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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셰프가 말하는 중식의 세계

2018년 6월 9일 — 0

중화복춘 골드의 정지선 셰프가 TV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최초의 여성 셰프로 맹활약하면서 중식과 여성 셰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올해로 17년 차 중식 셰프인 그녀를 찾아 중식의 세계와 여성 셰프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TV 프로그램 <강호대결 중화대반점>,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하여 대중들에게 다양한 중식의 세계를 전파했다. 중식의 매력은 무엇인가.
중식의 가장 큰 매력은 한 접시의 요리 안에서 터프함과 섬세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중국으로 일주일 동안 연수를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살아 있는 오리, 미꾸라지 등을 즉석에서 손질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큼지막하게 손질한 재료를 센 불로 웍 안에서 빠르게 볶아내는 터프하면서 생동감 넘치는 모습에 감탄했다. 이런 모습과 함께 데커레이션을 위해 여러 식재료를 섬세하게 조각하는 모습을 보고 중식이 지닌 양면성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유학길에 올라 전문적으로 중식을 배우게 됐다.

현재 중화복춘 골드의 총괄셰프로 일하고 있다. 중화복춘 골드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호점인 중화복춘의 남복춘 셰프와는 중국 양저우 대학 동문이다. 둘 다 유학 후 국내 호텔 중식당에서 일하며 언젠가 정통 중식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연이 닿아 이야기하다가 같은 목표를 바라본다는 것을 알았다. 남복춘 셰프가 나보다 먼저 그 꿈을 이뤘고, 2호점을 준비하며 내게 제안해 중화복춘 골드에 합류하게 되었다.

벌써 17년 차 중식 셰프다. 그동안 중식 요리에 몸담으며 느낀 중식의 핵심과 특징이 있다면.
중식의 핵심은 무엇보다 스피드다. 대부분의 요리가 식재료를 웍 안에서 빠르게 볶아내야 한다. 초 단위로 맛이 달라진다. 그리고 말린 식재료를 많이 사용한다. 해삼, 전복, 버섯 등 말려서 영양소를 응축시킨 식재료들을 요리하기 전 물에 불려 사용한다.

재료를 웍 안에 넣고 빠르게 볶고 있는 정지선 셰프.
재료를 웍 안에 넣고 빠르게 볶고 있는 정지선 셰프.

국내 요식업계에는 남성 셰프가 지배적이다. 그 안에서 여성 셰프로 살아남기 위해 겪은 고충이 궁금하다. 혹시 장점도 있을까?
솔직히 장점은 잘 모르겠다. 고충은 많다. 내가 처음 취업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여성 셰프를 꺼려 했다. 또 워낙 남성 셰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은근히 소외감을 느낄 만한 일들이 생기더라. 또 ‘여자인데 할 수 있겠어?’라는 편견도 있고. 이걸 깨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누가 시키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여러 가지 일을 맡았다. 원래 대학을 진학할 생각도 없었지만 많이 알아야 무시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에 진학하고 유학까지 떠났다.

중식은 다른 요리 장르보다 강한 체력을 필요로 하고 많은 위험 요소가 뒤따른다. 힘들 때마다 스스로를 지탱해준 것이 있다면.
내가 포기하면 함께 일하는 동료가 나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일종의 책임감이다. 예전에 호텔 중식당에서 일할 때 손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간 적이 있다. 손가락뼈가 보일 정도였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꿰매는 순간에도 아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의 빈자리로 인해 더 많은 일을 짊어져야 할 동료들이 생각났다. 호텔 측에서는 2개월간 쉬라고 말했지만 한 달이 지나자마자 수시로 찾아가 이제 일할 수 있다며 어필했다. 이런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다.

<딤섬의 여왕>이란 딤섬 전문 요리책을 낸 적도 있다. 딤섬의 매력과 집에서도 쉽게 딤섬을 만들 수 있는 팁을 부탁한다.
딤섬의 매력은 한 알 안에 모든 맛이 응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른 요리의 경우에는 섞어 먹고, 곁들임 음식을 더하는 등 먹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지만 딤섬은 한 알 안에 셰프가 의도한 맛이 담겨 있다. 집에서도 전문점 못지않게 맛있는 딤섬을 만드는 팁을 알려준다면 소를 만들 때 한 방향으로 잘 저어주는 것이다. 그래야 각 재료가 고루 섞여 재료들끼리 찰지게 붙는다. 그리고 딤섬에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인 새우는 반드시 전분과 소금을 이용해 깨끗이 씻은 후 수분을 제거한 뒤에 써야 살이 탱탱하고 잡내가 없다.

중국 현지의 레스토랑 느낌이 물씬 나는 중화복춘 골드의 내부.

집에서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중식 메뉴를 소개해달라.
경장우육사를 추천한다. 팬에 소고기채와 죽순채를 넣고 춘장, 설탕, 굴소스로 맛을 내 휘리릭 볶으면 완성된다. 오이채와 대파채를 곁들여서 버무려 먹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술안주로도 그만인 메뉴다.

국내 중식 꿈나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많이 보고, 공부하고, 경험하길 바란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은 대회에 많이 참가하는 것이다. 물론 준비하는 동안 힘들 것이다. 그러나 힘든 건 잠깐이다. 자기 이름을 걸고 내는 한 접시를 위해 많이 공부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유학을 추천한다. 아주 잠깐 머물지라도 현지의 시장을 둘러보고 레스토랑을 다니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확실히 시야가 넓어진다.

중화복춘 골드의 인기 메뉴이자, 정지선 셰프가 자신 있어 하는 메뉴 3가지를 추천해줬다. 위에서부터 사자두찜, 무떡, 연잎밥.

edit 양혜연 — photograph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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