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열기

main

People

채낙영의 소년서커스

2018년 6월 8일 — 0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고 했던가. 늘 즐거운 기운으로 남들과 좀 다른 길을 걸어온 소년 같은 셰프, 채낙영을 만났다.

넓고 훤하게 오픈된 주방이 무대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소년서커스 인 도쿄.
넓고 훤하게 오픈된 주방이 무대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소년서커스 인 도쿄.

서커스를 기다리던 소년
지난달 커먼그라운드에서 열린 ‘올리브 마켓’. 셀러로 참여해 이틀 동안 힘든 내색도 없이, 노래하고 춤추며 일하는 ‘흥부자’가 있었으니 바로 채낙영 셰프였다. 즐기면서 일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열흘 뒤, 점심 영업을 앞둔 ‘소년서커스 인 도쿄’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1990년대 가요가 울려 퍼지고, 그는 약간의 제스처를 곁들이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소년서커스 인 도쿄 직원들은 프렙을 시작한다. 오징어 다리와 관자, 조갯살을 다져 만든 해산물 라구를 손질한 오징어에 채운다. 채소를 썰고 소스의 간을 맞춘다. 밑 준비가 끝나고 청소를 마치면 11시 반. 소년서커스의 막이 오르고 점심 영업이 시작된다. 소년서커스는 채낙영 셰프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티브로 만든 공간이다. 경주 출신으로 밀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종종 ‘부곡 하와이’에 서커스를 보러 가곤 했다. 원통 안에서 오토바이를 타거나 무대를 돌고, 공중그네릍 타고 공굴리기를 하던 싸구려 서커스지만 서커스 보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어린 날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서커스의 이미지와 감각을 소년서커스 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손님은 마치 서커스를 관람하듯 즐거운 마음으로 입장하면 된다. 넓고 훤하게 오픈된 주방이 무대처럼 눈길을 사로잡을 테니.

레스토랑 한편의 바에서는 가부키, 오사카 드라이, 하이볼 소다 등의 칵테일을 제조한다.
레스토랑 한편의 바에서는 가부키, 오사카 드라이, 하이볼 소다 등의 칵테일을 제조한다.
테라스의 서커스 천막 아래서 도시를 조망하며 식사할 수 있다.
테라스의 서커스 천막 아래서 도시를 조망하며 식사할 수 있다.
인테리어와 메뉴판에도 서커스 콘셉트를 충실히 담았다.
인테리어와 메뉴판에도 서커스 콘셉트를 충실히 담았다.
시원하게 뚫린 오픈 키친에서 셰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원하게 뚫린 오픈 키친에서 셰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년서커스의 시그너처 메뉴인 요코하마 오징어팍시는 해산물 라구를 채워 풍미가 진하다. 두 가지 카레 루를 섞어 만드는 프렌치풍 소년커리. 하루 숙성한 카레의 깊은 맛이 난다. 이베리코 베요타 돼지 등심을 특제 소스를 더해 샌드한 이베리코산도는 트러플 오일에 버무린 감자튀김과 함께 제공된다.
소년서커스의 시그너처 메뉴인 요코하마 오징어팍시는 해산물 라구를 채워 풍미가 진하다. 두 가지 카레 루를 섞어 만드는 프렌치풍 소년커리. 하루 숙성한 카레의 깊은 맛이 난다. 이베리코 베요타 돼지 등심을 특제 소스를 더해 샌드한 이베리코산도는 트러플 오일에 버무린 감자튀김과 함께 제공된다.

