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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셈보시 셰프가 이끄는 밀리우

2018년 6월 28일 — 0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의 프렌치 파인다이닝 밀리우Milieu의 신임 총괄셰프로 임명된 폴 셈보시는 앞으로의 밀리우가 선사할 미식 경험을 ‘오페라’에 빗대어 예고했다.

폴 셈보시 셰프가 이끄는 밀리우

최근 미식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제주에서도 밀리우는 미식인들이 촉수를 곤두세우는 사정권 내에 어김없이 포진해 있다. 지난 2015년 제주 최초의 프렌치 파인다이닝이란 타이틀로 오픈한 제주 해비치 호텔의 밀리우는 지금껏 제주의 미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밀리우는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높은 층고의 탁 트인 실내에 처녀림 같은 무성한 녹음과 그 위로 듬성듬성 자리를 튼 새 둥지 형상의 대나무 구조물, 그리고 대나무 돔을 요람 삼은 정갈한 테이블, 풍경과 대비되는 현대식 오픈 주방까지. 시선의 궤적을 따라 펼쳐지는 이 낯설고도 근사한 전경은 오픈 초기부터 미식계를 흥분에 휩싸이게 하기 충분했다. 등장부터 주목받던 밀리우는 해가 거듭되고 유수의 셰프들의 손을 거쳐 어느덧 제주 파인다이닝계의 터줏대감으로 버젓이 자리를 잡게 됐다. 2018년의 중반을 지나는 시점, 밀리우의 칼자루는 폴 셈보시 셰프의 손에 쥐어졌다. 미식업계에서 밀리우를 책임질 신임 셰프의 등장은 언제나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본 태생인 폴 셈보시 셰프는 프랑스 파리의 르 꼬르동 블루를 수료하고, 이후 프랑스에 11년간 머물며 에릭 프레숑Eric Frechon, 에릭 브리파Eric Briffard 등 최고의 프렌치 요리 명장(MOF, 프랑스 정부가 인정한 장인) 밑에서 실력을 쌓았다. 또한 파리 내 리츠 호텔을 비롯한 브리스톨 호텔, 포시즌스 호텔 등 팰리스 등급의 호텔 레스토랑을 거치며 풍부한 현장 감각을 익혔다. 특히 포시즌스 호텔 파리에서는 아시아인 최초로 수셰프에 올라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야말로 프렌치 파인다이닝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가 한국의 제주에서 요리 인생 제2막을 시작한 것이다. 아름다운 표선 앞바다가 둘러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의 밀리우 테이블 위에 이제 그만의 인장을 새길 차례다.

셰프가 담은 제주

폴 셈보시 셰프가 플레이트 위에 담아낸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안고 찾은 밀리우는 익숙한 듯 미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디너만 하는 밀리우의 메뉴는 사뷔에르와 데귀스따시옹 코스로 나뉜다. 먼저 사뷔에르 코스는 제주산 도미를 활용한 생선 카르파치오, 제주 유기농 아스파라거스에 곁들인 뇨끼, 타탕 어니언의 앙트레를 갖추고 있다. 메인 디시는 오늘의 생선과 양고기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디저트는 한라봉 소르베를 곁들인 프로마쥬케이크가 제공된다. 데귀스따시옹 코스는 아티초크 벨루떼, 아스파라거스와 뇨끼, 타탕 어니언을 전식으로 하고, 사프란이 들어간 생선 요리와 감자 퓨레를 곁들인 한우 스테이크의 두 가지 메인 디시와 두 가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두 코스에 공통으로 나오는 앙트레인 타탕 어니언은 폴 셈보시 셰프의 요리 스타일이 잘 녹아난 메뉴다. 흔한 식재료인 양파를 통째로 장시간 조리해 캐러멜라이즈를 통한 단맛과 짠맛을 살렸고, 부드러움과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파마산 소르베를 놓아 따뜻함과 차가움을 담았다. 한 접시에 극명하게 대조되는 맛과 성질을 동시에 구현하면서도 밸런스를 맞춰 빈틈없는 맛을 완성했다. 폴 셈보시 셰프의 노련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로 온 셰프들이 그렇듯 폴 셈보시 셰프 역시 제주의 자연환경에 영감을 받아 메뉴를 기획했다. 제주에서 나는 신선한 광어, 금태를 적극 활용하고 제주에서 나는 양파로 앙트레를 내고 밭에서 캔 감자로 뇨끼를 빚는다. 그러나 폴 셈보시 셰프가 얻은 영감은 비단 식재료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셰프는 제주의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발견한 ‘리듬감’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어떤 풍경이냐고 묻자 셰프는 “제주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잠에서 깨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호텔로 출근하는 길에 바다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해녀를 만나고, 영롱하고 고요하던 바다 위로 제법 제주스러운 비가 쏟아지거나 세찬 바람이 불 때”라 설명했다. 셰프는 밀리우를 찾는 이들이 생명력 넘치는 제주의 리듬감과 온화함을 가득 머금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셰프가 의도한 호흡대로, 마치 오페라나 좋은 공연을 관람한 것처럼. 그러나 평가는 온전히 손님의 몫이라며 겸손을 잊지 않았다. 다소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는 표현들에서 왠지 신중함이 묻어나는 것은 그래서였다.

edit 장은지 — photograph 이과용, 유라규 — cooperate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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