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Dining

[2018년 10월]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18년 9월 28일 — 0

오랜 시간 소신 있는 요리로 사랑받아온 유명 셰프들이 그들의 새로운 레스토랑으로 또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반가운 가을바람처럼 미식가들의 입맛을 두드린 10월 뉴 레스토랑.

기본과 개성을 고루 갖춘 스시야

스시류코

다치를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맞댄 셰프가 손님 앞에 비장하게 스시를 올린다. 그가 화선지에 점을 찍듯 먹물 같은 간장을 바르면 손님은 지체 않고 입에 넣는다. 수많은 공식이나 장식적인 요소들이 배제된 이곳에서는 혀끝도 바짝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한 입 씹는 순간 샤리와 네타 각각의 맛과 둘의 어울림이 단번에 읽힌다. 손님의 반응은 셰프에게 실시간으로 대답을 준다. 맛보는 것을 넘어 경험을 선사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스시야. 갓포네기와 갓포다이닝으로 사랑받은 황규현 셰프가 스시야를 오픈한다는 소식은 스시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갓포네기의 원년 멤버인 류명렬 셰프와 긴자의 카네사카 스시야를 거친 김광민 셰프가 전방에 나선 스시류코는 제철을 맞은 고등어와 지방이 한껏 오른 전갱이, 참치와 전어 등 기름기가 풍부한 등 푸른 생선의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등 푸른 생선과의 어울림에 초점을 맞춰 이곳의 샤리는 다른 스시야보다 산미가 도드라진다. 첫입에 네타의 녹진함과 탄탄한 경도가 느껴지다 향긋한 산미의 밥알이 곧 제 몫을 한다. 매끈한 표면에 난 섬세한 칼집은 육질에 재미를 더한다. 기교를 절제하고 기본에 충실한 스시는 이렇듯 셰프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음식이기도 하다. 스시류코의 런치 오마카세에는 스시만 서브되고 디너에는 국물 요리, 구이, 사시미, 생선 요리 2가지와 스시가 서브된다. 공간에는 8개의 카운터 좌석과 스시 라이브룸의 5석이 마련됐다.

· 런치 오마카세 7만원, 디너 오마카세 15만원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9길 6-10 1층
· 월~토요일 정오~오후 3시, 오후 6~10시(라스트 오더 오후 9시), 일요일 휴무
· 02-543-7477


조성범 셰프의 새로운 프렌치 다이닝 공간

메종 앙티브

해산물을 메인으로 한 남부 프렌치 요리를 선보이며 서래마을에 두터운 팬층을 보유했던 앙티브 조성범 셰프가 한남동에 완전한 터를 잡았다. 셰프의 또 다른 레스토랑이자 페루비안 퀴진을 선보이는 티그레 세비체리아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 이름 붙여진 메종 앙티브는 가격 장벽이 높았던 전과는 달리 다소 무게를 빼고 편안한 분위기를 지향한다. 앙티브가 파인다이닝에 가까웠다면 메종 앙티브는 비스트로에 가깝다. 낮에는 프렌치 베이스의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고, 저녁에는 스낵, 스몰 플레이트, 메인 등 포션에 맞게 구성해 주류와 즐기기 좋은 단품 메뉴들을 선보인다. 해산물 메뉴도 건재하지만 이전에 비해 훨씬 합리적으로 다가온다. 주류의 비중도 높였다. 레드·화이트·내추럴 와인, 위스키, 칵테일, 맥주 등 리스트가 많진 않지만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다. 다품종 소량 생산 같은 느낌이랄까. 와인 잔도 품종에 상관없이 모두 테이스팅 글라스로 통일했다. 메종 앙티브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레스토랑, 밤에는 바가 된다. 공간 자체도 구획별로 경계를 준 인테리어를 통해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바는 어두운 조도와 네온사인으로 힘을 주었고, 레스토랑 안쪽은 편안한 가정집 느낌을 주기 위해 나무 소재와 식물로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자연광이 쏟아지는 테라스에서는 프랑스 어느 노천 레스토랑에 온 듯한 기분을 낼 수도 있다.

· 스코티시에그 1만2000원, 랑구스틴 1만9000원, 스케이트윙뮈니에르 2만5000원
·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7가길 15
· 목·금·토·일요일 정오~오후 3시, 오후 6시~새벽 2시, 화요일 오후 6시~자정, 수요일 정오~오후 3시, 오후 6시~자정, 월요일 휴무
· 02-790-3325


