연산 대하는 희소성 탓에 양식 대하의 약 3배 가격에 거래된다. 작은 수족관에서 살랑살랑 헤엄쳐온 ‘우물 안 대하’가 양식이라면, 자연산은 개개가 거친 바닷속을 우악스럽게 헤엄쳐 가며 먹이 경쟁에서 살아난 개체인 것이다. 체급과 육질의 탄력에서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자연산 중에는 길이 20cm 정도로 물 건너온 타이거새우 뺨치는 체급도 더러 있다. 자연산 대하는 몸통 길이보다 더 긴 수염을 가지고 있고 꼬리가 붉지 않은 것이 특징. 아미노산과 단백질, 타우린이 풍부한 대하는 원기 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의 조상들도 대하를 즐겼는데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에서는 ‘회로 먹기 좋고 국으로도 좋고 말려서 안주로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의 실학자 허균의 <도문대작>에서는 ‘알로 젓을 담그면 매우 좋다’고 나온다. 최근에 지속적인 폭염으로 수온이 장기간 상승하자 대하가 많이 잡히지 않아 서해안 어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해 보령시에서는 어족 자원 증식을 위해 대하 약 300만 마리를 치어 방류 하기도 했을 정도로 자연산 대하가 갈수록 귀해지는 형국이다. 조상들처럼 말려 먹고 국으로 먹기보다는 훌륭한 생물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로 오롯이 즐기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무창포 어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신선한 대하.
무창포 어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신선한 대하.

무창포항 꼬마신사 주꾸미

주꾸미는 얕은 물부터 수심 20m의 깊이에 서식한다. 이곳 무창포에서는 유기질이 풍부한 모래가 발달한 연안에서 대부분의 주꾸미 조업이 이루어진다. 주꾸미의 금어기는 산란기인 5월부터 8월 31일까지다. 금어기가 풀리는 9월부터 잡히기 시작하는 주꾸미는 아직 세상에 나온 지 몇 달이 채 안 된 청소년급인 셈이다. 겨울에 몸집을 불려 다 큰 상태가 되는 봄 주꾸미에 비해 가을에 잡히는 어린 주꾸미는 ⅔ 크기에 달한다. 주꾸미는 대개 빈 소라 껍데기 속에다가 산란한다. 그런 이유로 주꾸미를 잡을 때에는 소라나 오목한 모양이 비슷한 것들을 엮은 그물을 쓴다. 가을에 잡히는 주꾸미는 봄 주꾸미에 비해 덩치는 작지만 야들야들한 육질이 특징이다. 그래서 봄 주꾸미보다 가을 주꾸미를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맘때의 어린 주꾸미는 샤부샤부로 먹을 것을 권한다. 무창포 어민들이 일명 ‘바다 사람들이 먹는 법’이라고 설명한 레시피는 이러하다. 먼저 무와 애호박, 대파를 숭덩숭덩 썰어 전골냄비에 채우고 잠기도록 물을 넣은 뒤 다진 마늘을 큰 숟가락으로 투하한다. 센 불에 팔팔 끓으면 불을 줄여 살짝 씻은 주꾸미를 아주 약간씩만 데쳐 먹는 것이다. 탱탱하면서도 잘잘한 식감이 술을 술술 부르는 맛이다. 이렇게 주꾸미를 건져 먹다 나중에는 국물에 빠진 주꾸미의 머리를 터뜨린다. 그럼 응고된 먹물이 육수로 흘러들어 곧 까만 국물이 된다. 이때 라면 사리를 넣으면 먹물의 고릿한 향과 짭조름한 맛이 배어들어 별식으로 그만이다. 숟가락으로 뜬 국물이 마치 까만 밤바다 한 술인 양, 입 안을 가득 메우는 바다의 맛에 절로 눈이 감긴다.

가을에 잡히는 어린 주꾸미는 살이 야들야들한 것이 특징이다.
가을에 잡히는 어린 주꾸미는 살이 야들야들한 것이 특징이다.
이제 막 포구에 도착한 대하잡이 배의 선장이 바다에서 잡은 대하를 들고 있다. 배에서 그물과 분리해 아직 살아 있는 자연산 대하다.
이제 막 포구에 도착한 대하잡이 배의 선장이 바다에서 잡은 대하를 들고 있다. 배에서 그물과 분리해 아직 살아 있는 자연산 대하다.

무창포산 자연산 대하·주꾸미 테이스트

무창포항에서 갓 잡아 올린 자연산 대하와 주꾸미를 올리브 매거진 독자에게 특별한 기회로 소개합니다.
– 자연산 대하와 주꾸미 시가(택배비 별도) –

주문방법
<올리브 매거진 코리아> 제철 명품 푸드마이스터 김희연(010-8699-8065,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olivem@olivem.co.kr)에게 문의하시면 상담해드립니다.

edit 장은지 — photograph 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