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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식의 물결

2018년 6월 14일 — 0

우리나라와 무려 2만km 이상 떨어진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두 대륙에서 건너온 셰프들이 꺼낸 고향의 맛. 그 이야기 속에서 앞으로 태동할 새로운 미식의 물결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파라과이

수다메리까 Sudamerica

마르셀라 로하스 Marcela Lohas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파라과이에서 온 마르셀라 로하스다. 수도 아순시온Asunción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페르난도 데 라 모라Fernando de la Mora가 나의 고향이다.

한국의 남미 음식점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에는 2009년에 주한 파라과이 대사관의 세페리노 발데스Ceferino Valdes 대사를 담당하는 셰프로 처음 오게 되었다. 2010년 이태원의 파라과이 식당에서 5년 일했고, 작년 12월부터 수다메리까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남미 전통 음식 전문 셰프로 남미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즐겁고 편하다.

남미에서 가장 대중화된 음식은 무엇인가.
남미식 만두인 엠파나다Empanada가 아닐까. 파라과이뿐만 아니라 남미 사람이라면 모두 다 아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속재료나 조리법에 차이가 있지만 대개 밀가루 반죽 속에 고기, 해산물, 과일, 치즈, 햄 등 속재료를 넣고 만두처럼 반으로 접어 굽거나 튀겨 완성한다.

남미 요리에 자주 쓰는 소스나 향신료가 있을까.
북남미에서는 붉은 씨앗을 가진 식물인 ‘아초테Achote’라는 조미료를 많이 사용한다. 안데스 지방을 포함하는 서쪽 지역은 고수를, 동쪽 지역은 커민을 즐겨 쓴다. 파라과이에서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남쪽 지역은 고기 섭취량이 상당한 편이라 향신료보다 소스를 더 활용한다. 예를 들어 치미추리Chimichurri라는 아르헨티나의 국민 소스를 들 수 있다. 새콤하면서 톡 쏘는 향으로 남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주인장이 수집해온 맥주병들과 손님들이 선물로 가져온 소품들이 선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주인장이 수집해온 맥주병들과 손님들이 선물로 가져온 소품들이 선반을 가득 채우고 있다.

남미 음식의 특징은 무엇일까.
다양성 혹은 혼종성이라고 생각한다. 남미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열강들이 진출한 역사를 배경으로 유럽의 식문화와 남미 원주민들의 토착 문화가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남미 현지의 재료에 유럽 국가의 조리법이 크게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엠파나다는 원래 스페인의 전통 요리였지만 남미로 건너와 오히려 이곳에 정착한 케이스다.

남미에서 특별한 날에 먹는 고급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
가톨릭 신자가 90%에 이를 정도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남미에서 가장 특별한 날은 성주간이다. 부활제 전 일주일 동안 가족들이 다 함께 모여 곡물과 생선만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남미에서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가 있나.
남미에서 나는 열대 과일이나 채소 종류다. 특히 한국에는 감자 종류가 많지 않은 데 반해 남미에서는 다채로운 모양과 색, 맛을 가진 감자가 약 3000종에 이른다.

국내에 공급되지 않는 식재료는 어떤 식으로 대체하는가.
페이장(Feijão, 강낭콩의 일종)은 멕시코에서, 돼지고기, 마늘, 피멘톤(Pimentón, 빨간 파프리카 가루)으로 만든 소시지인 초리소Chorizo는 스페인에서 들여온다. 수급하기 힘든 경우 한국의 비슷한 식재료로 대체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파라과이 음식은?
내가 만드는 모든 음식을 좋아한다.(웃음) 한 가지만 꼽는다면 고기와 채소를 넉넉하게 넣고 끓인 푸체로Puchero라는 스튜다. 고향에서 가장 즐겨 먹었던 음식이라 뚜렷한 추억들이 담겨 있다.

아직 남미 음식에 생소한 국내 손님들이 많다. 어떤 마음으로 즐기면 더욱 편하고 맛있게 남미 요리를 즐길 수 있을까?
단순히 ‘맛있다’ 혹은 ‘맛없다’로 접근하기보다는 하나의 미식 체험으로서 새로운 맛을 탐험한다는 생각으로 즐겼으면 한다.

남미식 만두 엠파나다와 소고기 찜 파스타,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 비프까스로 차려진 한 상.
남미식 만두 엠파나다와 소고기 찜 파스타,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 비프까스로 차려진 한 상.
남미 국가들의 국기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진 내부.
남미 국가들의 국기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진 내부.

