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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18년 10월 29일 — 0

가축과 생선은 살찌고 과일은 무르익는 계절, 이것만큼 차오르는 입맛에 대한 좋은 핑계가 또 있을까. 실력파 셰프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담아 오픈한 11월의 뉴 레스토랑을 좇았다.

본연의 맛을 살린 일식의 변주

하쿠시 신사

범상치 않은 일식 레스토랑의 등장이다. 바로 도산대로에 위치한 ‘하쿠시 신사’다. 하얀 도화지라는 뜻을 담고 있는 하쿠시는 하얀 메뉴판과 하얀 접시에 뭐든 그릴 수 있고,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다는 의미로 요리에 대한 최성훈 셰프의 개성과 순수한 마음을 나타낸다. 일본, 런던, 홍콩, 마카오, 호주 등 15년간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최성훈 셰프는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그만의 스타일로 조합하여 이곳에서 펼치고 있다. 매장은 자칫 일식 레스토랑에서 느껴질 수 있는 무겁고 경건한 느낌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에서 흥겹고 경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오픈 주방은 최성훈 셰프가 요리하며 즐기는 무대고, 다찌는 마치 그의 무대를 보러 온 객석이나 마찬가지다. 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내고 음미하는 것이 일식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밋밋할 수도 있는 맛에 양식의 테크닉이나 식재료를 더해 맛의 완성도를 높였다. 가령 블랙트러플 스끼야키의 경우 국물이 있는 스끼야키가 아닌 72℃에서 미디엄 레어로 구운 샤부샤부 고기 위에 온센다마고(온천달걀)를 올리고 블랙트러플 슬라이스를 얹어 완성한다. 또 지방은 적지만 상당히 부드러운 육질을 가진 개량 품종의 소인 아까규를 이용한 스테이크는 비장탄 숯에 구웠다 레스팅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조리한다. 와인과 사케를 함께 페어링하는 하쿠시 신사에서는 일식의 색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기 충분하다.

· 에비신조왕 1만3000원, 블랙트러플 스끼야키 2만3000원, 아까규 스테이크 3만8000원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16길 6-10 지하 1층
· 오후 6시~자정, 일요일 휴무
· 02-6953-0313


매혹적인 분위기의 샴페인 라운지 바

르 캬바레 도산

도산대로 언덕에 위치한 호텔 에이든 청담 18층에 샴페인 라운지 바 ‘르 캬바레’가 오픈했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아름다운 시절 벨에포크Belle Epoque 시대에 지성인들의 미식과 사교의 장이었던 ‘카바레’ 문화를 새롭게 해석한 공간이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는 순간 화려하게 빛나는 샹들리에가 시선을 빼앗고 이윽고 18층 전망에서 내려다보이는 강 건너 남산의 야경과 매혹적인 분위기가 압도를 한다. 이곳의 지붕은 개폐식 돔형으로 되어 있어 천장이 완전히 열리는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르 캬바레의 주방을 책임지는 이영라 셰프는 프렌치 레스토랑 ‘프렙’의 오너셰프 출신으로 제철 식재료로 만든 창의적인 프렌치 한상차림을 선보인다. 여기에 국가대표급 소믈리에 양대훈 매니저가 엄선한 친환경 샴페인이 가세해 최상의 페어링을 선사한다. 프렌치 한상차림의 경우 통영 다찌에서 영감을 받아 일반적인 프렌치 레스토랑처럼 코스별로 제공되는 것이 아닌 7가지 요리를 한상에 모두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채택했다. 한상차림은 절기와 제철 식재료에 따라 그 메뉴 구성이 3주마다 바뀌게 될 예정. 한상차림의 메인 메뉴인 양갈비 로띠는 감태 소스를 얹은 매시 감자와 사워 케일이 함께 제공되는데, 양갈비 특유의 향과 감태의 바다 내음의 조화가 제법 잘 어울린다.

