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Explore

2박 3일 안동 미식 여행

2018년 10월 4일 — 0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은 안동은 참으로 신기한 도시였다. 과거와 현대가 한데 어우러져 서로 공존하는 그 모습이.

안동댐 건설로 인해 생긴 인공 호수인 안동호. 그 위로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교인 월영교가 자리하고 있다.
안동댐 건설로 인해 생긴 인공 호수인 안동호. 그 위로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교인 월영교가 자리하고 있다.

First Day

LUNCH 과거를 간직한 간고등어

경상북도 안동. 안동을 9월의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꽤 잘한 일이었다. 9월에는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 있는 데다, 품질 좋기로 소문난 안동 사과의 수확철이기도 하고, 매년 9월 마지막 주에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리니 말이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도 안동이다. 대학 시절 새마을호를 타고 간 안동 하회마을에서 하회탈 모양의 빵을 사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왠지 그때 모습 그대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안동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서 안동까지는 차로 대략 3시간 남짓. 개통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상주-영덕 고속도로 덕에 접근성도 좋아졌다. 배가 고파지려고 할 때쯤 저 멀리 안동 역사가 보였다. 안동에서의 첫 끼니는 간고등어. 간고등어는 안동을 대표하는 먹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륙 지방에서 바다 생선이 특산물이라니? 이야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냉장 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가장 가까운 바다였던 영덕 강구항에서 잡은 고등어를 안동까지 가지고 오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생선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으로 염장 처리를 했고, 오는 동안 고등어가 숙성되면서 비린내는 줄어들고 육질은 탄탄해졌다. 간고등어의 탄생 비화다. 지금도 고등어 가격은 안동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안동 간고등어의 위상은 엄청나다. 50년 넘는 세월을 간잽이로 살아온 이동삼 명인의 가족이 운영하는 일직식당을 찾았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 나왔다. 평일 점심인데도 자리는 만석. 간고등어 구이와 조림 앞에서 고민하던 끝에 본연의 맛을 느끼기 좋은 구이를 주문했다. 잠시 후 노릇하게 구워져 윤기가 흐르는 고등어 한 마리가 상에 올랐다. 젓가락으로 과감하게 한 점 뜯어 입에 넣었다. 생물 고등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칠맛이 올라왔다. 간고등어가 전혀 짜지 않다니! 이게 바로 50년 손맛이구나! 고등어에서 숭고미를 느꼈다. 멀지 않은 곳에 전통식품 명인 제20호 조옥화 명인의 안동소주박물관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안동소주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민속주다. 신라 시대부터 가양주로 계승되었고 조선 시대에는 이름 있는 가문이라면 응당 소주를 빚었다. 안동의 깨끗한 물과 양질의 쌀, 누룩 덕분에 그리 맛이 좋았다고. 과정은 대략 이렇다. 먼저 멥쌀을 물에 불려 시루에 찐 뒤 고두밥을 만든다. 여기에 밀로 만든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뒤 증류시키면 알코올 농도 45도의 소주가 된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배앓이나 소화불량에 구급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 술은 취하려고 먹는 것이 아니라 약으로 먹는다는 술꾼들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박물관 한 켠에 시식 코너도 따로 마련돼 있어 살짝 맛을 보았다. 은은한 향취가 느껴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백색 호리병이 담긴 쇼핑백 하나가 손에 고이 들려 있었다. 이곳은 개미지옥이었다.

50년간 간잽이로 살아온 이동삼 명인의 안동 간고등어. 고등어의 육질, 감칠맛, 간까지 모두 완벽했다.
50년간 간잽이로 살아온 이동삼 명인의 안동 간고등어. 고등어의 육질, 감칠맛, 간까지 모두 완벽했다.
Dinner 헛제삿밥이 생겨난 이유