푸드 트럭 오너셰프
채낙영 셰프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요리사가 꿈이었다. 동네 아는 형이 호텔 조리사가 꿈이라고 하니 마음이 동한 것도 사실이지만, 당시 TV에 종종 나오는 구본길 셰프가 멋져 보였다. 평소 요리를 자주 하던 그는 자연스럽게 호텔 조리를 전공했다. 이후 힐튼호텔과 프렌치 레스토랑 ‘아꼬떼’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여기까지는 여느 요리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QTV <에드워드 권의 예스 셰프>란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그의 인생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혈기 넘치던 청년 채낙영은 나만의 요리를 하는 나의 가게를 꿈꿨다. “남들보다 빨리 하고 싶었어요. 요리에도 다양한 길이 있지만 어디에 소속되어 일하기보다는 내 가게를 열고 싶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싶었다. 가게를 열 돈이 없어 친구와 300만원씩 투자해 건대 앞에서 푸드 트럭을 차렸다. 그러다 함께하던 친구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그만두는 바람에 오롯이 그 혼자 푸드 트럭을 도맡게 됐다. “말이 좋아 푸드 트럭이지, 포장마차였죠.” 1996년형이던 트럭을 타면 차 바닥에 구멍이 나 도로가 보일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도로 위를 달리다 강변북로와 천호대로에서 차가 멈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의 잦은 운전 경험 덕에 운전 실력 하나만큼은 확실히 늘었다. “푸드 트럭을 하면서 인생이 완전 바뀌었죠. 남들과 다른 길을 가게 되었으니까요.” 그는 트럭 ‘소년상회’에서 파스타 같은 양식 요리를 새벽까지 술과 함께 팔았다. 채낙영 셰프의 푸드 트럭은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2011년은 이전까지 국민 SNS였던 싸이월드가 지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활발해지고, 사람들이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을 시작하던 시기. 그의 사업은 시대와 잘 맞아떨어졌다. “장사가 될 위치가 아니었는데 이런 데가 있다는 소문이 났고, 한 달에 잡지 6~7개씩 촬영도 했어요. 정말 재밌었죠.” 밤 9시 반부터 새벽 4시까지 영업하며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게 좋았다. 하지만 이도 잠시, 고난과 역경의 시기를 맞는다. 좁은 공간에 쭈그리고 앉아 요리를 하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건강도 나빠진 것. 설상가상으로 노점상 연합회라며 무서운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단속이 심해지자 그는 계속 장사를 하게 해달라고 사람들이 서명한 탄원서를 받아 들고 구청장과 시장을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장사를 접어야 했다.

소년상회의 추억
푸드 트럭을 접은 채낙영 셰프는 유학을 가려고 했다. ‘욜로족’이었던 그는 돈이 생기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해외로 여행을 다니며 유수의 레스토랑을 순례했다. 그러나 좋다는 레스토랑에 갔을 때 음식이 맛있고 훌륭한 건 알겠는데 도무지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하고 싶은 걸 더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학을 포기하고 덜컥 가게를 계약했다. “카드론부터 소액 대출까지 가능한 대로 다 땡겨 썼죠.” 권리금이 없고 월세가 싼 곳을 열심히 찾아내 문을 연 곳이 건대 소년상회다. 푸드 트럭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스물여덟에 ‘진짜 오너셰프’가 되었다.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걷는가 싶었다. “거침없이 쭉쭉 올라갔죠. 남는 게 체력이다 보니 열심히 살았어요.” 오전 11시 반부터 점심 장사를 시작해 새벽 4시까지 혼자서 장사를 했다. 태풍이 치는 날이면 가게 유리창이 깨질세라 창문에 신문지를 바르고 가게에서 살다시피 했다. 낮에는 시장을 보러 가고, 자는 시간도 거의 없었지만 행복했다. 만화책 보기와 모으기가 취미였던 그는 찢은 만화책으로한쪽 벽면을 빼곡히 덮어 자신의 개성을 불어넣었다. 지금은 연남동이나 상수동, 등지에 작은 음식점이 많지만, 그때만 해도 작은 가게에서 양식 요리를 하고 새벽까지 영업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소년상회가 그 포문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9평의 작은 가게에서 하루 170~180접시의 음식을 팔았으니 대기 줄이 엄청나게 길었음은 당연지사. 손님들은 3시간씩 기다려 가게에 발을 들였다. 매스컴에 등장하면서 가게 밖에 손님들이 기다릴 수 있게 쳐놓은 텐트가 가게보다 커지면서 좀 더 큰 곳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감자칩을 튀기는 채낙영 셰프.
감자칩을 튀기는 채낙영 셰프.

