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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발품 팔아 찾은 맛집

2018년 5월 4일 — 0

스타 셰프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레스토랑부터 트렌디함으로 무장한 분식집까지 모두 모았다.

한국 분식의 새로운 맛과 멋

도산분식

돈까스샌드, 왕어묵꼬치떡볶이, 도산비빔면
돈까스샌드, 왕어묵꼬치떡볶이, 도산비빔면

고급스러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즐비한 도산대로에 복고 정취가 가득한 분식집이라니,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아우어 베이커리와 아우어 다이닝을 이끌고 있는 CNP푸드의 새로운 브랜드, 도산분식이 신사동 골목에 문을 열었다. 분식집은 맞지만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던 분식집은 잊어도 좋다. 서울 뉴 웨이브 분식Seoul New Wave Bunsik이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운 분식을 제안하기 때문. 이곳을 한층 더 힙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다름 아닌 식기다.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분식집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초록 점박이 플라스틱 그릇을 사용하는데, 도산분식의 정체성을 담아 로고를 프린팅했다. 여기에 가정에서 흔히 물병으로 재활용하던 훼미리 주스 병에 보리차를 담아 낸다. 직접 그린 예스러운 무궁화 패턴 벽지와 가죽 소파는 70년대 후반의 가정집을 떠오르게 한다. 위치를 불문하고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는 분식집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화려함 대신 익숙하고 편안함을 택한 것이다. 무심하게 쌓아 올린 플라스틱 탄산음료 박스와 유리병이 이보다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곳이 또 있을까.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추억에 젖어든다. 메뉴도 떡볶이, 순대, 튀김 등 익숙한 분식 메뉴에서 살짝 변형시켜 호기심을 자극하는 메뉴들이 가득하다. 오키나와의 마제멘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비빔면부터 감태로 감싼 밥 위에 명란 마요네즈를 올린 감태주먹밥, 빵 사이에 카야잼을 넣어 튀긴 홍콩토스트 등이 바로 그것. 궁금하다면 서두르자. 오픈 전부터 줄을 서야만 비로소 맛볼 기회가 주어지니 말이다.

· 돈까스샌드 1만원, 왕어묵꼬치떡볶이 6500원, 도산비빔면 8500원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9길 10-6
·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 30분~10시
· 02-514-5060


청담동의 뉴 프렌치 다이닝

레스토랑 오세득

방송국과 레스토랑을 종횡무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세득 셰프가 청담동에 새로운 프렌치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레스토랑 오세득. 어느 장르에도 편중되지 않고 오세득이라는 사람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었다. 레스토랑 입구부터 공간 곳곳마다 셰프가 좋아하는 푸른색이 가득하다. 파란 대문을 지나 카운터의 파란 루이스폴센 조명을 시작으로 파란 수국, 미명의 시간대에 놓인 하늘과 바다를 찍는 김태균 사진작가의 작품까지. 레스토랑 전반에 차분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블루 실Seal로 봉인된 메뉴판을 시작으로 쇼 플레이트와 리델 와인잔, 마지막에 서빙되는 독일 작가의 찻잔에서도 푸른색은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홀뿐 아니라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룸도 마련됐다. 런치와 디너는 모두 코스로만 준비되며 보통의 프렌치 레스토랑과는 달리 흔치 않은 식재료로 요리한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시즌의 구성은 모든 메뉴의 소스와 요리에 해산물과 육류의 내장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디너를 기준으로 오징어 흰 창자를 넣은 아뮤즈, 전복 내장 소스가 들어간 고대미리조또, 오징어 먹물과 어란이 들어간 채소 요리, 푸아그라를 넣은 꽃등심웰링턴 등 오세득 셰프만의 창의적인 조합과 재미가 돋보이는 메뉴들이다. 런치와 디너에 와인 페어링 메뉴도 마련해놓아 함께 주문 가능하다. 스파클링부터 레드까지 다채로운 와인 리스트에는 줄라이에서도 함께했던 박하늬 소믈리에의 세심함이 담겨 있다.

