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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란드 히니 셰프의 프렌치 퀴진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

2018년 3월 27일 — 0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의 서울 캠퍼스인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 후배 양성을 위해 오랜 세월 현장에서 일하며 체득한 노하우와 스킬을 이곳에서 아낌없이 전하고 있는 롤란드 히니 셰프를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의 교수이자 통인동에 위치한 유러피언 레스토랑 가스트로통의 오너셰프인 롤란드 히니다. 스위스 출신으로 프렌치 퀴진을 전공했다. 미주 지역, 이집트, 두바이 등 세계 곳곳에서 셰프로 일하다 한국에 정착한 지 약 30여 년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웨스틴 조선호텔, 신라호텔 등에서 근무했으며 리츠칼튼 호텔(현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의 오픈 멤버이기도 하다.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에서 어떠한 것들을 가르치나.
요리·제과·제빵 디플로마 중 요리 디플로마 과정 수업을 담당한다. 수업은 난이도에 따라 기초·초급·중급·상급으로 나뉘는데 이 중 기초와 중급 수업을 가르친다.

교수진으로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그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일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새롭게 자라나는 예비 셰프들에게 전수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또 한국에서 오래 일한 만큼 한국 사람들의 취향도 두루 잘 알아 같은 프렌치 퀴진이라도 좀 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살짝 변형시키는 방법에 능하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프렌치 퀴진 식재료를 어디서 파는지, 또 어떤 식재료로 대체 가능한지도 잘 안다. 한국에서 프렌치 퀴진을 하려는 이들에게 이런 팁들을 전해주고 싶다. 게다가 한국에서 나의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기도 하니, 나중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경험자로서의 조언을 전해주고 싶어 합류하게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의 수업은 데모(시연)와 실습이 짝을 이루어 진행된다. 시연 후 학생들이 실습을 할 때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해 그들에게 맞춤식으로 조언을 해준다. 또 시연을 보고도 따라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실습실에서 몇 번이고 반복해 다시 시연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지만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되도록 칭찬을 많이 한다.

한국에서 프렌치 퀴진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 것 같나.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인 30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대중들에게 프렌치 퀴진은 정말 생소한 요리 장르였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로의 왕래가 쉬워지며 본토에서 직접 프렌치 퀴진을 접한 사람들도 많다. 전반적인 식문화 수준이 올라가며 다양한 요리 장르에 대한 대중들의 지적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 아직도 프렌치 퀴진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어려운 요리 장르란 편견이 있는 것 같다.

프렌치 퀴진을 쉽게 접근하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이다. 프랑스인도 똑같은 사람이다. 한식의 스펙트럼이 떡볶이 같은 길거리 음식부터 백반 같은 가정식, 그리고 고급스러운 한정식이 있듯 프랑스 요리도 똑같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키슈 로렌, 뵈프 부르기뇽, 코코뱅, 어니언 수프 등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이 존재한다. 프렌치 퀴진에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선 프렌치 퀴진은 어렵고 고급스럽다라는 편견부터 깨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가정이나 비스트로에서 즐기는 캐주얼한 요리를 먹고 만들어보는 것부터 시작하길 추천한다.

캐주얼 프렌치 퀴진부터 오트 프렌치 퀴진까지, 모든 프렌치 퀴진을 관통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소스다. 프렌치 퀴진에는 소스 사용이 중요하다.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정말 무궁무진하다. 소스 만드는 법과 사용법만 제대로 익혀두면 캐주얼 프렌치 퀴진부터 오트 프렌치 퀴진까지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수업을 듣고 있는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의 학생들, 그리고 미래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배우길 바라나.
오랜 시간 동안 셰프로 일해보니 요리를 체계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이 이런 부분을 깨닫고 체계적으로 요리하는 법을 배워갔으면 좋겠다. 또 요리 실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은 연습을 거듭하며 성장하길 바란다. 팀워크 또한 중요한데 동기들과 함께 공부하며 여럿이 팀워크를 맞추는 법을 익혔으면 좋겠다.

미래의 프렌치 퀴진 셰프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요리를 사랑한다면 분명 요리에 대한 열정이 있을 것이다. 그 열정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원하는 것을 꼭 얻을 테니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셰프는 사람을 먹여 살리는 직업이다. 나의 요리를 먹은 사람에게 ‘정말 맛있다’라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 있다. 나의 손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또 행복하게끔 하는 요리를 선보인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일하길 바란다.

Roland Hinni’s Recipe

롤란드 히니 셰프가 소개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프렌치 퀴진 레시피.

레드와인소스를 곁들인 후추스테이크

재료(4인분)
소고기 안심 600g, 올리브유 3큰술, 소금 적당량
후추 크러스트: 흑후추 ¼컵, 백후추·그린 페퍼콘 2큰술씩
레드 와인 소스: 프랑스산 드라이 레드 와인 2컵, 건포도·데미글라스 소스·크림 ½컵씩, 소금 적당량
가니시: 크레송 4컵, 방울토마토 24개, 레몬즙 ⅓개 분량, 올리브유 2큰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소금·백후추 적당량씩

만드는 법
1. 소고기 안심의 지방과 근막을 제거한 뒤 150g씩 나눠 썬다. 실을 이용해 소고기의 겉면을 감싸 묶어 모양을 잡는다.
2. 흑후추와 백후추를 지퍼백에 넣고 해머를 이용해 잘게 부순다. 그린 페퍼콘은 도마 위에 두고 칼등을 이용해 살짝 눌러 으깬다. 잘게 부순 흑후추, 백후추, 그린 페퍼콘을 볼에 모아 섞는다.
3. 1의 스테이크용 고기에 소금을 골고루 뿌려 시즈닝을 한 후 후추 크러스트가 담긴 볼에 고기의 양쪽 면을 찍어 후추를 묻힌다. 후추가 떨어지지 않도록 손으로 잘 눌러준 후 올리브유를 고기 위에 살짝 뿌려준다.
4. 고기를 가져다 댔을 때 칙 소리가 날 정도로 팬을 뜨겁게 달군 후 고기를 시어링한다. 고기는 옮겨 담고 팬에 남은 육즙은 소스용으로 남겨둔다.
5. 드라이 레드 와인과 건포도를 팬에 넣고 졸이다 4의 팬에 붓고 데글레이즈(팬에 남은 육수에 포도주, 코냑 등을 넣어 끓여 녹이는 것)해 섞어준다. 데미글라스 소스를 추가해 다시 끓인다. 데미글라스 소스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 스톡 큐브로 대체할 수 있다.
6. 5의 소스가 적당히 졸여지면 크림을 넣고 끓인다. 농도는 차가운 올리브유와 비슷한 정도로 맞춘다.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7. 방울토마토는 십자로 칼집을 내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볶아준다. 크레송은 씻어 말린 후 레몬즙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뿌려 섞는다.
8. 접시 위에 스테이크, 구운 방울토마토, 크레송을 올린 후 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여 마무리한다.

edit 양혜연 — photograph 이수연 — cooperate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02-719-6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