기막힌 타이밍
2014년 6월, 소년상회를 오픈한 지 2년 만에 새 가게로 이사했다. 5.9평에서 15평 크기로, 일하는 사람은 혼자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낙영 셰프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가게를 열고 싶었다. “주차장 쪽에 입구가 있어서 바로 보이지 않는 곳이었어요.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그런 감성을 좋아하더라고요.” 어렵게 찾은 나만의 아지트라는 생각에서 손님은 즐거움을 느낀 것. 찾아가는 음식점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더 커진 소년상회 역시 수많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소주와 파스타를 파는 곳’으로 여기저기에서 소년상회의 이름이 회자됐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로 소주 판매량은 하루 3병에 불과했다. 또 소주와 버니니를 섞은 ‘소니니’가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다른 가게 누나한테 배워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제가 만든 줄 알아요. 엄청 유명해졌죠. 계속 가게가 잘되기만 하니 스스로 장사의 신이라 생각했어요.” 6시 오픈인데 손님들이 5시부터 가게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 시기에 채낙영 셰프는 좀 더 창의적인 요리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있어 공부할 시간도 생겼다. 일이 끝나면 매일같이 직원들과 함께 소년상회의 음식과 술을 테이스팅하며 분석하고 회의도 많이 했다. 잘되는 가게에는 이유가 있는 법. “유명한 다른 가게도 많지만 저를 카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직원들이 입은 옷과 벽지까지 따라 한 소년상점이라는 곳도 생겼었죠.” 입소문에 힘입어 TV 푸드쇼인 <올리브쇼>에 정식으로 출연하게 됐다. 서바이벌 요리 프로그램 도전자에서 어엿한 셰프가 된 것이다.

주방에서도 즐겁게 요리하는 채낙영 셰프와 직원들.
주방에서도 즐겁게 요리하는 채낙영 셰프와 직원들.

YOLO 셰프
‘재미’와 ‘즐거움’은 채낙영 셰프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일을 벌일 때 그는 희열을 느낀다. 요리 역시 즐겁게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손님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푸드 트럭을 하던 당시, 크리스마스 파티를 기획했다. 친구 두 명과 함께 하루 동안 가게를 빌려 파티를 열었다. 남녀 각 70명씩 총 140명이 모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어떻게 했나 싶어요. 회비를 받아 음식을 준비했는데 저 혼자 요리를 했어요. 엄청 힘들었죠.” 부서진 기계를 변상하고 나니 30만원이 남았다. 친구 두 명과 똑같이 나누었다.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고작 10만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낙영 셰프가 기억하는 가장 재미있는 추억 중 하나다. 채낙영 셰프는 소년상회 오픈하고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당시 오직 일요일 점심에만 영업을 안 하는 것이 그가 쉬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놀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면서 놀 수 있을까?’를 궁리했다. 고심해 내린 결론은 바로 손님과 함께 놀러 가는 것이었다. 회비를 받아 셰프는 정당하게 밥을 해주고 본인의 임금을 챙기는 것으로 동의하는 손님 15명을 모았다. 이후 양평, 청평, 가평, 등으로 총 5번을 손님과 여행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은 28명. 모두 단골손님들인 터라 성비와 성격의 케미를 잘 고려해 철저한 계산 아래 팀을 짰다. 소년상회의 추억을 가진 손님들은 여전히 소년서커스를 찾는다. 손님과 함께 놀러가는 음식점이라니. 정말 채낙영 셰프답다.

업장의 콘셉트에 따라 캐주얼한 티셔츠에서 검은 조리복으로 갈아입고 요리하는 채낙영 셰프.
업장의 콘셉트에 따라 캐주얼한 티셔츠에서 검은 조리복으로 갈아입고 요리하는 채낙영 셰프.

