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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인문학 @윤석준

2018년 7월 30일 — 0

커틀러리의 유래와 역사에는 세계 각국의 식문화가 담겨 있다.

text 윤석준

우리가 식사를 할 때 동양에서는 젓가락과 숟가락, 그리고 서양에서는 포크와 스푼 그리고 나이프가 주로 사용된다. 필자는 한국, 중국, 일본은 같은 극동 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먹는 데 숟가락과 젓가락의 모양과 사용법이 다르다는 점이 궁금하였다. 또한, 서양에서 사용되는 포크와 나이프의 경우 그 인위적인 모양의 기원들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다음은 이러한 동서양 식사 도구들의 유래에 대한 상식들을 정리한 것이다. 젓가락이 같은 길이의 막대기 한 쌍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젓가락은 지금으로부터 약 9000여 년 전에 고대 중국에서 처음으로 발명되었다고 하며 이후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모든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중국에서 발명된 젓가락은 한나라 제국의 지배를 받은 뭍으로 이어진 이웃 국가들로 초기에 전파되다가 나중에는 명나라의 정희 제독의 해상탐험을 수반하던 화교들을 통해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어 단어 ‘Chopstick’은 중국의 피진Pidgin 영어로부터 전래된 것인데 “Chop Chop”이라는 말의 의미는 “빨리”라고 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1699년 윌리엄 댐피어William Dampier의 저서 <여행Voyages>에서 최초로 공식 사용된 단어라고 한다. 여기서 피진어란 어떤 언어의, 특히 영어·포르투갈어·네덜란드어의, 제한된 어휘들이 토착 언어 어휘들과 결합되어 만들어진 단순한 형태의 혼성어로서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필요에 의해서 형성된 언어를 의미한다. 젓가락의 한자는 筷子인데 筷에서 快는 신속하다는 의미이고, 여기서 대나무를 뜻하는 竹이 위에 얹어져 있으니 중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젓가락 또는 Chopstick이란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대나무로 만든 작대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중국, 한국, 일본의 젓가락들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간단히 이야기해서 중국 젓가락이 가장 길고, 다음은 한국의 젓가락이, 그리고 일본 젓가락이 가장 짧다. 중국 사람들은 주로 기름에 튀기거나 볶은 요리를 먹는다. 즉, 손가락이 기름에 묻지 않도록 음식으로부터 멀리 손가락을 놓기 위해 가장 긴 젓가락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반면에 일본 젓가락이 가장 짧은 배경에는 일본은 역사적으로 쌀이 귀해서 다른 덜 찰진 곡식들을 섞어서 밥을 먹었기 때문에 흘리지 않기 위해 밥그릇을 손으로 들어 입에 가까이 대고 젓가락으로 밥을 훑어 내리어 먹던 식습관이 굳은 것이라 한다.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식사를 할 때 젓가락과 숟가락을 모두 사용한다. 젓가락의 길이는 중국보다는 짧고, 일본보다는 길다. 한국에서는 역사적으로 고기가 귀해서 고기를 채소나 다른 양념과 더불어 물에 넣어 끓여 국이나 찌개 형태로 여러 사람들이 같은 그릇에서 먹었다. 즉, 젓가락으로 국물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숟가락을 젓가락과 더불어 사용하는 식습관이 발달된 것이다. 중국, 일본, 한국 3국 중 한국 사람만 밥을 먹을 때 숟가락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튀긴 음식보다는 김치와 같이 채소를 주로 먹기 때문에 젓가락의 길이도 중국보다 짧게 된 것이다. 동서양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스푼 또는 숟가락은 자연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식사 도구이므로 그 경쟁이 되는 포크보다 당연히 먼저 만들어졌다. 조개껍데기 박, 대나무 칸, 나무 등 스푼은 모든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출현하였다. 그 모양은 바닷가 지역의 소형 공기로부터 태평양 북서부에서 미국 인디언들이 사용하였던 납작한 노처럼 생긴 주걱 형태까지 실로 다양하다. 고대 잉글랜드식(Anglo) 스푼은 재질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부 유럽 스푼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로마인들은 주전 1세기경 두 가지 스푼을 디자인했는데 하나는 리굴라Ligula로 국이나 부드러운 음식을 먹기 위한 것으로 작은 타원형 공기를 한 끝에 뾰족하게 달고 모양을 낸 손잡이를 갖추고 있다. 다른 하나는 코클레아레Cochleare라 하며 조개나 달걀을 먹는 데 사용됐으며 둥근 공기와 뾰족한 손잡이를 지니고 있다. 로마인들이 영국 땅을 점령하였던 주전 43년에서 410년 사이에 식사 도구들을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고 잉글랜드식 스푼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 전설에 따르면 포크는 종교가 지배하던 중세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11세기 비잔틴 제국의 어느 공주가 베네치아 총독의 아들인 도메니코 셀보Domenico Selvo와의 결혼식에서 두 개의 가지로 된 섬세한 금장 포크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자신의 결혼식을 모욕한 것으로 간주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베네치아 서기는 이 상황에 대해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연의 포크, 즉 손가락을 주었는데 금속으로 된 포크를 인간이 만든 것은 하나님의 배려에 대한 조롱이다”고 기술하였다. 더 나아가서 포크의 사용은 과도한 섬세함을 의미하였고, 확실히 매우 나쁜 식사 예법으로 여겨졌다. 결혼식 이후 그 공주가 급작스레 죽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천벌을 받은 것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루이 14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자르고 먹는 데 사용되던 식사용 나이프는 끝이 날카롭고 뾰족하게 만들어져 음식을 자르는 것은 물론 찌르는 데도 사용되었다. 1669년 프랑스의 왕은 모든 뾰족한 칼들을 식사 테이블에 놓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였다. 그러한 이유로 해서 식사 도구들은 폭력적인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뭉툭하게 갈아졌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매끼 식사 때마다 사용하는 커틀러리는 세계 각국의 식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도구이다.

윤석준은 세종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이며, <식탐 많은 윤 교수의 역사 오디세이> 저자로 음식과 역사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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