안동을 대표하는 문화재 중 하나인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은 유네스코 잠정 문화재로 선정되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다리는 중이다. 시내와 가까운 도산서원을 먼저 찾았다. 생전에 성리학을 깊이 연구했던 퇴계 이황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제자들이 지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안동호수 옆으로 소나무가 울창한 길을 한참 걸었다. 도산서원 현판 글씨가 예사롭지 않아 살펴보니 역시나 당대 최고의 명필이었던 한석봉의 필체였다. 서원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이곳을 고3 때 찾아왔다면 명문대 입학과 입신양명 코스를 밟으며 나의 인생은 탄탄대로가 아니었을까. 한동안 망상에 빠져 허우적대다 정신을 차리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육사 문학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등학생 때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문학이었다. 이육사는 일제강점기에 여러 편의 시를 창작했는데 그의 시에서는 늘 무언가 뜨거운 응어리가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그의 일생을 담은 짧은 영상과 그가 생전에 남겼던 유작들을 보았다. 생각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활발한 항일 운동을 했던 시인이었다. 결국 옥중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과 좋아했던 시 <청포도>의 한 구절인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의 고장이 안동이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안동에는 헛제삿밥이라는 향토 음식이 있다. 다른 지역보다 제사를 지내는 빈도와 규모가 큰 까닭에 제사 후 남은 음식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던 풍습이 자연스레 생겨났다. 평상시 제사를 지내지 않더라도 제사 음식과 같은 재료를 마련해 먹는 비빔밥이 바로 헛제삿밥이다. 안동에서 헛제삿밥으로 유명한 까치구멍집을 찾았다. 놋그릇에 6가지 나물과 전, 탕국이 담겨 나왔다. 다시마전, 두부전, 호박전, 동태전, 구운 북어, 간고등어에 영남 지역의 제사상에 올리는 상어 고기까지, 정갈하면서도 소박한 느낌의 한상이 차려졌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무채를 넣어 붉은 빛깔을 띠는 안동식혜를 더했다. 영락없는 안동의 밥상이었다. 밥과 나물을 한데 모아 잘 숙성된 간장을 넣고 슥슥 비볐다. 입 안에서 각각의 나물과 전들이 어느 하나 튀는 것 없이 한데 잘 어우러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작은 횡단보도를 건넜다. 안동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 호수, 안동호 위로 긴 다리가 놓여 있었다. 길이가 387m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교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월영정이라 불리는 정자도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몇백 년의 역사를 가진 다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2003년에 개통된 다리였다.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을 확신했다는 데 놀라 앞으로 경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스름이 깔리고 월영교에 불빛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수를 따라 나 있는 산책로는 안동 시민들의 공원이자 유원지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했다. 두 번째 밤을 보낼 숙소로 향하는 길, 저 멀리 안동댐이 보였다. 댐을 비추는 달빛이 유난히 밝아 보였다. 이번 안동 숙소인 전통 리조트 구름에는 무척 특별한 곳이다. 유실 위기에 처한 7채의 유서 깊은 고택을 한데 모아 산 중턱에 한옥 군락을 형성했기 때문. 고택의 원형은 최대한 보존하고 내부 시설만 현대적으로 새롭게 단장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 체크인을 한 뒤에 전동 카트를 타고 리조트를 한 바퀴 돌며 각 고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잠시 뒤 퇴계 선생의 10대손이 살았던 칠곡고택으로 안내를 받았다. 1831년 지어진 집으로 안동댐 수몰 지역 내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했다. 짐을 풀고 누웠더니 창문 밖 어둠 속에서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동의 향토 음식인 헛제삿밥. 평소 쉽게 보지 못하는 제기에 각종 전과 나물이 담겨 나왔다.
안동의 향토 음식인 헛제삿밥. 평소 쉽게 보지 못하는 제기에 각종 전과 나물이 담겨 나왔다.
안동의 서원들은 대부분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입지를 자랑했다. 낙동강 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병산서원.
안동의 서원들은 대부분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입지를 자랑했다. 낙동강 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병산서원.
월영교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월영정. 387m에 달하는 월영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교다.
월영교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월영정. 387m에 달하는 월영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교다.

Second Day

Breakfast 김이 모락모락 아침 반상

아침 일찍 눈을 떴다. 8시부터 9시 30분까지 숙소에서 제공하는 전통 아침 밥상을 먹기 위해서다. 안동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정갈한 한식 반상이 상 위에 놓였다. 화려하진 않아도 김치의 담김새 하나까지 정갈하고 깔끔했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뽀얀 쌀밥을 아침에 먹어본 게 언제 적인지. 평소 음식에서 만드는 이의 따뜻한 진심과 정성이 느껴질 때는 꼭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데, 이곳도 그랬다. 숙소 내에는 안동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안동반가가 있다. 한복 체험부터 다도 체험, 가양주와 전통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갖추어져 있다. 1시간이면 전통 방식으로 고추장을 만들어 가지고 갈 수 있다는 말에 고추장 체험을 덜컥 예약했다. 전문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안동에서 난 고춧가루, 조청, 식혜, 메줏가루에 신안 천일염을 섞어 고추장을 만들었다. 전통 방식이 이렇게나 간편하다고? 하는 생각도 잠시, 고추장 하나를 위해 고추를 따고 말려 고춧가루를 만들고, 엿기름으로 식혜를 만들고, 식혜를 끓여 조청을 만들고,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었을 옛 조상들을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다.