· 프렌치 한상차림 12만원(2인)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216 에이든 청담 호텔 18층
· 일~목요일 오후 6시~새벽 1시, 금·토요일 오후 6시~새벽 2시
· 02-6713-6730


깊고 진한 프렌치의 맛

쏠레이

10여 년 동안 프랑스에서 요리하며 경력을 쌓은 실력파 셰프 김영선이 청담동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은 프렌치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사실 김영선 셰프는 조제라는 필명으로 ‘조제의 맛있는 프랑스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프랑스어로 태양을 뜻하는 쏠레이Soleil는 김영선 셰프 자신의 이름 ‘선’에서 따왔다. 그가 추구하는 프렌치는 좀 더 클래식하고 깊고 진한 맛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프렌치 요리의 베이스가 되는 모든 소스와 육수를 매장에서 직접 끓이고 공을 들인다. 처음 프랑스 음식을 접하는 손님들에게는 이곳의 음식이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느새 입 안과 혀끝에서 맴도는 진한 풍미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메뉴는 단일 코스 메뉴로 런치와 디너로 구분되며 메뉴 구성은 제철에 수급되는 식재료와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줄 계획이다. 코스 메뉴 중 현재까지 가장 반응이 좋은 메뉴는 버섯 라자냐다. 새송이와 느타리 버섯을 다져서 볶은 다음 베샤멜 소스와 함께 라자냐 면 사이에 켜켜이 넣은 뒤 그 위로 모렐 버섯을 올린다. 함께 곁들인 버섯크림 소스, 쥐드볼라니(닭을 이용한 소스), 방이나물로 만든 폼과 셜롯은 라자냐의 맛을 한결 다채롭게 빛낸다. 한국에서 잔칫날 빠지지 않는 돼지머리고기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시킨 돼지머리테린도 주목할 만한 메뉴다. 돼지머리테린에는 감자 폼과 크루통이 곁들여져 쫀득한 식감과 바삭함을 더한다.

· 런치 코스 4만5000원, 디너 코스 11만5000원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70길 9 2층
· 월~토요일 정오~오후 1시 30분, 오후 6~8시, 일요일 휴무
· 010-8010-5099


다채로운 뇨끼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뇨끼바

이탈리아 음식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음식은 당연히 파스타가 아닐까? 그런데 요즘 뇨끼가 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듯하다. 부어크의 김채정 실장과 이태리재의 전일찬 셰프가 ‘뇨끼에 의한, 뇨끼를 위한’ 뇨끼를 유감없이 선보이기 위한 공간을 오픈했다. 붉은 벽돌 건물에 통유리로 되어 있는 뇨끼바는 한남동 골목의 행인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물감을 덕지덕지 바른 듯한 크림베이지 톤의 벽면은 유럽의 오래된 마을 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벽면 한쪽의 하얀 타일에는 김채정 실장과 전일찬 셰프의 재미있는 만남을 위트 있게 표현한 일러스트가 새겨져 있다. 중앙의 기다란 바 테이블 하나와 라탄 의자, 천장에 맺힌 포도송이 같은 거대한 조명이 전부인 이 공간은 나른하면서도 풍류를 아는 이탈리아 남부의 감성을 그대로 머금은 듯하다. 하나의 바 테이블만 둔 것은 이곳에 온 이들이 마치 마을 잔치에 합류하듯 긴 바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음식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뇨끼바에서는 단호박, 먹물, 감자 등을 사용해 직접 빚은 뇨끼만을 선보이는데 메뉴마다 반죽의 배합이나 튀기고 굽는 등 조리법을 달리해 서로 다른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의 인기 메뉴인 ‘치즈 뇨끼와 고르곤졸라 크림’은 기름에 튀긴 뇨끼와 함께 부드러운 크림소스에 고르곤졸라가 덩어리째 들어 있는 메뉴다. 튀긴 뇨끼를 고르곤졸라, 크림소스, 호두, 프로슈토와 함께 곁들이면 그야말로 입 안에 화목한 마을 축제가 벌어진 듯하다.

· 오징어먹물뇨끼 1만8000원, 고르곤졸라크림뇨끼 1만9000원, 치즈플레이트 1만4000원
·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1-4 1층
· 월~토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 30분~10시, 일요일 휴무
· 02-6104-8300

edit 김원정(프리랜서) — photograph 류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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