셰프들의 한식 일기장

2018년5월

쿠촐로, 마렘마, 볼피노 등 굵직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을 여럿 거느린 김지운 셰프가 돌연 한식 주점을 오픈했다. 대중들에게는 의아한 행보지만 그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에게는 예견된 일이다. “어려서부터 언젠가 대중들에게 한식 요리를 선보이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실제 그는 유학 시절 석사 졸업 논문 주제로 한식을 선택했으며, 귀국 후 한식의 대가 이종국 요리연구가에게 한식과 식재료에 대해 배웠다. 레스토랑의 이름이기도 한 2018년5월은 레스토랑이 현재의 자리에 안착하게 된 날이지만 태동은 3년 전부터 시작됐다. 오랜 지인인 윤현석 셰프, 고재영 셰프, 김성혜 셰프와 함께 한식 레스토랑을 구상했고 현재도 함께 레스토랑을 꾸려나가고 있다. 요리는 기교를 화려하게 뽐내기보단 기본에 충실하며 신선한 식재료가 지닌 본연의 맛을 극대화시켰다. 그래서 일기장처럼 메뉴판이 날마다 바뀐다. 그날그날 식재료의 사정에 따라 재료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게 조리해 선보이기 때문. 주류 역시 비정기적으로 리스트를 재구성한다. 재미있는 건 증류식 소주·희석식 소주·탁주·청주를 포함한 전통주부터 맥주, 위스키, 내추럴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와인, 일본 소주까지 일반 한식 주점에서는 만나기 힘든 주종까지 고루 갖췄다는 점이다. 인테리어는 화이트 컬러와 우드 소재를 적절히 섞어 깔끔하게 연출했고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벽면을 장식해 공간에 품위를 더했다. 그러나 좌석에 앉는 순간 반기는 빈티지 코렐 식기와 파이렉스 식기는 이곳이 결코 격식 높은 곳이 아니란 걸 보여준다. 맛있는 요리와 술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면 2018년5월이 제격이다.

· 보쌈+무말랭이김치 4만8000원, 스텔라 마리스 굴 3000원(1pc), 양볶음 3만3000원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70길 27, 2층
· 오후 6시~새벽 2시, 일·월요일 휴무(임시)
· 010-6572-1571


세계로 뻗어나가는 캐주얼 코리안 다이닝

청담만옥

장진우식당, 사이공장 등 다양한 레스토랑을 이끄는 장진우, 푸드 디렉터 서고은, 셰프 조용재가 뭉쳤다. 목적은 하나다. ‘한식의 맛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자.’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올해 초 오픈한 한남동의 ‘탑’이다.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인 탑이 좋은 반응을 얻자 이에 힘입어 탑보다 캐주얼하게 술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한식 다이닝 공간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아 탄생한 곳이 바로 청담만옥이다. 공간의 인테리어는 화이트 컬러를 주조색으로 사용해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다. 그러나 벽면 곳곳에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액자로 걸고 일부 벽면은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하는 등 포인트를 더했다. 더불어 한복 천을 씌운 그릇 위에 투명 그릇을 올려 요리 접시로 활용하거나 한식임에도 불구하고 2단 푸드 스탠드를 사용하는 등 개성 있는 플레이팅으로 청담만옥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인테리어나 식기는 컨셉추얼하지만 요리는 한국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인기 메뉴인 안동식 전복 육회의 경우 안동 전통 방식대로 간장 양념한 육회에 무와 미나리를 곁들이고, 소꼬리찜의 경우 간장, 대추 등을 이용해 직접 만든 소스로 맛을 내는 등 전통 조리법을 따른다. 한국적인 맛은 유지하되 아이디어를 가미한 메뉴도 즐비하다. 예를 들면 시그너처 메뉴 중 하나인 옛날통닭은 불고기 소스로 마리네이드해 맛에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주류도 주종별로 골고루 갖춰 다양한 주류 페어링을 즐길 수 있다. 문배술, 이강주, 삼해소주 등 증류주부터 막걸리, 청주 등 다양한 전통주는 물론 위스키, 샴페인, 진까지 준비됐다.

· 성게알알알 5만5000원, 제철생선 회버무리 3만8000원, 통새우감자전 1만8000원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52길 13
· 정오~오후 3시, 오후 5시~새벽 2시
· 02-6673-8888

edit 양혜연, 김민지, 장은지 — photograph 문성진

이 기사도 읽어보세요
소슬다원 @김종관 text — photograph 김종관 © 김종관 그는 거의 매달 첫째 주 일요일 저녁 느지막이 그녀의 집에 들렀다. 그곳에서 월요일을 온종일 쉰 뒤 그녀와 함께 저녁을 먹고 부산가는 기차를 탔다. 그렇...
도쿄의 핫 플레이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는 도시 전체가 재개발 중인 상태. 매달 새로운 곳이 태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가장 주목받는 도쿄의 핫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1. 파빌리온 (Pavilion) ...
궁중 음식 마니아, 서태화 요리하는 배우 서태화는 손님 대접할 때 궁중 음식만큼 폼나는 요리도 없다고 했다. 그에게 서양 코스로 재해석한 궁중 음식 상차림을 배웠다. © 심윤석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에서 모범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