전통 리조트 구름에의 조식 반상. 화려한 메뉴는 아니지만 마음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전통 리조트 구름에의 조식 반상. 화려한 메뉴는 아니지만 마음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Lunch 퓨전 음식 안동찜닭

안동 간고등어에 대적할 만한 안동 음식은 찜닭이 아닐까. 안동찜닭은 의외로 역사가 길지 않다. 1980년대 후반 안동 시장 통닭골목의 한 식당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닭을 더욱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닭고기, 당면, 감자, 당근, 마늘 등을 넣고 간장과 물엿으로 간해 조려 내놓았던 것이 시초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하회마을 가는 길목에 있는 목석원을 찾았다. 식당 한쪽 벽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다녀갔다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큼직한 원형 접시에 통통한 닭고기, 당면, 각종 채소가 어우러져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웠다. 중간중간 약초 같은 것이 보여 사장님께 여쭤보니 건강한 단맛을 내기 위해 감초를 사용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매콤하고 달달한 맛 덕분에 밥 한 그릇 해치우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서둘러 안동 하회마을로 향했다. 1월과 2월을 제외한 매주 수·금·토·일요일 낮 2시에 하회마을 탈춤 공연장에서 열리는 하회 별신굿 탈놀이를 보기 위해서다. 현존하는 가면극 중에 가장 오래되었으며 고려 시대에 사용된 가면은 현재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야외 공연장에 하나둘 사람이 모이고 양반과 승려를 조롱하고 가부장적인 남성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탈놀이가 시작됐다. 관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공연이 끝나고 하회마을을 천천히 거닐었다. 한국인 관광객만큼이나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한옥에서 하룻밤을 체험해볼 수 있는 한옥 스테이도 생각보다 활성화되어 있었다. 낙동강 건너편의 가파른 암석 절벽이 눈에 들어왔다. 태백산맥 가장 끝부분에 해당되는 부용대였다. 부용대에 오르니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낙동강 물줄기가 마을을 감싸며 S자형으로 흐르고 있었다. 하회河回라는 지명도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안동의 민속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하회마을 입구 쪽에 자리한 하회세계탈박물관에 들렀다. 한국 최초의 탈 박물관으로 하회마을 입장권을 끊으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내부에는 국내 각 지역의 전통 탈과 해외 여러 나라의 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는 모습의 탈이 흥미로웠다. 탈은 단순한 가면이 아니라 상징성이 담긴 문화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안동찜닭은 긴 역사를 자랑하진 않지만 닭을 여럿이서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따뜻한 마음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안동찜닭은 긴 역사를 자랑하진 않지만 닭을 여럿이서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따뜻한 마음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을 내려다본 풍경. 초가지붕과 기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을 내려다본 풍경. 초가지붕과 기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DINNER 된장과 한우의 만남