소년서커스
그에게는 2년을 주기로 ‘기회’가 찾아온다. 두 번째 소년상회로 옮긴 지 2년이 지난 2016년에 오버더디쉬 대표와 공동 투자한 ‘소년서커스’를 광화문의 디타워에 오픈했다. 서커스 콘셉트와 채낙영 셰프의 새로운 브랜드로 화제가 되었다. 채낙영 셰프의 광화문 시대는 그를 경영자로서, 셰프로서 더욱 성숙하게 해주었다. 회계부터 관리까지 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이전까지는 그냥 자기 생각대로 했던 일을 그대로 밀어붙이면 안 됐다. 상권이 달라지자 손님들의 연령과 스타일도 많이 달랐다. 손님과 소통되지 않는 부분이 그를 힘들게 했다. 광화문은 평일에 회사원 손님이 대다수로 그들은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을 그닥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채낙영 셰프는 이전엔 듣지 않던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나이 먹으면서 ‘재미’만 추구할 순 없다는 생각도 커졌고,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는 욕구도 생겼어요. 제가 나름 출세욕이 있거든요. 하하.” 광화문 소년서커스는 지난 3월부터 ‘소년서커스 인 도쿄’로 이름을 바꿨다. 청담 소년서커스를 준비하며 광화문과 콘셉트를 나눌 필요를 느꼈기 때문. 당연히 메뉴도 달라졌다. 소년서커스 인 도쿄는 도쿄 스타일 양식을 내는 비스트로다. 도쿄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이자 많이 다녀온 곳이다. 음식은 뉴욕이나 홍콩이 다양하다고 하지만 그는 도쿄만큼 재미있는 곳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카레. 여기에 맥주의 조합을 좋아한다. 도쿄에는 무엇보다 다양한 음식이 있고 시장에 가면 양식 식자재가 풍부하다. 서민들도 기분 낼 땐 비싼 메뉴도 사먹기 때문에 저렴한 것부터 비싼 음식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고, 재미있는 콘셉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소년서커스 인 도쿄에서는 지나치게장난스럽지 않은 선에서 메뉴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직장인을 위한 1만원 미만의 저렴한 점심 메뉴도 준비했다. 오리지널 채낙영 라멘과 프렌치풍의 일본식 카레가 대표적이다. 또 특별히 준비한 오키나와 오리온 생맥주도 맛볼 수 있다.

비엔나소시지가 들어가는 케첩 베이스의 나폴리탄파스타.
비엔나소시지가 들어가는 케첩 베이스의 나폴리탄파스타.

다시 시장 가는 재미
‘이베리코’ 돼지고기는 채낙영 셰프가 편애하는 식재료다. 그래서 메뉴판에 그 이름이 자주 오른다. 도토리를 먹여 키운 최상급의 스페인산 이베리코 베요타 스테이크는 그의 시그너처 메뉴. 풍미가 진하고 부드럽다. 정제 버터를 사용하면 계속해 버터를 고기에 끼얹는 아로제Arroser 과정 없이도 버터의 풍미를 고기에 담을 수 있다. 마늘종 역시 그가 좋아하는 식재료. 씹는 맛이 좋고 은은한 마늘 향이 좋아 파스타에 넣곤 한다. 작은 가게를 할 때는 모든 장을 직접 봤다. 특히 회기동에 살 때는 청량리시장에 매일같이 다녔다. “젊은 사람이 저밖에 없어 잘해주셨어요.” 특유의 친화력으로 고깃집 아저씨, 채소 가게 아주머니들과 친해져 어떤 재료가 언제 맛있고 어디서 오는지 삶의 현장에서 수업을 듣게 됐다. 시장만큼 식재료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운영하는 업장의 규모가 커지고 많은 양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 다른 레스토랑처럼 주로 납품이나 배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는 여전히 시장에서 공수한다. 새벽에는 자주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는다. 소년서커스에서 많이 사용하는 갑오징어, 횟감, 바지락, 도미 등 해산물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채낙영 셰프는 최근에 시장 가는 재미를 다시 들였다. 청량리시장에 갔다가 백화고를 맛보고는 깜짝 놀란 것이다. 마트나 다른 곳에서 취급하는 것과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맛있고 품질이 좋았기 때문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그래서 버섯이나 더덕처럼 산지에서 가져오는 상품을 사러 갈 때는 청량리시장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포장마차 할 때 시장 덕에 저렴한 가격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낼 수 있었구나 깨달았어요. 바빠지면서 식재료 구입에 소홀했던 것이 아닌지 초심을 돌아보게 됐어요.”

스테이크로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이베리코 등심.
스테이크로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이베리코 등심.