· 런치 5만5000원, 디너 12만5000원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55길 36, 2층
· 정오~오후 3시, 오후 6시 30분~10시 30분
· 02-511-1457


남성렬 셰프의 한식 주점

민어전·전복초절임, 오늘의 생선회
민어전·전복초절임, 오늘의 생선회

레스토랑 가티를 통해 한식과 이탤리언을 접목한 요리를 선보이며 한식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온 남성렬 셰프가 한식 주점 뎐을 오픈했다. 뎐은 ‘전하다’라는 순 우리말인 뎐과 한식 요리 중 하나인 ‘전’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한국 음식과 한국 술을 널리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픈한 이곳은 전통주와 찰떡궁합 안주인 전을 비롯하여 다양한 한식 메뉴를 판매한다. 메뉴는 절반가량이 전 메뉴로 이뤄졌는데 육전, 감자전, 애호박부침개 등 일반적인 전부터 초록관자전, 먹물삼치전, 소고기고사리전 등 특색 있는 전까지 고루 준비했다. 잔칫날이면 손님들에게 술과 전을 빼먹지 않고 내주는 것처럼 뎐을 찾아오는 이들 역시 잔칫날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메뉴를 구성했다. 전 외에도 전복초절임·오늘의 생선회처럼 입맛을 돋워주는 메뉴, 한우힘줄탕·우럭매운탕 등 국물 요리, 고추장석쇠돼지불고기·언양식석쇠소불고기 등 직화구이 메뉴까지 준비되어 있다. 한식 주점인 만큼 술 역시 증류주, 청주, 탁주 등을 고루 갖췄는데 비록 작은 양조장일지라도 빚는 이의 마음과 철학이 담긴 술로 리스트업했다. 전통주 이외에도 와인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모던하지만 곳곳에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해 레스토랑의 전체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 민어전·전복초절임 1만5000원씩, 오늘의 생선회 2만2000원
·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8, 2층
· 오후 6시~새벽 1시, 일요일 휴무
· 02-3455-5577


미국식 스테이크의 맛

코너 태번

생연어콥샐러드, 포터하우스(800g), 3가지 스모크그릴
생연어콥샐러드, 포터하우스(800g), 3가지 스모크그릴

마치 1930~40년대 미국에 존재했을 법한 분위기의 펍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과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코너 태번으로 향하자. 코너 태번은 20세기 초 미국의 펍을 모티브로 미국 가정식 느낌의 요리를 판매한다. 대표 메뉴는 스테이크와 BBQ로, 조리하는 장비부터 남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 스테이크와 BBQ를 완성하기 위해 따로 맞춤 제작한 그릴 기계를 들였다. 그릴 기계는 직화열이 아닌 대류열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정통 미국식 스테이크와 BBQ의 맛을 구현했다. 립아이, 안심, 포터하우스 등 스테이크 메뉴는 모두 초이스 등급의 고기를 웨트에이징해 사용하며 장작은 참나무, 사과나무 등을 이용해 향긋한 훈연 향이 고기에 자연스레 배어들도록 굽는다. 스테이크는 손님들에게 내기 전에 뚜껑을 덮고 그 안에 사과나무 칩을 태워 만든 연기를 주입한다. 덕분에 요리에 훈연 향이 보다 깊이 배어들고 뚜껑을 여는 순간 연기가 흘러나와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스테이크와 BBQ 외에도 생연어콥샐러드, 통베이컨까르보나라, 서해안꽃게로제파스타, 레지아노감자튀김 등 한 끼 식사로도 모자람이 없고 맥주 안주로도 잘 어울리는 메뉴들이 있다. 양 또한 푸짐하게 제공되어 여럿이 나눠 먹기에도 제격. 맥주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맥주 에스트렐라 담부터 카브루, 맥파이와 같은 국내 크래프트 양조장의 드래프트 맥주까지 준비되어 있다. 보다 다양한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함께 운영하는 보틀 숍에서 구입해 코너 태번에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니 훈연 향 가득한 스테이크와 함께 다양한 맥주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한번쯤 들러보길 추천한다.

· 생연어콥샐러드 1만9000원, 포터하우스(800g) 9만6000원, 3가지 스모크그릴 2만9000원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강송로 33 벨라시타 1층
· 오전 11시 30분~오후 4시, 오후 5시~자정
· 031-849-6661

edit 양혜연, 김민지 — photograph 이향아, 유라규, 이예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