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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제3의 물결

2018년 3월 26일 — 0

집에서 필터에 내린 가루 커피 혹은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던 첫 번째 물결, 프랜차이즈 카페와 캡슐커피가 인기를 끌었던 두 번째 물결은 지나갔다. 이제는 원두의 생산부터 추출까지 관리해 장인의 창작물로 즐기는 제3의 물결이 몰아친다. 원두의 특성을 살린 스페셜티 커피로 베를린을 사로잡은 카페를 소개한다.

1. 나노 카페 베를린 (Nano Kaffee Berlin)

넓지 않은 공간에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로 미니멀리즘을 담아낸 베를린의 나노 카페는 최소한의 좌석과 커다란 커피 머신 외에는 별다른 소품이 없다. 심지어 고객용 화장실도 없다. 메뉴도 다 적어도 A4 용지 한 장을 채우지 못할 만큼 간소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단순한 구성 속에서 커피는 빛을 발한다. 원샷 혹은 투샷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는 원두 맛에 승부를 건 듯이 강렬하면서 풍부한 맛을 낸다. 우유와 커피의 정확한 비율로 카푸치노와 헷갈릴 일 없는 플랫화이트는 반갑기까지 하다. 또한 스페셜티 커피가 1.9유로(한화 약 2600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도 덜하다. 이곳에선 한 달에 두 번 워크숍을 연다. 하나는 원두별 커피 맛을 시음하는 ‘젠조리크Sensorik’ 워크숍이고 다른 하나는 각국의 차를 마시며 원산지별 맛 차이를 배우는 ‘스페셜티 티’ 워크숍이다. 워크숍은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 코스타리카 250g €8.90
· Dresdener Str. 14, 10999 Berlin
· +49-(0)-30-2520-9838
· www.nano-kaffee.de

2. 보난자 커피 로스터스 (Bonanza Coffee Roasters)

베를린에서 커피 맛 좋기로 소문난 카페를 찾으면 높은 확률로 보난자 커피의 원두를 만날 수 있다. 로스터리와 카페를 운영하며 곳곳에 원두를 납품하는 보난자 커피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커피집 25’에 오른 곳이다. 보난자 커피의 원두 관리는 수확부터 시작된다. 원두의 맛이 차오른 빨간 열매만 선별해 따고 원두의 향이 보존될 수 있는 온도와 습도에서 공수한다. 이렇게 가져온 원두는 가능한 한 약하게 로스팅한다. 로스팅에만 힘을 준 원두는 본래의 맛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카페 인테리어에서도 원두가 최우선이다. 정갈한 가게의 중앙에는 보난자 커피에서 다루는 원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진열대가 놓여 있다. 보난자 커피는 최근에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원두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남동 모어댄레스에서 보난자 커피를 맛볼 수 있다.

· 보난자 블렌드 250g €10.50
· Adalbertstraße 70, 10999 Berlin
· +49-(0)-30-208488020
· www.bonanzacoffee.de

3. 실로 커피 (Silo Coffee)

실로 커피는 젊은 예술가와 정치적 신념을 가진 채식주의자가 많은 프리드리히샤인 지역에서 사랑받는 카페로 손꼽힌다. 피오르드 커피 로스터라는 자체 로스터리에서 원두를 생산하며 원두는 세 가지로 나눠 판매한다. 바로 추출법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대중적인 맛의 블렌드 원두, 에스프레소로 마셔야 제맛이 나는 에스프레소용 원두, 필터로 내려 먹기에 좋은 필터용 원두다. 커피 종류도 다양하다.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스테디셀러 플랫화이트, 미래의 커피라고 불리는 배치브루, 원두의 향을 살린 콜드브루 등 다양한 추출법의 커피가 있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메뉴는 배치브루다. 핸드드립과 반대 개념인 배치브루는 기계를 사용해 대용량으로 필터 커피를 추출하는 기법이다. 만드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맛이 바뀌는 핸드드립과 달리 빠른 속도로커피를 추출하면서 균일한 맛을내는 것이 배치브루의 장점이다.

· 필드 에스프레소 블렌드 250g €9.90
· Gabriel-Max-Straße 4, 10245 Berlin
· www.fjord-coffee.de

text 전성진 — photograph 나노 카페 베를린, 마틸드 카러, 실로 커피