수다메리까 (Sudamerica)
· 엠빠나다 4000원, 남미식 소고기 찜 파스타 1만5000원, 아르헨티나식 비프까스 1만4000원
·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14길 22
·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 070-4521-9421


모로코

모로코코 카페 MoroCoco Cafe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모로코에서 온 나시리 와히드라고 한다. 모로코식 샌드위치 전문점 카사블랑카와 모로코 전통 요리 레스토랑 모로코코 카페를 운영한다. 한국에 온 지는 13년, 카사블랑카를 오픈한 지는 7년 6개월, 모로코코 카페를 시작한 지는 1년 2개월 됐다.

한국에서 모로코 전문 음식점을 오픈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한국에 온 13년 전만 해도 모로코 음식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의 고향 요리를 한국 사람들도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픈했다. 처음엔 모로코식 샌드위치 전문점 카사블랑카로 시작해 자리를 잡은 뒤 모로코 전통 요리도 소개하고 싶어 시범 삼아 몇 가지 메뉴를 선보였다. 반응이 좋아 모로코코 카페까지 오픈하게 됐다.

한국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처럼 모로코 사람들이 즐겨 먹는 메뉴를 알려달라.
모로코를 대표하는 요리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타진 요리다. 타진이라 불리는 고깔 모양의 냄비에 고기, 향신료, 채소, 토마토소스 등을 넣고 끓인 모로코식 스튜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로코 요리의 주요 식재료는 무엇인가.
향신료 중 하나인 라스엘하누트Ras-el-Hanout, 하리사Harissa 소스, 레몬 피클, 이 3가지가 모로코 요리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스엘하누트는 카르다몬, 정향, 계피, 커민 등 수십 가지의 향신료를 섞어 만든 종합 향신료다. 하리사 소스는 북아프리카에서 즐겨 먹는 홍고추와 향신료를 갈아 만든 소스이고, 레몬 피클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 레몬을 소금, 향신료, 레몬즙에 절인 것이다.

모로코코 카페의 3가지 하우스 와인. 특이하게 탭으로 내려준다
모로코코 카페의 3가지 하우스 와인. 특이하게 탭으로 내려준다

모로코 음식의 가장 특징적인 맛과 향은 무엇일까.
다양한 향신료의 스파이시한 향이 느껴지고 달콤한 맛과 짭짤한 맛이 공존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레몬 피클을 넣고 만든 요리들이 많아 약간의 새콤함도 느낄 수 있다.

다른 아프리카 지역의 요리와 구분되는 모로코 요리의 특징이 있다면.
위치상 유럽, 아프리카, 아랍과 인접한 까닭에 다양한 지방의 식문화가 섞여 있다. 예를 들면 올리브유 등 지중해 국가에서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의 사용 빈도가 높으면서도 아랍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모로코에서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가 있나.
모로코에서는 요리에 아르간 오일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한국에 있는 아르간 오일은 대부분 미용 용도로 출시된 상품들이다. 식용 아르간 오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택의 폭이 좁은 점이 아쉽다.

국내에 공급되지 않는 전통 식재료는 어떤 식으로 대체하는가.
모로코코 카페에서는 라스엘하누트, 하리사 소스, 레몬 피클 등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식재료는 모두 만들어서 사용한다. 모로코에 가서 다양한 전통 식재료를 공수해 오기도 하는데 정기적으로 제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식재료는 한정 판매하는 스페셜 메뉴를 만들 때만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모로코 음식은?
양고기타진, 양고기바비큐 등 양고기로 만든 모든 요리를 좋아한다.(웃음)

아직 모로코 음식이 생소한 한국 사람들이 많다. 어떤 마음으로 즐기면 더욱 편하고 맛있게 모로코 요리를 즐길 수 있을까.
생경한 맛일지라도 ‘이게 뭐야? 이상해’라는 편견이 아닌 ‘이게 뭘까? 새로운데?’라는 호기심을 갖고 접근했으면 좋겠다. 처음엔 특이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도 새로운 맛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조금씩 자주 접하다 보면 금세 익숙해져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모로칸 민트티와 양고기타진, 당근샐러드. 타진은 모로코를 대표하는 냄비의 이름이자 요리명이다.
모로칸 민트티와 양고기타진, 당근샐러드. 타진은 모로코를 대표하는 냄비의 이름이자 요리명이다.
모로코코 카페의 인테리어. 벽면에는 모로코와 연관 있는 일러스트 액자가 붙어 있다.
모로코코 카페의 인테리어. 벽면에는 모로코와 연관 있는 일러스트 액자가 붙어 있다.

모로코코 카페 (MoroCoco Cafe)
당근샐러드 7000원, 레몬치킨타진·양고기타진 1만2000원씩, 모로코 오버라이스 9000원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34
정오~오후 10시, 월요일 휴무
02-794-8367

edit 이승민, 양혜연 — photograph 이병주,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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