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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

제대로 된 나이프 하나

2015년 4월 22일 — 0

나이프만 잘 써도 음식 맛이 달라진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에디터: 문은정 / 사진: 박재현 / reference <포크를 생각하다 식탁의 역사> 까치

“이 쇳덩이가 40만원이나 한다고?” 백화점 칼 매장에 같이 간 지인은 ‘뜨악’한 표정을 짓더니 황당한 듯 말을 이었다. “요즘은 손질하기 힘든 고기도 용도에 맞게 잘라서 팔아. 심지어 채소도 다듬어 팔고. 칼 쓸 일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비싼 칼을 써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러고는 자신의 집엔 성능 좋은 만돌린 슬라이서와 차퍼도 있다며 이 가격이면 차퍼를 10개는 사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딱히 사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말에 제대로 반박 한마디 하지 못한 것이 분했다.

요시히로 코리아의 이진선 대표가 그때 했어야 했던 말을 논리적으로 답해주었다. “비싼 칼은 아니더라도 좋은 칼을 써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죠. 일단 요리의 맛이 달라져요. 좋은 칼로 썰면 단면적이 깔끔하게 썰리기 때문에 채소가 수분을 머금고 있어요. 세포가 보존되는 거죠. 예를 들어 닭고기 수프를 만들 때 채소를 정육면체로 썰어 넣잖아요. 이걸 좋지 않은 칼로 썰면 수프를 끓임과 동시에 채소의 수분이 빠지면서 건더기가 ‘쓰레기’가 돼요.” 그는 귀한 식재료를 좋지 않은 칼로 썰어 ‘걸레’로 만들면 안 된다며 다소 격한 단어로 설명을 마무리했다. ‘셰프의 생명은 칼’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참고로 이진선 대표는 레스토랑 미셸브라 출신의 전직 셰프다). 그렇다면 ‘좋은 칼’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몇 개나 가지고 있어야 할까? 어떤 소재로 만든 걸 택해야 할까? 칼 살 때 꼭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를 살펴보자.

1. 일단 손으로 잡아봐라
칼을 살 때는 반드시 직접 손으로 잡아보자. 적당한 무게뿐 아니라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되어 오래 사용해도 피로감이 없는 제품을 선택한다.

2. 최소 3개는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칼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 해요. 그런 만능 칼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어요.” 한밭대장간 전만배 장인의 말이다. 시중에 파는 식재료는 대부분 손질해 나오기 때문에 크게 다듬을 것이 없다. 그럼에도 주방용 식도, 과일용 과도, 생선이나 닭 등을 손질하는 막칼은 필요하다.

3.자신의 성향에 맞는 소재를 골라라
칼을 잘 말리고 주기적으로 갈아줄 수 있다면 탄소강 계열의 칼을 선택한다. 백강, 청강으로 만든 일식 칼이나 시장등지에서 볼수 있는 남원 칼이 대표적이다. 관리에 자신없는 귀차니스트라면 무조건 ‘스테인리 스틸’이 답이다.

4. 딤플의 여부를 확인한다
딤플(Dimple)은 칼날 옆면에 파인 작은 홈을 뜻한다. 공기층이 형성되어 식재료가 달라붙지 않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6인의 나이프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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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유석(루이쌍끄 셰프)
브랜드: 미소노 / 제품명: UX10 / 길이: 18cm / 소재: UX10 / 가격: 31만원
“메르씨엘 박현진 대표가 일본에서 사다 주었다. 유럽 셰프들 사이에선 명품 칼로 불리며 하나쯤 갖고 싶어 한다. 3년간 고이 모셔두다가 루이쌍끄를 처음 오픈하던 날 썼다. 단단한 뼈를 손질할 때를 제외하곤 즐겨 사용하는 보석 같은 칼이다.”

2. 메이(요리연구가)
브랜드: 우스토프 / 제품명: 화이트아이콘 식도 / 길이: 20cm / 소재: 특수강(스테인리스스틸+탄소+크롬+몰리브덴스틸+바나듐스틸) / 가격: 29만원
“10년 전 미국에서 구입했는데 아직도 쓰고 있다. 고기, 채소 등 무엇이든 잘 썰리고 아주 튼튼하다. 손잡이가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되어 오래 써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3. 전만배(한밭대장간 대표)
브랜드: 시모무라 / 제품명: 각마 / 길이: 24cm / 소재: AUS8 / 가격: 11만원
“직업상 여러 종류의 칼을 만져보는데 시모무라 각마는 가격대비 재질이 무척 뛰어나다. 대장간을 찾는 많은 요리사들이 사용해본 뒤 반응이 가장 좋았던 칼 중 하나다. AUS8강으로 만든 것으로 길이가 좀 길면 잘라서 쓰면 된다.”

4. 권경선(카이마케팅팀 과장)
브랜드: 와사비 / 제품명: 산토쿠165 / 길이: 16.5cm / 소재: 하이카본 / 스테인리스스틸 가격: 8만원대
“외날로 된 일식 나이프는 전문가가 아니면 사용하기 힘들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식도는 서구형인 양날로 되어 있어 익숙지 않다. 이 칼은 일식 나이프처럼 생겼지만 칼날은 서구형이라 사용이 편하다. 집에서 전문가처럼 폼 잡기 좋으며 가성비가 좋다.”

5. 류태환(류니끄 오너셰프)
브랜드: 카이슌 / 제품명: 프리미어셰프 나이프(TDM-0706) / 길이: 20cm / 소재: 다마스커스강 VG-MAX / 가격: 40만원대
“칼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이라 오래 사용해도 손목이나 팔에 피로감이 덜한 제품을 선호한다. 카이슌은 날이 얇고 가벼우며 절삭력이 좋다. 칼날 표면이 올록볼록해 재료가 달라붙지 않는다.”

6. 노숙원(헹켈 코리아 마케팅팀과장)
브랜드: 헹켈 / 제품명: 트윈프로펙션 셰프 나이프 / 길이: 20cm / 소재: 하이카본 스테인리스스틸 / 가격: 27만 8000원
“칼이 좀 큰 편이라 덩어리가 큰 고기 등의 식재료를 자를 때 많이 쓴다. 절삭력이 좋아 식재료가 부드럽고 예리하게 잘린다. 칼 손잡이가 유선형이라 다른 헹켈 칼에 비해 훨씬 편리하다.”

*올리브 매거진에서 나이프의 종류와 팁 등 다른 이야기까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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