하회마을 가까이 있는 병산서원으로 향했다. 병산서원은 류성룡이 후학 양성을 위해 지은 명문 서원이다. 도산서원과 마찬가지로 뒤쪽에는 산이 버티고, 앞쪽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입지. 낙동강 절벽을 마주하고 있어 멋진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대체 이런 풍류의 낙원으로 보이는 곳에서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 우리 선조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서원에 걸터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있는데, 상주하는 해설사 분이 엊그제 유네스코 사람이 답사를 다녀갔다고 슬쩍 귀띔해주었다. 조만간 뉴스에서 병산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길 바랐다. 아직 배가 다 꺼지지 않은 탓에 저녁은 가볍게 먹고 싶었다. 멀지 않은 곳에 안동 시민들도 즐겨 찾는다는 한우와 된장이 있어 그곳으로 향했다. 입구에 자리한 수백 독이 넘는 항아리에 먼저 압도당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된장을 직접 담그는 것은 물론 최소 7년 이상 숙성한 된장만 식탁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사장님의 자랑이 더해졌다. 인기 메뉴인 된장전골을 주문했다. 7년 묵은 된장에 각종 버섯과 두부, 채소, 얇게 썬 안동 한우를 올려 보글보글 끓여 먹는 메뉴다. 오랜 숙성을 통해 된장에서 우러나온 깊은 감칠맛이 국물에서 느껴졌다. 큼직큼직한 건더기를 집어 먹는 전골의 매력에 슴슴하면서도 건강한 맛의 육수가 더해져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7년간 숙성시킨 된장에 각종 채소와 안동 한우를 넣어 끓여 먹는 된장전골은 깊은 맛이 느껴졌다.
7년간 숙성시킨 된장에 각종 채소와 안동 한우를 넣어 끓여 먹는 된장전골은 깊은 맛이 느껴졌다.
병산서원의 만대루는 200여 명을 수용했을 정도로 넓은 누각이다. 휴식과 강학의 복합 공간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병산서원의 만대루는 200여 명을 수용했을 정도로 넓은 누각이다. 휴식과 강학의 복합 공간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Third Day

BRUNCH 빵생빵사의 인생

마지막 날은 조식을 포기하고 늦잠을 자기로 마음을 먹었다. 느지막이 일어나 리조트 내에 위치한 북카페 구름에 오프Off를 찾았다. 겉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마음을 뺏겼는데, 책장에 꽂힌 서적을 보고 또 한 번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인문 서적은 물론 여행, 요리, 그래픽 노블 등 요즘 가장 핫하다고 소문난 책들이 빠짐없이 꽂혀 있었다. 아, 이곳을 왜 마지막 날에 방문한 걸까. 하루 종일 머무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쫀득한 식감의 쑥떡와플과 커피를 마시며 안동에서의 마지막 여유를 만끽했다. 서울로 향하는 길, 아쉬운 마음에 안동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인 맘모스제과에 들렀다. 45년 전통에 2011년 <미쉐린 가이드 그린>에 실린 뒤 전국구 빵집이 되었다. 매장에 들어서자 고소한 버터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빵 구경으로 정신을 놓고 있는데 시그너처 빵인 크림치즈빵을 가득 담은 트레이가 등장했다. 하루에 5000개가 팔린다는 그 빵. 파블로프의 개처럼 몸이 먼저 반응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 나의 한 손에는 안동소주가, 다른 한 손에는 맘모스제과 봉투가 들려 있었다.

안동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으로 손꼽히는 맘모스제과의 크림치즈빵.
안동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으로 손꼽히는 맘모스제과의 크림치즈빵.
전통 리조트 구름에 내에 위치하고 있는 북카페 오프의 전경. 요즘 주목하는 실용 도서들이 가득했다.
전통 리조트 구름에 내에 위치하고 있는 북카페 오프의 전경. 요즘 주목하는 실용 도서들이 가득했다.
first day

일직식당
경북 안동시 경동로 676
054-859-6012

안동소주박물관
경북 안동시 강남로 71-1
054-858-4541

도산서원
성인 15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600원
경북 안동시 도산면 도산서원길 154
054-856-1073

이육사 문학관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경북 안동시 도산면 백운로 525
054-852-7337

까치구멍집
헛제사밥 1만1000원, 양반상 1만8000원
경북 안동시 석주로 203
054-855-1056

월영교
경북 안동시 상아동 569

SECOND DAY

안동반가
경북 안동시 민속촌길 190
054-821-5222

목석원
안동찜닭 3만원, 불고기찜닭 5만원
경북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159
054-853-5331

안동 하회마을
성인 5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054-853-0109

부용대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솔밭길 72
054-856-3013

하회세계탈박물관
경북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206
054-853-2288

병산서원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길 386
054-858-5929

한우와 된장
된장전골 2만2000원
경북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72
1577-5007

third day

북카페 구름에 오프
쑥떡와플 8000원, 아메리카노 5000원
경북 안동시 민속촌길 190
054-823-9001

맘모스제과
크림치즈빵 2300원, 유자파운드 1만3000원
경북 안동시 문화광장길 34
054-857-6000

edit 김민지 — photograph 문성진 — cooperate 전통 리조트 구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