러스티 바이 채낙영
광화문 소년서커스를 연 지 2년,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청담동 입성은 달콤했지만 쓴맛도 봤다. 건물에 문제가 생겨 오픈 세 달 만에 청담 소년서커스를 정리하게 된 것. 하지만 그는 쓴맛을 오래 머금지는 않는다. 바로 ‘러스티 바이 채낙영’으로 돌아왔다. 이제 라운지 다이닝 바 러스티를 운영하며 그의 음식을 선보인다. 채낙영 셰프는 낮에는 광화문 소년서커스에서 일하다 점심 영업이 끝난 뒤 러스티로 향한다. 아직은 러스티가 저녁에만 영업하고 있는데 6월부터는 점심에도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늦은 시간에는 1990~2000년대의 음악을 직접 디제잉하기도 한다. ‘채낙영’이란 이름을 건 만큼 감성과 그의 메뉴로 러스티의 공간을 채워나갈 것이다. 이른 나이에 자신의 공간을 책임지는 셰프가 된 채낙영. 계속해서 새로운 가게를 오픈하며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다. 지금까지 후회는 없다. 신의 한 수를 두는 거침없는 결단력, 누구보다 즐거움을 추구하며 행복하게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온 그다. 어쩌면 오랜 노동 시간 동안 필수적으로 즐거워야만 했을 그이지만, 만드는 사람이 행복한 요리를 계속해서 보여주기를 바란다. 먹는 사람에게도 그의 즐거운 기운이 전해지도록.

러스티 2층에는 바와 세 개의 룸이 마련되어 프라이빗하게 모임을 즐길 수 있다. 파티를 위한 대관도 가능하다.
러스티 2층에는 바와 세 개의 룸이 마련되어 프라이빗하게 모임을 즐길 수 있다. 파티를 위한 대관도 가능하다.

채낙영의 소년서커스 인 도쿄
광화문 디타워에 위치한 도쿄 스타일의 비스트로. 일본 스타일 양식을 기본으로 나폴리탄파스타, 명란크림파스타, 가츠산도 등의 요리를 선보인다. 하이볼, 오키나와 맥주인 오리온을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다.
· 오리지날 채낙영라멘 9900원, 롯본기 이베리코 산도&칩스 1만9800원, 오모테산도 명란크림파스타 2만3900원, 요코하마 오징어팍시 2만4900원
· 서울시 종로구 종로3길 17 디타워 4층
·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9시 30분
· 02-2251-8401

러스티 바이 채낙영
청담동 라운지 다이닝인 러스티를 채낙영 셰프가 맡아 운영한다. 스테이크, 파스타 등 이탤리언 베이스 요리를 위스키, 칵테일, 와인 등 다양한 술과 함께 선보인다.
· 체리가스파초와 튜나튜나 2만3000원, 프렌치 오리고기 테린 2만5000원, 바닷가 링귀니 2만6000원, 시그니처 이베리코 스테이크 6만3000천원, 레전트 티라미수 1만3000원
·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8길 14-1
· 오후 5시 30분~새벽 2시
· 02-548-8825

Dinner at Rusty by Chae Nakyoung

위에서부터 1~4

1. 마스카르포네 치즈, 크렘 앙글레즈를 섞어 만든 크림에 초코크럼블을 곁들여 부서지는 식감을 더한 티라미수.
2. 마늘을 태워 고춧가루와 올리브유를 넣고 장시간 끓인 일본식 다진 양념에 바지락 육수, 마늘종, 방울토마토를 넣어 만든 바닷가 링귀니.
3. 체리, 토마토, 비트, 파프리카를 넣고 만든 가스파초 위에 참치 등살, 아보카도, 레몬밤, 딜, 처빌을 섞은 것을 담고 크루통을 얹어 식감을 더한 전채 요리.
4. 이베리코 베요타의 뼈 있는 등심 부위를 정제 버터로 구운 이베리코 스테이크. 매시트 포테이토, 구운 꽈리고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와 졸인 복분자 소스, 씨겨자, 치미추리 소스를 곁들인다.

edit 박선희 — photograph 이과용, 이병주, 이현실

이 기사도 읽어보세요
진진 왕육성 셰프 왕사부라 불리는 그는 호텔을 그만둔 뒤 서교동에 작은 중식당을 열었다. 그리고 2년여 만에 3호점까지 내고, 미쉐린 가이드 별을 받았다. 까맣게 발효시킨 콩인 두자 소스의 전복요리. 예약해야 먹을 수 있는 진...
사이판을 즐기는 3가지 방법 11월, 사이판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직 여름은 머물러 있었다. 그것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edit 문은정 — photograph 정근호, 문은정, 신규철 — cooperation 마리아나 관광청(www...
4가지 채소칩 레시피 다양한 채소를 오븐에 굽거나 건조기에 말리면 바삭하면서도 한결 건강한 채소칩을 만들 수 있다. 채소를 손질할 때는 가능하면 슬라이서를 이용해 얇게 썰어 두께를 일정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오븐에 굽는다면 3mm 정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